[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복면가왕' 산들
'복면가왕' 산들
MBC ‘일밤-복면가왕’에서 화생방실 클레오파트라(김연우)의 첫 출연 당시, 산들은 그의 무대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 당시 산들은 “어릴 적부터 좋아하고 존경하고 롤모델로 삼은 선배님인데 그 목소리가 들려서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10주간의 걸친 클레오파트라의 가왕 장기집권이 끝나고, 산들은 ‘복면가왕’에서 김연우와 듀엣 무대를 선보였다. 롤모델과 듀엣무대라니, 생각만 해도 가슴 떨리는 일이다. 산들은 최근 텐아시아와 만남에서 “오랜만에 심장이 뛰는 게 무대에서 적나라하게 느껴졌다. 김연우 선배님이 내 옆에서 노래를 부르는데 인이어로 들리는 목소리가 CD였다”며 “그때 느낀 건, ‘역시 내가 사람 나는 제대로 봤구나’, 한편으론 ‘내가 같이 무대에 서 있구나’라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 무대 자체가 평생 못 잊을 무대일 것 같다”고 전했다. 산들의 눈물과 듀엣 무대 소감은 노래에 대해 갖고 있는 산들의 진심을 알게 해줬다.

산들은 노래할 때 진심이 와닿는 가수 중 하나다. 그냥 고음을 지른다기보다 한 음 한 음 정성을 담아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눈을 질끈 감고 감정을 담는 산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온몸에서 노래를 향한 에너지를 쏟아 붓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과장되진 않았다. 때로는 담백하게, 때로는 호소력 짙게 감정선을 타고 흐르는 산들의 보컬은 탄탄한 심지가 있다. 허스키하면서도 미성이 느껴지는 오묘한 매력이 있다. KBS2 ‘불후의명곡, 전설을 노래하다’에서, MBC ‘복면가왕’에서 솔로보컬 산들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B1A4 음악에서 산들은 조금 다르다. B1A4에서 산들은 B1A4의 음악을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조각의 역할이다. 리더 진영이 작사와 작곡으로 B1A4 음악의 기둥을 만들고, 뼈대를 완성한다면 산들은 그 색깔을 덧입히는 것. 솔로 보컬 산들이 마음껏 자신의 소리를 뿜어낸다면, B1A4 메인보컬 산들은 노래의 색깔을 표현하는 또 다른 감성을 지닌다. 귀엽거나 멋있거나 또는 폭발적인 고음을 지르거나, 산들은 나머지 네 멤버와 조화를 이룬다.
조슬기
조슬기
산들도 솔로와 B1A4로서 자신을 구분하고 있었다. 지난 6일 열린 B1A4의 강남 게릴라 콘서트에서도 장난스럽게 시범을 보이기도 했지만, 산들은 음악에 따라 보컬의 결을 달리하며 자신을 단련시키고 있었다. 산들은 “B1A4 음악은 우리 또래가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만한 감정이나 상황으로 노래를 만드는 부분이 너무 좋다”며 “B1A4 안에서 노래를 부르면 24세 산들이 부르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솔로 산들은 어떤 산들이 부르는 노래일까? 산들은 “혼자서 노래를 부를 때는 약간 더 나이가 들었다. 혼자 노래를 부를 때는 가사가 좋아서 부르는 노래들이 많다. 옛날 느낌이 나는 가사가 많다. ‘그대 내게 다시’ 같이 뭔가 공감이 되면서도 내 실제 나이보다 조금 오래된 느낌의 곡이 좋다”고 전했다.

솔로 보컬리스트로서 산들의 모습은 ‘불후의 명곡’ 등 노래 프로그램을 통해 가끔씩 만날 수 있었다. 정식 솔로 앨범에 대한 산들의 욕심은 없을까. 산들은 “기회가 있으면 언제든”이라며 “아직 머릿속에 정리가 덜 됐다. 정말로 내가 뭘 좋아하는 걸까. 뭘 해야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까. 정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고민을 전했다.

B1A4 산들과 솔로 보컬리스트의 산들이 부르는 노래는 다를 수 있지만, 노래에 대한 진심 하나만은 같다. 산들은 “죽을 때 무대 위에서 죽는 것보다 무대 위에서 노래 다 부르고 내려와서 죽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그 정도로 노래를 오래하고 싶다. B1A4 멤버들과도 오래하고 싶고요”라고 전했다. 산들은 지난 5월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스물네 살이라는 나이가 많으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것보단 발전하고 많이 채워갈 수 있는 나이가 아닌가 싶다”고도 말했다. 진심을 담고, 배우려 노력하는 사람 산들의 성장이 어떤 진심을 또 보여줄까. B1A4 메인보컬로서든, 솔로 보컬리스트로서든 산들은 노래하는 사람이다.

산들이 속한 B1A4는 최근 새 앨범을 발표하고, 타이틀곡 ‘스윗걸’로 활발한 활동 중이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조슬기 인턴기자 kelly@, MBC ‘복면가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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