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전지현 하정우 이정재 주연의 ‘암살’(감독 최동훈, 제작 케이퍼필름)은 지난 26일 하루 동안 전국 95만 665명을 모으며 극장가를 호령했다. 이는 2015년 한국영화 일일 최다 관객수를 보유한 ‘명량’(125만 7,117명)에 이어 한국영화 일일 관객수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누적관객수는 337만 179명으로 개봉 5일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최동훈 감독의 전작 ‘도둑들’보다 하루 빠른 속도로 영화의 1000만 돌파를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변수라면 30일 개봉하는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이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대한 국내 골수팬들의 기대치가 워낙 높을 데다가, 배급을 맡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다수의 스크린을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게 배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극장 체인이 없는 쇼박스 배급의 ‘암살’로서는 다소 불리하다.
특히 쇼박스에게는 지난해 같은 기간 개봉한 ‘군도’가 남긴 뼈아픔 기억이 있다. 잠시 작년여름으로 시계추를 돌려보자. 관객과 평단과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모으며 등장한 ‘군도’ 는 개봉 첫 주 300만(310만 3,069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했지만, 뒤이어 등장한 ‘명량’의 기세에 눌려 흥행 뒷심을 발휘하지 못한바 있다. ‘암살’이 개봉 첫 주 300만 돌파를 이루고도 아직 완전히 다리를 뻗지 못하는 이유다.
그래도 ‘암살’의 경우 관객들의 고른 지지가 버티고 있어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는 상황. ‘군도’의 경우 입소문이 부정적인 쪽으로 나면서 흥행 뒷심이 떨어졌지만, ‘암살’은 반대로 입소문이 흥행에 탄력을 불어넣고 있는 분위기라 작년과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산 넘어 산, 물 건너 물이라 했던가. 600-700만 관객을 끌어 모아야 적자를 피할 수 있는 ‘암살’(순제작비 180억원)로서는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잘 막아내야, 뒤이어 출격하는 CJ엔터테인먼트 배급의 ‘베테랑’(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과도 시원하게 맞설 수 있다. CJ CGV가 당분간은 입소문이 좋은 ‘암살’에 힘을 실어주겠지만, ‘베테랑’이 개봉하면 전국 CGV 극장은 ‘베테랑’으로 도배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게다가 ‘베테랑’ 시사회 이후 영화가 ‘잘 빠졌다!’는 반응이 줄을 잇고 있어 CGV로서는 ‘베테랑’에 상영관을 몰아주는 게 덜 눈치 보이는 상황이 됐다.
먼저 극장가를 치고 나간 ‘암살’이 강력한 신흥세력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을 잘 막아내고, ‘베테랑’과 시원한 한판 승부를 펼칠 수 있을지. 소리 없는 총성이 극장가를 배회하는 중이다
정시우 siwoo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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