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유연석 (10)
유연석 (10)
유연석이 나오는 장면마다 푹 빠져든다. 유연석 존재 자체로 멋진 장면이 탄생한다. 보면 볼수록 감탄하게 되는 유연석 비주얼에 담긴 맨도롱 미학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MBC ‘맨도롱 또?’ 백건우 캐릭터를 소화하는 유연석의 비주얼은 그 속에 담긴 미학을 더욱 파고들게 만든다.

유연석의 얼굴부터 살펴보자. 유연석은 장동건, 원빈, 고수처럼 조각 같이 깎아지른 꽃미남은 아니다. 쌍꺼풀 없는 눈매와 확실한 음영을 만드는 콧선, 생각보다 앵두처럼 작은 입술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그 속엔 동양의 미학이 있다. 미소를 지을 때 민자 눈매에 따라 흐르는 곡선과 입매에 흐르는 곡선이 절묘하게 평행선을 이룬다. 마치 한옥의 지붕이 산자락의 곡선과 같은 조형미를 이루듯 미학을 품었다.

백건우는 초등학생의 툴툴거림 같은 귀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아닌데~”, “정주야~”라며 철부지 같은 모습도 유연석만의 천진난만함으로 소화한다. 어찌 보면 유치할 수도 있다. 이정주(강소라)와 목지원(서이안) 사이에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하는 답답한 모습도 있다. 하지만 백건우는 그만큼 순진하고 착하다. 정주가 시한부 인생이라는 것을 착각한 뒤 보이는 온정과 배려, 목지원의 실체를 알고도 유지하는 순애보가 있다. 여기에 가족에 얽힌 사연도 있다. 유치한 듯 단순해 보이면서도 츤데레의 전형이자 입체적인 인물이다. 눈매와 입매에 담긴 곡선이 선한 인상을 풍기지만, 때로는 MBC 드라마 ‘혼’에서 소화했던 비릿한 캐릭터의 잔상이 유연석을 천의 얼굴로 만든다. 유연석이 디테일한 연기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 중 하나다.
MBC '맨도롱또?' 캡처(위쪽)와 유연석 인스타그램
MBC '맨도롱또?' 캡처(위쪽)와 유연석 인스타그램
얼굴뿐일까. 유연석의 진가는 어깨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작은 얼굴에서 시작해 시선을 내려오면 떡 벌어진 어깨가 자리해 있다. 마치 산기슭에서 시작된 한줄기 시냇물이 태평양을 이루는 모습이다. 유연석이 아무리 아이 같이 입술을 내밀어도 어깨가 풍기는 남자의 향기가 모든 것을 감싸 안는다. 때로는 셰프 백건우 어깨에 걸린 수건이 부러울 정도다. 드라마 초반부 이정주를 향해 “곰돌이가 되어줄게”라며 팔을 넓게 펼치는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자상함을 지닌 유연석 비주얼의 시너지가 폭발하는 순간이다.

유연석의 실제 성격도 미학을 심화시킨다. tvN ‘꽃보다 청춘’과 SNS에서 확인한 유연석의 실체는 귀여움과 자상함 그 자체. 바로와 손호준을 위해 여행책이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공부하고 노력하는 모습, 음식을 챙겨주고, 편안한 여행을 위해 세심하게 살피는 모습은 엄마 같은 자상함이 엿보인다. 타고난 듯 묻어나오는 애교스런 말투는 매력을 배가시킨다. ‘맨도롱 또?’ 촬영 중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마리 개 사진을 올리며 “누구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라고 말한 뒤, 자신과 개과 함께 나온 사진을 게재하며 “혹시 나??♥”라고 말하는 모습도 유연석 귀여움 중 하나다. 태평양 어깨에 어울리지 않는 애교이다가도 부드럽게 짓는 눈웃음에 녹아내리는 경험까지 느낄 수 있다. 마치 막내 아들의 바람직한 성장을 보는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선한 부드러움, 귀여운 애교, 세심한 배려, 기대고픈 남자다움까지, 유연석 안에 모든 것이 있다. 어찌 미학이 아닐 수 있으랴.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 MBC ‘맨도롱 또?’ 캡처, 유연석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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