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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정시우 기자]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바이러스가 충무로 문턱을 넘었다. 메르스 여파로 제작발표회 및 내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는 등 영화계도 직격탄을 맞는 모양새다.

먼저 10일 예정돼 있던 전지현·이정재·하정우 주연의 영화 ‘암살’ 제작보고회가 메르스 여파로 취소됐다. 8일 배급사 쇼박스는 “최근 국내 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상황과 국민 정서를 고려해 부득이 제작보고회 일정을 취소하게 됐다”며 “전 출연진과 스태프들은 메르스로 인한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 7월로 예정된 개봉 일정에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류승범·고준희 주연의 ‘나의 절친 악당들’ 역시 메르스의 영향을 받았다. 10일 서울 건국대 새천년관에서 진행되기로 했던 쇼케이스 행사가 최소된 것. 쇼케이스를 진행하려했던 건대 새천년관 근처 건대병원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가 발생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행사 취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나의 절친 악당들’의 심경에 이해가 가는 이유다.

# ‘연평해전’ 개봉 연기, ‘대진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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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여파가 가장 크게 미친 영화는 김무열·진구·이현우 주연의 ‘연평해전’이다. 당초 10일 예정이었던 영화는 24일로 개봉일을 전격 연기했다. 이에 따라 8일 경기도 평택 해군 2함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서해 수호자 배지 수여식 및 해군 시사회도 잠정 연기됐고, 같은 날 예정됐던 VIP 시사회도 취소됐다.

‘연평해전’의 개봉일 연기를 바라보는 충무로 분위기는 그야말로 하수상하다. 25일 개봉 예정이었던 ‘나의 절친 악당들’, ‘소수의견’의 입장에서는 ‘연평해전’의 뒤늦은 합류가 부담일 터. 상영관수 사수를 향한 피 터지는 전쟁이 예고된다.

‘연평해전’의 개봉일 연기는 이후에도 도미노 현상을 일으킬 전망이다. NEW가 다음 배급작인 ‘뷰티 인사이드’도 개봉 시기를 8월 이후로 조정하면서 여름 극장가에 변수가 생겼다. 앞서 여름 개봉을 확정한 영화들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리얼라이즈 원동연 대표는 지난 5일 자신의 SNS에 “메르스 여파로 올 여름시장은 정말 사상최고의 경쟁이 벌어지겠군. ‘암살’ ‘베테랑’ ‘서부전선 이상없다’에 ‘뷰티인사이드’까지 들어오고. 영화흥행은 반은 운이고 반은 대진운인데, 올 여름은 정말 진검승부일듯”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 친절한 톰 아저씨, 이번엔 못 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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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는 국경을 따지지 않는다. 7월 2일 개봉하는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7월 30일 개봉하는 ‘미션임파서블: 로그네이션’의 톰 크루즈의 내한 프로모션도 최근 메르스 확산에 따라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한국을 ‘여행 주의 1단계’ 지역으로 추가로 포함시켰다.

이 와중에 흥미로운 것은 ‘메르스가 극장 관객수에 미치는 영항’을 바라보는 시각차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일 전국 극장 관객은 68만 7,872명으로 메르스 공포가 덜했던 1주일 전인 지난달 30일(85만 1,251명)에 비해 20% 가량이 감소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메르스로 인해 관객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또 다른 쪽에서는 다른 의견을 낸다. 한 영화 관계자는 “솔직히 말해서 지난주에 관객들의 관심을 끌만한 영화가 없었다”며 “개봉 내내 이슈였던 ‘매드맥스’는 흥행 막바지에 있고, 임수정 유연석 주연의 신작 ‘은밀한 유혹’은 영화 자체가 은밀하지 못해 관객을 끌지 못한 것”이라며 무조건 메르스 탓만 하는 것에 의문을 보냈다.

정시우 siwoorain@
사진. 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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