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텐아시아=장서윤 기자]SBS ‘풍문으로 들었소’ 2015년 6월 1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집을 나온 서봄(고아성)과 한인상(이준)의 본격적인 독립생활이 시작됐다. 인상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고 과외 자리를 구하는 등 스스로 경제적 자립에 나서고 봄도 직접 아이를 돌본다. 최연희(유호정)와 한정호(유준상)은 손자가 궁금해 봄을 찾아오지만 여전히 체면치레를 버리지 못한다. 인상과 봄의 독립 의지가 확고해지고 있는 가운데 이비서(서정연)과 박경태(허정도)는 결혼을 약속하고 이비서는 정호 부부에게 사표를 내민다.

리뷰
그들만의 세계는 여전히 견고하지만 한번 시작된 균열은 걷잡을 수 없이 새로운 영역을 창시해내고 있다. 인상과 봄, 두 젊은 영혼들의 마음에서 비롯된 ‘을’들의 반란은 어떤 끝을 맺을까?

빈손으로 왕궁에서 쫓겨난 세자와 세자빈이 된 듯한 인상과 봄은 그러나 세상 누구보다도 씩씩했다. 더이상 부모 앞에서 나약한 어린아이가 아닌, 주어진 현실을 헤쳐나가며 아이를 보러 찾아온 시아버지에게 “약속을 지켜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 반듯하면서도 당당한 청년들로 성장했다. 시아버지 정호를 향한 봄의 제안은 더욱 놀라웠다. “진영이처럼 할아버지가 부자가 아닌 아이들도 잘 클 수 있도록 아버님같은 분들이 좋은 제도를 만들어 달라”며 “사람은 뭔가를 해 주면 베풀었다고 생각하지만 제도는 그렇지 않다”고 일갈한 것.

계급 갈등을 부자가 가난한 이에게 베푸는 ‘기부’같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제도로서 보장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담론을 담담히 드라마 대사로 풀어내는 작가의 시각이 놀랍다.

이런 봄과 인상의 행보는 차차 주위를 바꿔갔다. 정호의 집에서 일하는 고용인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적응하기보다는 하나씩 권리를 찾기 위한 행보를 시작했고 급기야는 연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던 이비서에게 사표를 던질 용기를 주었다. 뜻을 품은 누군가의 말과 행동은 주위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고 급기야 그들의 삶을 바꿔내기도 한다.

현실에 순응하기보다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항상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를 인상과 봄은 작은 반란을 통해 일러주고 있다. 마지막회를 한 회 앞두고 두 사람에게서 촉발된 쿠데타는 어떤 결말을 불러올까. 우리가 발딛고 선 현실을 조용히, 때론 풍자와 독설을 통해 보여 준 작품이 이제 끝맺음을 앞두고 있다.

수다포인트
- 보고 싶은 손자를 보러 가면서도 아닌 척, 있는 척, 모르는 척…’체면’이란 거 참…
– 서봄을 국회로 보내고픈 한 회네요.
– 불꽃 따귀(?)의 결말이 결혼이라니…이럴 줄 알았어요, 이비서님!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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