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가면’
SBS ‘가면’
SBS ‘가면’

[텐아시아=장서윤 기자]SBS 수목드라마 ‘가면’ 2015년 5월 27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서은하(수애)는 약혼자 최민우(주지훈)와 식사하던 도중 갑작스럽게 물에 빠져 신체기능 정지 상태가 된다. 민우는 당시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CCTV 화면은 삭제돼 사건의 진실은 미궁 속에 빠진다. 돈을 돌려받기 위해 민우를 만나러 간 변지숙(수애)은 민석훈의 방해로 민우를 만나지 못하고 민우는 교통사고를 당한다.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최면의 도움을 받은 민우는 자신이 은하의 목을 졸랐음을 알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지숙은 석훈으로부터 엄청난 돈을 주고 다른 인생을 살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이자를 갚기 위해 사채업자를 찾아갔다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린 지숙은 자동차와 함께 물 속으로 가라앉고 만다.

리뷰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전개가 이어졌다. 드라마 한 회에서 이렇듯 지속적으로 사건이 벌어지며 긴장감을 유발하면서도 짜임새 있는 대본과 박진감있는연출력이 어우러진 면에서 ‘가면’은 최근작중 최고라고 할 만하다.

첫 회 첫 장면에서 벼랑끝에 매달린 채 절박하게 호소하는 지숙의 모습은 2회의 마지막과 정확하게 연결됐다. 그리고 1,2화의 숨가쁜 여정 속에 ‘가면’은 많은 이야기를 촘촘히 담아내면서도 갈등 구조와 이후 전개될 내용을 예상케 하는 탁월함을 보이고 있다. 매 장면 긴박감과 호기심을 유발하는 연출과 함께 작가의 뛰어난 설계 감각이 빛을 발하고 있는 지점이다.

갑작스럽게 물에 빠진 채 신체기능 정지 상태가 된 은하를 앞에 두고 궁금증은 증폭된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자신을 구하려다 익사한 트라우마가 있는 민우는 은하의 모습이 어머니와 오버랩되며 괴로워하고 최면을 통해 자신이 은하의 목을 졸랐음을 알게 된 후 더욱 혼란스러워한다. 자신의 돈을 찾기 위해 민우와 만나려던 지숙은 석훈의 방해를 받는다.

석훈은 지숙에게 은밀한 제안을 한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줄 만한 엄청난 재력을 지닌 재벌가 며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것. 석훈의 제안을 단호히 뿌리친 채 돌아선 지숙은 이자를 갚으러 간 사채업자 사무실에서 뜻밖의 사건에 휘말려 위기를 겪는다. 벼랑 끝에 매달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석훈과 통화한 지숙은 “당신이 죽어야 내 계획이 가능하다”는 석훈의 답변을 듣고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

흩날리는 돈다발 속에서 지숙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린다. 첫 월급을 타던 날, 가족들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터트리던. 작품은 이미 물 속에서 휴지조각처럼 날리는 지폐과 지숙의 모습을 한 앵글에 담아내며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암시하고 있다. “인생을 한 방에 바꿀 수 있다”는 석훈의 달콤한 제안과, “개구리는 황금의자에 앉는 것보다 연못 속이 행복하다”는 지숙의 대립은 지숙이 벼랑 끝에서 석훈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한 쪽으로 기울었다.

그렇게 기울어진 추는 이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달려갈 것으로 보인다. 뛰어난 극본과 탄탄한 연출, 여주인공 수애의 진정성어린 연기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가면’이 1,2화의 터질 듯한 힘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관건은 잘 펼쳐진 이야기를 어떻게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풀어가느냐에 달려있다.

수다포인트
– 물에 빠진 지숙이 흩날리는 돈다발과 함께 독백하는 장면은 어느 영화 속 장면 못지 않은 명장면으로 남을 듯 합니다만. .
– 꽤 괜찮은 드라마에 느닷없이 튀어나오는 생수, 캔디 PPL이 몰입을 방해하네요.

장서윤 ciel@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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