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지난 3주간, 공중파 음악방송엔 새 MC들이 잇따라 등장했다. 배우 박보검과 레드벨벳 아이린은 KBS2 ‘뮤직뱅크'(5월 1일), 빅스 엔과 레드벨벳 예리는 MBC ‘쇼!음악중심'(5월 9일), 갓세븐 잭슨은 SBS ‘인기가요'(5월 17일)에 새로이 안착했다. 비슷한 듯하나 비슷하지 않은 음악방송을 완성하는 데에 진행을 맡은 MC의 역할이 중요한 만큼, 저마다 다른 매력을 선보이며 프로그램의 얼굴로 자리매김해갈 이들이 어떤 활약을 보일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연, 새내기 MC들은 어떤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게 될까.

KBS2 ‘뮤직뱅크’ 박보검-아이린 : 케미’ 절대 강자

KBS2 ‘뮤직뱅크’ MC 박보검, 레드벨벳 아이린(왼쪽부터)
KBS2 ‘뮤직뱅크’ MC 박보검, 레드벨벳 아이린(왼쪽부터)
KBS2 ‘뮤직뱅크’ MC 박보검, 레드벨벳 아이린(왼쪽부터)

[한줄요약]
MC 박보검= 심쿵 40% + 연기력 30% + 꿀보이스 30%
MC 아이린= 여신 70% + 인간 비타민 30%

첫 등장부터 화제였다. 배우 박보검과 레드벨벳 아이린이 MC 신고식을 통해 연인 같은 케미를 발산한 것이다. 송중기 서효림, 이장우 유이, 박서준 보라 등 뮤직뱅크 MC를 거쳐 간 인물들이 커플 구도를 형성했던 걸 떠올려 봐도 절대 뒤지지 않는 매력을 지녔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이후 박보검은 노래 소개 멘트에 따라 시시각각 표정을 변화시켜 프로그램을 보는 재미를 주기도 했다. 아주 가끔, 오글거리는 멘트를 해야 할 때면 조금은 머쓱한 듯 살짝 웃음기를 묻혀 진행하기도 했는데, 그것마저도 그의 매력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짜인 상황이지만, 그의 말과 행동이 자연스러웠기(자연스러워 보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아이린은 초반에 약간 긴장한 듯한 모습이 드러나긴 했으나, 이내 안정적인 진행을 선보여 박보검과 좋은 밸런스를 유지했다. 무엇보다도, 차분한 듯하지만 상큼하고 성숙한 듯하지만 아이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녀의 외모에서 풍기는 묘한 에너지가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MBC ‘음악중심’ 빅스 엔-예리 : 귀여운 여동생 & 오빠

MBC ‘쇼!음악중심’ MC 샤이니 민호, 레드벨벳 예리, 빅스 엔(왼쪽부터)
MBC ‘쇼!음악중심’ MC 샤이니 민호, 레드벨벳 예리, 빅스 엔(왼쪽부터)
MBC ‘쇼!음악중심’ MC 샤이니 민호, 레드벨벳 예리, 빅스 엔(왼쪽부터)

[한줄요약]
MC 엔= 안정감 30% + 귀요미 30% + 까만 오빠 40%
MC 예리= 눈웃음 60% + ‘우쭈쭈’ 우리 막내 40%

레드벨벳의 막내 예리와 빅스의 맏형 엔이 만났다. 기존 MC인 샤이니 민호까지 함께하면 자연스럽게 막내 여동생과 훈남 오빠들의 구도를 이룬다. SBS ‘인기가요’와 동일한 구성이다. 홍일점들의 나이 역시 공교롭게도 1999년생으로 같다. 하지만, ‘인기가요’가 김유정 홍종현, 두 배우 사이에 활력소 잭슨을 투입해 독특한 웃음을 선사한다면, ‘음악중심’은 여동생과 오빠들의 조화로움이 특징이다. 여러 음악방송의 특별 MC 등을 통해 생방송 실전 경험을 쌓은 엔은 첫 방송에서 꽤나 안정적인 진행 실력을 보였다. 음악방송의 노래 소개 특징인, ‘노래 제목에 맞게 연기하기’도 귀엽게 소화해냈다. 최근 SBS 파워FM ‘빅스 엔 케이팝’의 DJ로도 변신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치고 있으니, 진행자로서의 그의 미래는 매우 밝다. 보고만 있어도 미소가 지어지는 예리 역시 열일곱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상큼한 눈웃음을 탑재한 채 또박또박 발음하며 노래 소개를 이어가는 모습은 절로 ‘오구오구’를 불러 일으켰다.

SBS ‘인기가요’ 갓세븐 잭슨 : 에너자이저 리액션 왕

SBS ‘인기가요’ MC 갓세븐 잭슨, 김유정, 홍종현(왼쪽부터)
SBS ‘인기가요’ MC 갓세븐 잭슨, 김유정, 홍종현(왼쪽부터)
SBS ‘인기가요’ MC 갓세븐 잭슨, 김유정, 홍종현(왼쪽부터)

[한줄요약]MC 잭슨= 흥 40% + 파워 60%

열정적인 남자다. 잭슨이 방송가에서 환영 받는 이유는 여럿 있지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참 열심히 한다는 거다. 그의 뜨거운 에너지는 화면 너머에 존재하지만, TV를 보는 이들에게까지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신고식 무대를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땀에 흠뻑 젖어 있던 모습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가 홍콩 출신의, 한국말이 조금 서툰 외국인, 이란 사실은 방송 활동을 하는 데에 있어 큰 핸디캡이 되지 않아 보인다. 이러한 조건을 뛰어넘는 노력이 그를 든든하게 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잭슨은 노래 한 곡을 소개할 때도 ‘필’ 가득한 댄스로 흥을 돋우고, 게스트의 말엔 “오 마이 갓!” “우와~대박이다!” 식의 호응을 쉴새 없이 넣어 상대의 긴장을 풀어줬다. 생방송 도중, 인터뷰 중인 가수를 당황하게 할 정도로 진심을 다해 찰나의 연기를 선보여 기분 좋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심장이 ‘둥둥둥’ 나올 것 같다”고 첫 MC 소감을 말한 그는 “앞으로 화술 레슨 더 받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는데, 그의 충만한 에너지가 프로그램에서 어떤 화학작용을 일으킬지 지켜봐야겠다.

이정화 기자 lee@
사진제공. KBS2,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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