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풍문으로 들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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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풍문으로 들었소’

[텐아시아=장서윤 기자] SBS ‘풍문으로 들었소’ 22회 2015년 5월 5일 화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한정호(유준상)의 고용인들인 집사, 운전사, 비서, 유모, 주방 아주머니 등이 머리를 맞대고 정호에게 새로운 계약조건을 제시했다. 한인상(이준)과 서봄(고아성)의 지지를 등에 업은 이들은 법에 능통한 박경태(허정도)를 내세워 정호에게 새로운 계약 제안서를 전달했다. 시간 외 근무 수당, 퇴직금과 의전에 대한 새로운 합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문서를 받아든 정호는 얼굴이 굳어진다. 이후 파업에 돌입한 고용인들로 인해 불편을 겪은 정호와 연희는 서봄에게 집을 나갈 것을 명한다.

리뷰
신구 세력 간 갈등은 결국 커다란 스파크를 내며 피할 수 없는 폭발을 불러왔다. 집 안팎 고용인들에 대한 지지로 처음으로 부모와의 전쟁을 선포한 인상와 봄은 미숙하지만 자신들의 뜻을 굽히지 않는 소신을 보인다. 시간 외 근무수당과 퇴직금 보장, 과한 의전과 그에 따른 감정 노동에 대한 보상 등을 논의하면서 이른바 ‘을’들은 때론 ‘갑’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을까 걱정하고 정당한 요구에도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다. 여기에 이들의 논의 과정에 마치 프락치처럼 스며들어 자신의 이해 관계를 위해 을들의 분열을 조장하는 양 비서(길해연)의 모습은 현실 세계에서도 종종 봄직한 광경이기도 하다.

겉으로는 항상 합리성을 내세워왔던 정호는 갑작스러운 을들의 반란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면서 ‘서운하고 괘씸한’ 감정을 토로하는 전근대적인 모습을 보인다. 그러나 그들의 실상은 고용인들 없이는 제 손으로 밥 한끼도 제대로 차려먹지 못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런 심약한 그들이 가장 신경쓰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눈’과 ‘소문’이다. 최연희(유호정)는 자신이 딸 이지(박소영)을 때린 사건이 봄이 이지를 폭행한 내용으로 비화되자 시치미떼며 고용인들에게 입단속하라며 닦달한다. 결국 자리에 맞지 않은 리더십에 시대착오적인 엉성한 권위 의식으로 점철된 이들 부부에게 돌아온 것은 파업이다.

그러나 화살은 다시 다른 방향으로 날아간다. 분열을 틈타 ‘출신이 다른 사람은 소용 없다’며 인상과 봄 부부의 이혼을 종용하는 지영라(백지연)의 말에 귀기울인 연희는 봄에게 “네 집으로 돌아가라”며 퇴출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봄은 단호히 “혼자서는 안되겠다”고 맞선다. 아직 권력을 가지지는 못했지만 한송을 둘러싼 진실에 눈뜨며 성장하기 시작한 신진 세력과 부모 세대로 대표되는 구세력과의 대결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귀결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한 회였다.

수다포인트
– 심약한 한정호 부부의 허둥지둥은 오늘도 큰 웃음을 안겨주네요.
– 사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부러운 팔자는 강 건너 불구경하며 기타줄 튕기는 송재원(장호일)이 아닌가 싶습니다만.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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