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오랜만에 얼굴을 본다. 근황이 궁금하다.김창환한 차례 대한민국을 휩쓴 ‘토토가’ 열풍. 이는 90년대 문화 그리고 음악에 대한 향수와 더불어 당시 유행했던 곡들이 음원차트를 휩쓰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더불어 ‘토토가’ 열풍이 몇 개월 지난 현재까지도 그 여운이 가시지 않고 있다. 그 가운데 작곡가 김창환을 빼놓을 수 없다. 김건모부터 시작해 클론, 박미경, 신승훈, 노이즈, 홍경민, 채연 등을 스타 대열에 올렸으며 ‘핑계’, ‘잘못된 만남’, ‘날 울리지마’, ‘이브의 경고’, ‘쿵따리 샤바라’ 등 수없는 히트곡을 만든 마이더스의 손이다. 90년대 가요계는 서태지와 아이들과 김창환으로 대변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런 김창환이 새로운 변신을 했다.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일명 EDM 장르에 도전하고 있는 것. 김창환은 명실상부 대한민국 스타 DJ가 된 DJ KOO 구준엽과 더불어 DJ 맥시마이트, DJ 준코코, DJ 패럴라이즈 아이디어 등 최근 떠오르고 있는 DJ들과 함께 힘을 합쳤다. 김창환과 구준엽을 제외하고 많은 대중에게 조금은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 EDM 씬에서는 큰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4월 13, 14일 양일간 태국 최대 축제 송크란에서 초대형 K-EDM 페스티벌인 ‘2015 K-EDM 페스티벌 인 송크란’을 개최한다. (주)헤드라인 홀딩스에서 준비하고 비디오커뮤니케이션 플랫폼 에어라이브(Airelive)에서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이 축제는 K-EDM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글로벌 팬들에게 보여줄 예정이다. 김창환의 새로운 도전, K-EDM은 어떤 것일까.
김창환 : EDM에 대해 준비했다. 지난 1년 동안 정말 공부를 많이 했다. EDM 음악은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음악이지 않나. 그래서 이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기존 가요와 성향도 달랐고, 아무리 음악을 오래 했더라도 새롭게 공부해야 했다. 트렌드에 대해 연구하는 시간을 보냈다.
Q. ‘토토가’ 열풍이 한 차례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다. 사실 ‘토토가’ 중심에는 김창완이 있지 않나. ‘토토가’를 직접 봤는지 궁금하다.
김창환 : 미국에 있었을 때 ‘토토가’를 봤다. 아무래도 우리는 당시 종사자였는데 그 시절 친구들의 무대를 보고 ‘와 행복하게 노래하는 구나’ 싶었다. 그런데 대중들은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보다 훨씬 더 추억을 자극한 것 같았다. 미국에서 봤기에 얼마나 터졌는지는 몰랐는데 한국에 돌아와보니 거리에서 90년대 노래들이 나오더라. ‘토토가’ 열풍이 정말 컸다고 느꼈다.
Q. ‘토토가’는 어떻게 열풍이 될 수 있었을까. 김창환이 봤을 때 그 요인은 어떤 것이라 보는가.
김창환 : 아무래도 최근 10년 가까이는 아이돌 음악이 빅히트했다. 예전에는 빅히트했다고 하거나 1위를 했다고 하면 여섯 살 꼬마부터 할머니들까지 모두 그, 곡에 대해 알았다. 하지만 요즘은 젊은이들도 스무명 모이면 한 두명 알까 하는 음악이 많지 않나. 아무래도 90년대 노래만큼 추억을 많이 줄 수 있는 음악이 없었는데 이 코드를 건드린 것 같다. ‘7080’은 프로그램을 통해 다뤄왔었지만 90년대를 따로 집약해서 다룬 적이 없었다. 90년대 음악 콘텐츠는 영화와 드라마를 통틀어 가장 위에 있었다. ‘토토가’는 마치 기다린 목마른 물을 주는 그런 느낌이었다.
Q. 왜 많은 이들은 특히 90년대 가요에 열광하는 것일까.
김창환 : 80년대까지 국내 시장에 가요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30% 밖에 안됐다. 나머지는 모두 팝이었다. 80년대 대학생들이 주로 듣던 음악은 가요보다는 팝이었다. 어떻게 보면 가요를 무시하던 때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90년대 들어 팝이 완전 무너졌다. 이후 가요 80, 팝 20의 비율을 보일 정도로 시장이 변화됐다. 우리나라 가요를 자랑스러워 하던 세대였다. 팝이 들어올 자리가 없었다. 어딜가던 가요가 나왔으니까. 2000년대는 그런 히트곡이 없다. 그 때처럼 국민가요라는 말이 쉽지 않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90년대 가요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Q. 사실 김창환은 ‘스타 프로듀서’의 원조다. 지금도 이단옆차기, 용감한형제, 신사동호랭이 등 스타 프로듀서가 많은데 특별히 더 주목하는 후배가 있는지.
김창환 : 사실 그들과는 교류가 없다. 아무래도 그들은 아이돌을 주로 하고, 나는 아이돌을 안하지 않나. 특별하게 선배로서 누가 더 낫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모두 개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들 열심히 잘 한다고 생각한다.
Q. 김창환이 EDM을 하게 됐다는 이야기가 조금 놀라웠다. 원래 젊은 시절 DJ를 해왔고 트렌디한 음악을 해왔지만 EDM을 택한 이유가 있는가.
김창환 : 하하. 놀라운가? 일단 제일 잘 할 수 있어서! 클럽 음악은 내가 제일 빨리 이해할 수 있는 분야였다. 또 나는 아이돌은 못 제작하겠더라. 하하. 그들의 음악이 나와 잘 맞는 편은 아니다. 내가 즐거워야 하는데 마치 돈 벌고 사업하는 그런 느낌이 나더라. 내가 제일 잘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EDM이었다. 그래서 이 나이에 클럽도 많이 가고 젊은이들과 이야기도 하고 찾아다니면서 공부했다.
Q. EDM을 하며 DJ KOO(구준엽)을 비롯해 준코코, 맥시마이트, 패럴라이즈 아이디어 등 후배들과 함께 한다. 어떤가.
김창환 : 일단 이 친구들은 가수가 아니라 DJ기에 본인들 음악을 하는 것에 조언 정도를 하게 됐다. 준엽이나 함께 일했던 가수들은 노래를 불러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이 친구들은 조금 다르다. 이 친구들은 올해 음원을 발표할 예정이다. 올해 목표는 음악을 만들어서 말 그대로 K-EDM을 아시아에 알리고 싶다. 또 국내에서 사랑을 받아야 외국에서도 사랑받을 수 있다. 이들은 본인 이름으로 국내 음원을 출시할 예정이다.
Q. K-EDM이라고 했는데 생소한 단어다. K팝도 아니고 EDM도 아니고 어떤 것인가.
김창환 : DJ 친구들이 EDM을 통해 아시아에서 인기를 얻었던 K팝을 EDM으로 바꿔 플레이 하는 것이다. 외국 곡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DJ가 한국 곡으로 하는 것이다. EDM을 다루는 클럽에서 한국 노래가 많이 나오는 편은 아니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온 DJ들만 보여줄 수 있는 곡을 보이고 싶다. 현재 소녀시대 ‘지’, 빅뱅 ‘판타스틱 베이비’, 슈퍼주니어 ‘쏘리쏘리’ 등 K-POP을 K-EDM으로 바꿔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태국에서 하는 페스티벌도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는 한국 DJ가 한국 히트곡을 EDM으로 플레이 해주는 하나의 무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Q. 그렇다면 K-EDM만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일까.
김창환 : 한국의 K팝 히트곡을 EDM으로 돌려 플레이 해줌으로 K팝이 아이돌 뿐 아니라 DJ도 가질 수 있는 영역임을 보여줄 수 있다. 오직 한국 DJ만이 펼칠 수 있는 하나의 무기라 본다. 그래서 요즘 친구들을 어떻게 하면 재밌게 할 수 있을까, 어떤 노래를 매시 업 할 수 있을지 한국 DJ가 어떤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지 연구하고 있다. 하하.
Q. 김창환이 보는 K-EDM의 발전 방향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김창환 : DJ가 만든 곡이 히트를 하게 될 것이라 본다. 90년대 아이돌 음악의 중심에는 20, 30대가 있었다. 신승훈, 김건모, 이승철 등 이런 가수들은 특히 그 나이 또래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였다. 서태지와 아이들, 노이즈, 듀스 등의 그룹은 10대들이 많이 좋아했다. 2000년대 인터넷 시대가 열리며 아이돌 중심의 ‘오빠 부대’가 많이 남았다. EDM은 지금 10대들이 열광하기 보다는 20대가 클럽에서 즐길 수 있는 음악이다. 어떻게 보면 시장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언더지만 언젠가 아이돌 음악과 별개로 또 다른 EDM만의 장르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힙합이 가요 차트에서 인기를 얻는 것처럼 K-EDM 씬도 그렇게 될 수 있는, 지금은 시작 단계로 봐주셨으면 한다.
Q. K-EDM이란 분야를 새롭게 개척하고 있는 가운데 목표가 있다면?
김창환 : 사실 EDM은 대중의 관심을 많이 받지는 못했던 분야다. 앞으로 K팝과 EDM을 접목 시키자는 좋은 취지에서 대중적 시각으로 나온 우리의 창작물이 많이 알려지고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잇었으면 좋겠다. 사실 90년대 말 K팝이란 말을 사용할 때 비웃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K팝이 미국,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크지 않았나. K-EDM 역시 이제 시작이지만 해외에서도 성공하며 그 점에 의의를 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 클론이 대만에 처음 갔을 때 현지 언어로 노래를 해달라고 했었다. 하지만 우리는 “원곡을 살려 한국어로 하겠다”는 뚝심을 보였다. 그러다 보니 클론의 ‘빙빙빙’이란 노래가 터졌다. 이처럼 한국인이 줄 수 있는 임팩트가 중요하다. K-EDM은 아직 자료가 많지 않지만 한국의 것으로, DJ들이 만든 음악으로 지금의 아이돌 문화처럼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다면 좋겠다는 목표가 있다. K-EDM이 뚜렷한 색깔로 한국 팬은 물론 글로벌 팬에게도 어필할 수 있었으면 한다.
텐아시아=최진실 기자 t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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