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 방송화면 캡쳐
[텐아시아=정시우 기자]tvN ‘삼시세끼 어촌편’ 9회 2014년 3월 20일 오후 9시 40분다섯줄 요약
만재도를 떠난 지 어느덧 2개월. 차승원, 유해진, 손호준 등 세 멤버가 서울 모처의 아파트에서 재회한다. 장소는 달라졌지만 역할 분담은 그대로였다. 차승원은 세끼하우스 가족들을 위해 잡탕찌개와 소시지 야채볶음을 만들었고, 유해진은 바깥양반 역할을, 손호준은 열심히 차승원의 요리를 도왔다. 훌쩍 자란 산체와 벌이만이 2개월의 세월을 증명하고 있었다. 이들은 맛있는 한 끼 식사를 하며 만재도에서의 추억을 되짚어갔다.
리뷰
가장 맛있었던 한 끼를 꼽아달라는 제작진의 질문에 유해진 손호준 차승원은 각각 콩자반-제육볶음-눌은밥을 꼽았다. 만재도 16일 촬영동안 만들어진 요리는 무려 83개. 고추잡채부터 꽃빵, 홍합짬뽕, 어묵탕과 핫바, 회전초밥, 해산물 피자까지 상다리 꺾어지는 화려한 음식들이 많았음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선택 같다. 이들은 왜 이리 소박한 음식을 꼽았을까.
먼저 콩자반은 앞서 사전 모임 때 이 음식을 가장 좋아한다는 유해진의 말을 기억한 차승원의 정성이었다. 차승원의 세심한 배려에 유해진이 감격한 것은 당연하다. 손호준이 제육볶음을 꼽은 이유도 같다. 제육볶음이 먹고 싶다는 자신의 부탁을 기억한 차승원이 고기를 어렵게 구해와 요리를 해주자, 손호준은 “진짜 해 주셨다”며 감격해했다. 결국 유해진과 손호준이 콩자반과 제육볶음을 선정한 진짜 이유엔 ‘사람의 마음’이 있었다. 그리고 이는 차승원이 눌은밥을 선정한 이유와도 맞닿아있다. 차승원은 “(눌은밥이) 지겨워 죽겠다”고 말하면서도 “제일 소박했고 제일 가짓수고 없었던 밥상이 제일 기억에 남고 제일 맛있었다”고 전했다. 소박하지만 마음이 있는 한 끼. 여기에 바로 ‘삼시세끼 어촌편’이 전하고자 했던 진짜 가치와 이 프로그램 인기의 핵심이 있을 것이다.
1년 시즌 프로젝트 ‘삼시세끼’가 겨울철 휴식기를 보내는 동안 스핀오프 형식으로 제작된 ‘삼시세끼 어촌편’은 결과적으로 본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며 tvN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분명 기대 이상의 결과다. 방송 말미 ‘꽃보다 할배’ 예고편에서 “‘삼시세끼’는 차승원한테 까였다”고 투덜된 원조 안방마님 이서진의 질투가 괜한 게 아니다.
누구나가 다 하는 밥 짓고 밥 먹는 일. 포맷 자체가 새롭거나 파괴력 있는 것이 아님에도 ‘삼시세끼 어촌편’은 그 모두가 다 하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를 새삼 일깨웠다. 이는 만재도라는 다소 열악한 환경과 결합해 시너지를 냈다. 물고기를 잡아 오지 못하면 야채로 한 끼를 때워야 하는 상황. 즉 가족들이 먹을 식재료를 책임진 유해진 어깨에 내려앉은 고뇌와, 유해진이 얻어온 식재료로 가장 맛있는 한 끼를 해먹이려 (신음소리까지 내가며) 요리에 투지를 불태운 차승원. 된장찌개처럼 끓어오른 두 중년 남자의 기막힌 케미가 시청자들로 하여금 대리만족의 쾌감을 선사했다. 구원투수로 투입된 예의바른 청년 손호준 역시 신의 한 수였다.
누군가 “밥을 함께 먹는 다는 것은 영혼을 나누는 것”이고 말했다. ‘삼시세끼 어촌편’은 함께 먹는 밥이 얼마나 따뜻한지, 밥상머리에서 나누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금 알려줬다. 오랫동안 그리운 맛으로 기억될 것이다.
수다포인트
– 산체와 벌이를 통해 바라본 힘의 역전 관계
– DSD의 위력!
– “밥을 함께 먹는 다는 것은 영혼을 나누는 것”
– 이서진 왈, “여기저기 다 까였어. ‘삼시세끼’는 차승원한테 까이고, ‘꽃할배’는 최지우한테 까이고”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삼시세끼 어촌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