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규모의 도쿄돔
[텐아시아=박수정 기자]신인 아이돌을 인터뷰하면 꼭 묻는 것이 ‘꿈의 무대’다. “어느 무대에 가장 서고 싶은가?”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도쿄돔을 꼽는다. 일본이 좋아서가 아니라 도쿄돔 공연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도쿄돔은 일본 최초의 실내 야구장이자 프로야구팀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홈구장이다. 돔 형태의 실내 경기장이라 경기가 없는 날에는 콘서트장으로 자주 사용된다. 최대 5만 5,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큰 규모를 자랑한다. 국내 최대 실내 공연장인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의 수용 인원이 1만 5,000명인 것과 비교한다면 도쿄돔의 상징성이 더욱 크게 와 닿는다.
국내 가수 중에서는 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빅뱅, 카라, JYJ, 2PM, 샤이니 등 정상급 한류 가수들이 도쿄돔 무대에 섰다. 때문에 도쿄돔에서 공연을 개최한다는 것은 방대한 팬덤과 인지도를 지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가수에게 도쿄돔 무대에 선다는 것은, ‘정상급 한류 가수’라는 타이틀을 공식 인정하는 도장이 되는 것이다.
도쿄돔 5만명이 펼치는 카드섹션의 감동
직접 도쿄돔을 가본다면, 어마어마한 규모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공연장 주변은 마치 출근길 지하철을 연상하듯 사람들이 다닥다닥 붙어 인산인해를 이룬다. 5만 명으로 꽉 채워진 객석에서 밝히는 야광봉은 장관이다. 지난 14~15일 개최된 샤이니 도쿄돔에서는 샤이니의 공식색인 펄 아쿠아 그린의 물결이 감동을 자아냈다. 국내 콘서트에서는 팬들의 이벤트로 특정한 문구가 적힌 슬로건 이벤트가 펼쳐지지만, 도쿄돔에서는 관객들이 하나가 돼서 만드는 카드 섹션이 펼쳐진다. 5만 명이기에 가능한 감동이다. 팬이라면 아이돌이 더 높은 곳에서 반짝 반짝 빛나기를 바란다. ‘내 가수’가, ‘내 아이돌’이 누구나 인정하는 꿈의 무대에 선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비록 가수가 면봉처럼 작게 보이는 넓은 콘서트장이지만, 꿈의 무대에 입성하는 순간 기꺼이 5만 명의 관객 중 하나가 되는 것도 팬에게 있어 뜻 깊다. ‘꿈의 무대’ 도쿄돔을 ‘덕후의 성지’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시부야 타워레코드도 새로운 덕후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하이포, 일본 타워레코드 차트서 1위’, ‘B1A4, 일본 타워레코드 예약 랭킹 1위’ 등 국내에서 일본 타워레코드에 관련한 기사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타워레코드는 일본의 대형 음반 매장이다. 지하 1층, 지상 8층의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도쿄 시부야점은 일본 내 인기를 알아보는 척도가 될 정도로 대중적이다.시부야점 4층에 위치한 K-POP 매장을 가보면, 체계적인 진열이 인상적이다. 걸그룹과 보이그룹으로 섹션이 나뉘어져 있다. 노란 바탕에 검은색 굵은 글씨로 가수별로 구분이 돼있어 쉽게 원하는 가수를 찾아볼 수 있다. 최신 앨범이나 일본에서 발표한 앨범뿐만 아니라 오래 전에 국내에서 발표된 앨범까지 보유하고 있다. 아이돌뿐만 아니라 10cm, 장기하 등 다양한 가수들의 음반까지 진열돼있다.
일본 현지 팬을 비롯해 외국인들도 이곳을 찾아 K-POP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날에는 지난 11일 일본 새 싱글 ‘유어 넘버’를 발표한 샤이니의 뮤직비디오가 한 쪽에 특별히 마련된 섹션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를 백인 외국인 3명이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어 눈길을 끌었다.
타워레코드 시부야점 구석구석 살펴보기
일본 앨범을 발표한 샤이니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에 솔로 앨범을 발표한 정용화와 ‘짠해’로 활동 중인 피에스타의 섹션도 눈에 띄었다. 현지 활동하는 가수뿐만 아니라 최근 국내 K-POP 트렌드를 따라가려는 노력도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실제로 시부야점은 K-POP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세계 음악이 총집합한 곳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사고 싶은 앨범이 가득한 시부야점의 모습에 눈을 휘둥그레 뜰지도 모른다. 진짜 ‘덕후의 성지’다. 시부야점은 그 상징성에 걸맞게 실제로 이곳에서는 각종 이벤트가 자주 펼쳐진다. 지난 13일만 해도 그룹 하이포의 미니콘서트가 개최됐으며, 14일에는 걸그룹 소나무가 시부야점을 찾았다. 혹시 좋아하는 가수가 일본에 진출했다면, 타워레코드 시부야점에서 당당하게 일본판 앨범을 구매해보자. 왠지 모를 뿌듯함이 덕후의 마음을 기분 좋게 만들 듯하다.
한류를 두고 거품이라지만, 현지에서 직접 확인한 체감 인기는 뜨거웠다. 도쿄돔을 에워싼 거대한 인파와 K-POP 섹션을 끊임없이 찾는 음악팬들, 신인급 그룹 하이포의 사인회에 참여하기 위해 몰려든 팬들이 그 증거다. 가시적인 성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일본에 진출한 에이핑크는 최근 발표한 일본 두 번째 싱글 ‘미스터츄’로 5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다. 샤이니는 새 싱글 ‘유어 넘버’로 오리콘 데일리 차트 1위를 찍었다. 무엇보다 SM엔터테인먼트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에 이어 샤이니까지 도쿄돔 공연을 성사시키며 덕후 몰이 끝판왕으로 등극했다. ‘덕후의 성지’를 순례하게 만드는 한류의 힘이 계속 흐르고 있다.
텐아시아=박수정 soverus@
사진. 박수정 soverus@
사진제공.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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