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블랙 스완’을 처음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나?레인보우걸그룹 레인보우의 새 앨범 타이틀곡 ‘블랙 스완’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말해서 당황스러웠다. 세련된 도입부가 지나고 나면 ‘안아주세~~요’라는 독특한 후렴구가 낯설었다. 그런데 노래가 끝난 뒤 저도 모르게 ‘안아주세~~요’라며 흥얼거리는 걸 발견하게 되면서 더 당황했다. ‘블랙 스완’이 남긴 아주 강한 잔상이다. 독특한 후렴구가 낳은 중독성은 ‘블랙 스완’을 다시 듣게 만든다. 당황스러운 중독성에 묘한 궁금증이 일어나면서 레인보우 ‘블랙 스완’에 점차 빠져들게 된다.
1년 7개월 만에 돌아온 레인보우는 ‘블랙 스완’으로 레인보우가 기존에 보여줬던 밝고 건강한 매력과는 다르게 고급스럽고 매혹적인 모습을 담았다.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오는 만큼 그동안 레인보우의 숙제였던 ‘레인보우만의 색깔’을 고혹적인 매력에 방점을 찍은 것. 여기에 7년차 걸그룹이라는 연륜까지 가미해 무지개빛이 아닌 걸그룹 레인보우의 빛을 만들고 있다.
어찌 보면 레인보우는 ‘블랙 스완’의 첫인상과 중독성을 많이 닮은 그룹이다. 레인보우는 ‘걸그룹 멤버가 파워블로거?’, ‘뜨는 것 빼고 다 잘 하는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지만, 한 번 알고 나면 진국인 인간적 매력에 중독될 수밖에 없다. 계속 머릿속에 맴도는 존재감을 발산한다. 그만큼 오랜만의 컴백이 정말 반가운 걸그룹이다. ‘블랙 스완’의 강한 중독성과 함께 레인보우가 오랜만에 떴습니다.
멤버들 : 이게 뭐지..? 어떡하지..? 이게 컴백곡인가..?
김재경 : 정말 ‘이게 뭐지’밖에 생각이 안 들었는데 회사에서 ‘이거 한 번 더 들어봐라. 이것만한 대박곡이 없다’며 확신에 차 곡을 추천한 것은 처음이었다. ‘왜 그러지’라고 생각했는데 안무도 하고, 녹음도 하면서 여러 번 듣고 나니 머릿속에 계속 맴돌아서 미칠 뻔했다. 처음에는 난해할지 모르나 자기도 모르게 이 노래를 따라 부르게 되는 매력이 있다.
Q. 그렇다면 ‘블랙 스완’을 여러 번 듣게 만드는 것이 큰 과제일 것 같다. 전략이 있을까?
김재경 : ‘어? 얘 블로거 아니었어?’, ‘어? 드라마 하던 애 아닌가’, ‘쟤가 가수였어?’라고 궁금증을 일으키게 하는 게 전략이다. 우리의 매력을 하나씩 보면서 다시 보고, 궁금해서 또 다시 보게 만들 것이다.
김지숙 : 그러다보면 다들 ‘날 안아주세요’라고 흥얼거릴지도 모른다.
Q. ‘블랙 스완’의 킬링파트가 딱 후렴구 ‘날 안아주세요’겠다.
승아 : 또 그 부분에 퍼포먼스가 중독성 있는 안무다.
재경 : 의상을 이용한 안무 퍼포먼스도 있어서 한 번에 눈길을 끈다. 이번에 뒤태를 살렸다. 뒤밖에 안 보인다. 톤다운 되고 시크한 부분이 나는 드레스를 입었다.
Q. 재킷 이미지 중에 얼굴의 잔상을 이용한 난해한 느낌이 드는 재킷 사진이 화제를 모았다.
김재경 : 그 사진만큼 이번 곡을 잘 표현한 사진이 없다. 이 곡 소재가 백조가 흑조는 하나고, 본인 안에서 흑조를 만나서 고뇌하고 고민에 빠진 노래다. 내 안의 자아의 혼돈을 가지고 하는 것이라 그 자신을 보면 두 가지 얼굴을 나오는데 그 얼굴이 나타내는 감정이 다르다. 내면의 고뇌를 담은 모습을 한 장으로 잘 표현한 사진이다. 그런 기법도 처음 해보는 것이라 재미있었다.
오승아 : 표정으로 두 가지 느낌을 내는 그런 촬영은 처음이어서 색달랐다. 다른 멤버들은 어떤 모습이었는지 구경했다.
조현영 : 내가 거의 마지막 순서였는데 멤버들이 하나씩 콘셉트를 하지 않나. 마지막으로 하다보니까 소재가 고갈돼서 할 게 없는 거다. 찍다가 안 나와서 다시 찍기도 했다.
김지숙 : 한 컷 찍고, 카메라 노출을 열면 잔상이 생긴다. 그것을 이용해 타다닥 찍기 때문에 감정을 순식간에 바꿔야 한다.
김재경 : 3초안에 돌아이처럼! 하하.
김지숙 : 나 같은 경우는 한 컷이 정말 잘 나왔는데 찍어주신 분이 너무 좋아서 감탄사를 연발한 장면이 있다. 그 사진이 쓰였다.
독특한 촬영 기법을 사용한 레인보우 이미지
Q. 이번 앨범 작업하면서 가장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나? 김재경 : 7년차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가 물론 열정이 터져야지만, 신인처럼 열정이 터진다면 굉장히 재미없을 것이고, 7년차의 내공이 보여야 하는 것이 숙제였다. 그 열정을 절제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것이 숙제라고 말씀해주셔서 그것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김지숙 : 안무 단장님이 우리 춤출 때 A4 용지 한 장을 들고 오더니 그 종이에 ‘우리 7년차다’고 써서 높이 드셨다. 그 문구를 보고 여유를 가지고 무대를 하라고 하셨다.
Q. 7년차라는 부담도 있을 텐데.
김재경 : 우리는 항상 공백이 있어서 마음은 갓 데뷔한 느낌이다. 후배들이 많이 생겼다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 우리가 어떻게 좋은 본보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전례가 돼야 하기 때문에 더 많이 부담이 된다.
Q. 레인보우는 기존에 밝고 건강한 매력이 있는데 이번엔 약간 어둡고 음울한 느낌이 드는 곡이다. 색깔 변화에 이유가 있나?
김재경 : 우리가 다양한 색깔을 많이 했는데도 사람들이 떠올렸을 때 ‘이것이다’할만한 색깔이 없었다. 그래서 기존에 했던 것을 제외한 새로운 색깔을 찾자는 취지에서 이번 곡을 하게 됐다.
조현영 : 우리의 실제 성격은 활발하고 밝은데 비주얼은 귀엽고 활발한 것보다는 이번 콘셉트 같은 것이 더 잘 어울린다. 연차도, 나이도 들었으니까 아무래도 귀엽고 상큼한 건 신인 잘 소화할 거 같아서 우리한테 어울리는 것을 찾았다.
Q. 무려 1년 7개월 만에 컴백이다. 공백기 동안 각자 발전했다고 생각한 것이 있나?
김재경 : 나는 초심을 많이 잃었다. 나쁜 의미가 지금까지 나는 미래의 무엇을 위해 항상 지금 절제하고, 지금 참아야 한다고 혹사시키면서 살았다. 완벽주의적인 성격도 있었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매력 없이 받아들이더라. 공백을 겪으면서 나 자신에 집중하고, 순간에 집중하고 현재를 만끽하는데 집중을 했다. 옛날에 비하면 사람이 해이해지고 풀어졌지만, 그게 대중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을까. 말랑말랑해진 김재경.
조현영 : 7년째 되다 보니까 활동 기간을 무시하지 못한다. 공백기가 길었어도 개인 활동으로 쉬지 않고 일을 했기 때문에 노련미가 생긴 거 같다. 뭘 중요시해야 하는지 알고, 우선순위를 알게 됐다. 좀 더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정윤혜 :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 같다. 일에 대한 생각이 많긴 했지만, 이전에는 구체적이지 못했다고 하면 좀 더 구체적으로 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거 같다. 나뿐만 아니라 멤버들에게 자극을 받는데 어떻게 하면 계획적으로 하는지 생각을 많이 한다.
김재경 : 예전에는 꿈을 좇기 바빴더라면 이제는 삶이 되고 업이 됐기 때문에 공백이 있더라도 이 공백이 나에게 주는 휴가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일에 더 도움이 될까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
오승아 : 조급함과 불안함보다는 나를 좀 더 많이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김지숙 : 나도 비슷한 생각이긴한데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하면 더 빛날 수 있을까. 공백기를 더 소중하게 의미 있게 썼기 때문에 무대 임하는 자세도 좀 더 진중하고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 이번 무대가 정말 레인보우의 터닝포인트가 되서 좀 더 성장할 수 있는 활동이었으면 좋겠다.
레인보우
Q. 레인보우는 모두 예쁜 비주얼을 자랑한다. 노을이 멤버들마다 비주얼 1위 부분을 꼽아보자.노을 : 전체 1위 고우리. 우리 언니는 얼굴도 작고, 이목구비도 조금씩 뚜렷하고 체형도 딱 뭔가 보호해주고 싶다. 남자들이 좋아할만한 몸과 타고난 구릿빛 피부다. 나는 피부가 하얘서 체형이 비슷해도 우리 언니랑 붙어있으면 살이 쪄 보이는데 나랑 반대라 그런지 워너비다. 윤혜는 어깨와 얼굴 크기! 어깨가 상당히 커서 얼굴이 더 작아 보이는 점이 부럽다.
김재경 : 윤혜가 어깨 각이 살아 있어서 옷태가 잘 받는다.
노을 : 승아 언니는 몸매라인. 허리 골반 그 라인. 허리가 얇고 골반이 나와서 같은 여자가 보기에도 잘 빠졌다.
김재경 : 승아가 살이 먹으면 붙는 체질인데 허리에는 안 붙더라.
노을 : 재경 언니는 두말하면 입 아픈 다리. 바비 인형 다리. 길고 예쁘다. 갖고 싶다. 현영이는 복근이랑 종아리. 종아리가 미친 듯이 얇아서 우리 멤버들 사이에 있으면 현영이 다리만 젓가락인 것 같다.
조현영 : 재경 언니는 여자가 좋아하는 다리, 나는 남자가 좋아하는 다리다.
나머지 멤버들 : 그럼 우리는 뭔 다리냐? 하하하.
노을 : 지숙은 타고난 마른 몸매. 지숙이가 많이 먹는데도 진짜 안 찐다. 와 저렇게 안 찔 수가 있지. 정말 예쁘다. 말랐는데 엉덩이가 정말 부러워서 맨날 만진다.
김재경 : 엉덩이가 큰 국그릇을 올려놓는 듯하다. 비욘세 수준이다. 우울할 때 그 엉덩이에 손을 얹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김지숙 :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나를 추행하는 사람이 몇 분 계신다. 벗고 있을 때 자꾸 제 엉덩이에 손을 가져다 주시는 재경언니가.. 아들을 낳으려고 만지는 것도 아니고 주문을 외우는 듯 만진다. 하하. 기분만 좋아진다면 얼마든지요.
Q. 마지막으로 노을 본인의 차례다.
노을 : 저는 눈이요.
김재경 : 나는 사실 네 눈보다 눈썹이 좋아.
조현영 : 나는 언니 목선이 좋아.
멤버들 : 나는 피부색! 피부! 피부!
노을 : 와~ 다 말해줘! (일동 : 하하하)
김재경 : 태닝 기계를 이긴 피부다. 노을이는 피부가 정말 하얗다.
김지숙 : 언니가 씻고 나오면 형광등이 있나 생각될 정도로 눈부시다.
정윤혜 : 또 목선이 정말 예뻐서 숏컷을 했는데 정말 잘 어울린다.
김재경 : 눈썹에 모량이 많고, 고르고 예쁘다. 그리지 않아도 눈썹이 한 올 한 올 살아있어서 민낯이 정말 예쁘다. 적당한 홍조가 볼터치 역할도 하고, 속눈썹도 길어서 정말 민낯이 예쁘다. 화장하면 못생겨졌다고 생각할 정도로 예쁘다.
Q. 숙소 생활을 하지 않는데 허전하지 않나?
일동 : 허전하다.
김재경 : 시끄럽던 분위기에서 정말 고요해지니까 TV를 잘 안 보는데도 시끄러우려고 TV를 트는 나를 발견했다. 이래서 다들 혼자 살다가 결국엔 결혼을….
김지숙 : 숙소 생활을 할 때 일 끝나고 집에 가면 ‘오늘 이랬다’며 이야기하면서 힐링했다. 그게 사라진 것 같아서 아쉽다. 그래서 단체 카톡이 활성화됐다. 좋은 점이 있다면 아침에 씻는데 기다리지 않는 것? 북적북적 거리는 게 사라지니까.. 우리가 사이가 안 좋아서 헤어진 것도 아니니까 한편으론 좋은 도전이지만, 한편으로 많이 그립다.
Q. 다시 숙소 생활을 할 마음은 있나?
일동 : 있다. 언젠가는 돈 많이 모아서 좋은 데 가자.
Q. 레인보우는 레인보우 픽시, 레인보우 블랙 등 유닛 활동도 했다. 유닛으로 결성하고 싶은 멤버가 있나?
김재경 : 노을이랑 승아, 윤혜로 해서 하고 싶다. 허당에다 개그코드가 특이한 친구들이다.
정윤혜 : 나? 나 아닌데..
김재경 : 중간에 진행할 친구가 필요해. 이 친구들로 삼총사의 ‘먹어 먹어’ 같은 뭔가 재미있는 요소가 가미된 것을 하면 웃길 것 같다.
조현영 : 나는 나와 재경 언니가 보컬라인이고 우리 언니가 랩을 하는데 뭔가 약간 미스에스 같은 노래를 해보고 싶다.
김재경 : 그래도 일단 레인보우 완전체에 더 집중할 것이다. 유닛이 또 나왔다가는 완전체 활동이 밀릴 수가 있으니까.
레인보우
Q. 이번 앨범으로 듣고 싶은 평가가 있다면.김지숙 : 우리가 워낙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을 했는데 7명이서 뭉쳐서 무대에 서는 것은 오랜만이다. 이번 앨범으로 레인보우가 그래도 본업이 노래하고 춤추고 무대에 서는 일이라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7년차가 됐으니 반가움과 동시에 보는 분들에게 뿌듯함을 보여주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
김재경 : 레인보우라는 그룹이 다른 아이돌과는 다른 느낌이 난다. 반짝하고 인기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묵묵히 레인보우 위치에서 계속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언제나 돌아보면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한결 같이 열심히 하고 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친구들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김지숙 : 그래서 ‘나도 레인보우 보면서 힘을 내야겠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
Q. 레인보우는 공백기도 길었고, 자주 있었다. 힘들 때마다 자신을 잡아준 건 무엇이었나?
일동 : 가족과 멤버들!
정윤혜 : 팬들도 다 가족이 됐다. 정말 많이 응원해주시고 기다리는 게 힘들 텐데 우리를 더 북돋아준다. 그게 정말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김지숙 : 기쁜 일을 진정 기뻐해주는 게 진정 행복한 일이다.
김재경 : 단 한 명의 팬이라도 우리를 기다렸다면 우리는 버텼을 것이다. 많은 분이 우리가 지칠 틈 없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Q.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일동 : 기다려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레인보우 ‘영업’ 최신판, 리더 김재경이 말하는 레인보우 매력 (인터뷰②)
⇒ 레인보우 ‘영업’ 완전판, 리더 김재경을 위한 찬가 (인터뷰③)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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