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풍문으로 들었소’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2회 2015년 2월 24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한인상(이준)은 자신의 아이를 가진 만삭의 서봄(고아성)을 데리고 집으로 향한다. 봄의 임신 사실을 안 한정호(유준상)와 최연희(유호정)는 기함한다. 때마침 봄은 진통을 느끼고 가정출산으로 인상의 집에서 아들을 낳는다. 정호는 봄의 출산과 동시에 아이의 친자 확인 검사를 의뢰하고 인상을 사법고시 공부를 위해 집으로부터 멀리 떼어놓는다. 연희는 집에서 봄과 아이를 격리시키고 봄이 아이를 보고싶다며 ‘인상이와 만든 아이’라고 얘기하자 뻔뻔스럽다며 몰아세운다.

리뷰
‘그들만의 리그’에서 사는 특권의식을 지닌 인물들의 이중성이 고스란히 드러난 한 회였다. 인상과 함께 집에 온 임신한 봄을 보고 정호와 연희 부부는 경악을 금치 못한다. 연희는 혼절하고 봄은 갑작스러운 진통이 온다. 서로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일단 119 구급대에 신고를 했지만 막상 구급요원들이 도착하자 정호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돌려보낸다. 눈앞의 응급 상황보다는 ‘체면’이 중요한 이들의 단면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결국 인터넷 지식을 동원해 봄은 가정 출산으로 아들을 낳는다. 정호는 아이가 나오자마자 비밀리에 섭외한 의사에게 친자 확인을 의뢰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인다.

청천벽력같은 상황 속에서 일단 출산한 후 불행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던 청춘들은 정호와 연희 부부의 치밀한 계획 속에 헤어진다. 가족 안에서도 통치정책을 수립하는 정호는 이른바 ‘분리 정책’을 실시, 인상을 사법고시 공부방으로 보내고 봄과 아이를 따로 지내게 한다. 봄은 유모의 손에 맡겨진 아이가 보고싶어 연희에게 요청하고, 교양있는 어투로 봄을 대하던 연희는 ‘인상이와 함께 만든 아이’라는 봄의 한 마디에 별안간 화를 내며 “뻔뻔스럽고 천박하다”며 독설을 퍼붓는다.

갑작스럽게 맞닥뜨린 아이의 출산이라는 사건 속에서 인간의 이중적인 면이 속속들이 드러났다. 누구보다 신사답고 합리적인 모습을 지닌 정호는 가족 문제에도 순식간에 이성적인 모습으로 접근하며 봄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선의를 베풀어야’하며 ‘법적으로나 도의적으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뒤돌아서서 바로 친자확인을 지시하고, 부하 직원이 어렵게 섭외한 유모를 가로채고, 불법적인 로비를 통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얻는 데 더 익숙한 인물이다. 교양과 품위의 상징처럼 살아 온 연희도 마찬가지다. 봄이 자신의 아들 인상과 “아이를 함께 만들었다”는 말 한마디에 반응한 그는 ‘천박하다’며 몸에 밴 특권계급 의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작품에서 가장 덤덤하면서도 여유로운 인물은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봄이다. 고교를 자퇴한 채 낯선 집에서 아이까지 낳았지만 그는 가정 출산에 필요한 부분까지 조목조목 꼽으며 침착성을 잃지 않는 잔다르크 다운 대범함을 함께 지녔다.

수다포인트
– 다급한 상황에도 아들에게 육하원칙을 강조하는 한정호 아버님! 기자하셔도 되겠어요~
– 일본어와 한국어가 섞인 엉터리 일본어가 주는 깨알 재미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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