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에는 미국 영화에 밀려서 생존권에 위협을 느껴 다 모였었는데, 오늘 10년 만에 다시 모였다. 창작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표현의 자유 때문이다”
10년 전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를 두고 뭉쳤던 영화계가 다시 한 목소리를 냈다.
13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는 표현의 사수 자유를 위한 범 영화인 대책위원회(이하 영화인 대책위)의 긴급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영화인대책위는 부산시의 부산국제영화제 외압 사태를 비롯, 영진위의 영화상영등급분류면제추천 제도의 수정과 기존 예술영화 지원을 축소한 ‘한국예술영화자석점유율지원사업’ 추진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 침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영화 ‘말아톤’의 감독이자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를 맡고 있는 정윤철 감독은 이날 “‘국제시장’을 봐도 알 수 있지만 영화에 좌우 논쟁이 끼어들면 불필요한 논쟁이 생긴다. 특정 이념을 담은 영화가 아님에도 그런 편 가르기나 사전 검열 같은 것들이 불필요한 논쟁을 낳았다”며 “어떤 영화를 특정 집단이 미리 평가하고 심의하고 등급 매기는 것 자체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 감독은 “최근 일련의 사태는 잘 되고 있는, 세계 최고의 영화제(부산국제영화제)를 통제하려 하고 입맛에 맞는 영화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굉장히 시대착오적인 행보다. MB 정부부터 교수 출신이 위원장이었다. 현장을 잘 모르는 분들이 영화계를 말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감독은 또한 “부산 시민들의 축제이자 부산경제를 활성화시킨 영화제에 감사함을 표하진 못할 망정, 시에서 통제하려는 무지한 일을 계속한다면 서병수 부산시장이 꼭 조직위원장을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부산영화제의 조직위원장 퇴진을 요구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정윤철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 임창재 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안병호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 최은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등이 참석했다.
글. 정시우 siwoorain@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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