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애니멀즈’
‘애니멀즈’ 의 코너 세분화, 득일까? 실일까?세 가지 서로 다른 코너로 구성된 MBC ‘일밤’의 ‘애니멀즈’. 코너 속의 코너들은 시청자들의 다양한 기호를 충족시키며 시너지를 낼까, 시청자들의 시선을 분산시켜 역효과를 낼까. ‘곰 세마리’, ‘유치원에 간 강아지’, ‘OK 목장’이 조화로운 화음을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애니멀즈’는 예능대세 출연진 라인업, 본격 동물교감 버라이어티라는 색다른 포맷으로 무장하고 지난달 25일 야심찬 출발을 알렸다.’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를 통해 관찰 예능과 육아 예능 붐을 이끌었던 ‘일밤’이기에, 동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새로운 시도가 다시 한 번 주말 안방에 변화를 이끌고 올 지 주목을 받았다.
‘애니멀즈’는 각각의 개성이 확실하면서도 교감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뭉치는 모습을 보였다. ‘곰 세마리’에서는 소녀시대 유리를 필두로, 박준형, 장동민, 곽동연이 중국의 한 동물원까지 찾아가 판다 세 쌍둥이와 교감을 시도했다. ‘유치원에 간 강아지’에서는 서장훈, 돈 스파이크, 강남이 4~5세 아이들 그리고 강아지들과 시간을 보냈고, ‘OK목장’에서는 윤도현, 은혁, 조재현, 김준현이 타조, 송아지, 염소 등과 야생과 가까운 장소에서 교감을 했다.
우선 ‘유치원에 간 강아지’는 육아 예능에 변주를 가해 기존에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선호하던 시청자들의 입맛을 자극했다. 지난 방송 후 ‘긍정왕’, ‘예스맨’,’윤블리’,’신 스틸러’,’남자 추사랑’ 등 수 많은 수식어를 만들어낸 윤석이는 귀여운 표정과 치즈를 향한 남다른 식성으로 또 한명의 어린이 예능스타 탄생을 알리고 있따.
‘OK목장’은 인간과 야생의 공존에 대해 그리며 ‘유치원에 간 강아지’와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초원 위의 집 게르에서 야생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웃음을 자아낸다. 동물과 인간이 언어 없이 공감하고 서로 공존해 가는 모습을 통해 감동을 전한다.
중국 판다곰 세 쌍둥이의 등장으로 방송 전 가장 관심을 모았던 ‘곰 세마리’. 동물과 인간의 교감을 통한 한중외교를 꿈꾸는 프로그램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아기 판다곰의 귀여운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각기 개성이 다른 세 코너의 만남이 어떤 효과를 낼 지가 프로그램 성공 여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시청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 시청자층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있는 반면, 오히려 호불호가 갈리면서 시청자 유출이 쉬워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코너를 세밀하게 나눈 새로운 방식에 많은 시청자들은 아직 적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세 코너가 서로 교대되는 시간은 몰입도가 떨어지거나 채널을 돌릴 위험도가 높아보인다. 시청자 반응도 ‘애니멀즈’ 전체에 대한 평가보다는 선호하는 코너에 한정된 분위기다.
하지만 이것이 ‘애니멀즈’에게 득이될지 실이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 각각의 코너들이 나름의 시청층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면, 결국은 동물과의 교감이라는 하나의 코드로 묶인 ‘애니멀즈’ 다른 코너에 대한 호응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한 코너에 인기가 몰리지 않도록, 모처럼 출격한 세 코너들이 제 몫을 확실히 해 줄 필요가 있다. 서로를 보완하며 시청자층을 공유해 나갈 수 있을지, ‘애니멀즈’의 새로운 도전에 눈길이 쏠린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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