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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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폭식증, 공황장애, 특발성 두드러기 등 극단적인 고통을 겪으며 최저 몸무게를 찍은 스타들이 인생의 어두운 시기 깨달은 진실을 용기 있게 털어놨다. 이들의 고백은 단순히 연예계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외모 중심주의에 대한 성찰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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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9일 방송된 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에 관한 고백'은 K팝 여성 스타들의 삶을 통해, 왜곡된 미의 기준과 그로 인한 부작용을 조명했다. 화사는 데뷔 초 겪은 탈퇴 서명 운동을 떠올리며 "미의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했다"고 회상했다. 한승연은 과거 '미스터' 활동 시절을 언급하며, 배가 드러나는 패션을 소화하기 위해 물조차 절제했고, 그렇게 몇 달을 지내다 보니 몸이 마르게 변했다고 말했다.

소유와 화사는 연습생 시절 매일 몸무게를 측정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장벽에 부딪혔다고. 화사는 떡 하나를 몰래 먹은 후 죄책감에 구토를 참지 못했고, 거식증과 우울증을 겪으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소유는 거리에서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갔던 경험을 털어놨다, 수액 치료를 받는 중에도 체중 증가를 두려워했으며 결국 공황장애에 시달리게 됐다고 전했다.
사진=SBS 스페셜 '바디멘터리–'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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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성은 "아이돌의 공식"처럼 여겨지는 '키에서 120을 뺀 값'이라는 몸무게 기준을 언급했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직업적 도리를 다하지 못한 것 같은 자책감에 시달렸다고 회상했다. 50kg으로 활동하던 당시를 떠올리며, 폭식과 급격한 다이어트를 반복했던 시간이 자신을 옭아맸다고 말했다. 이처럼 수치로 환산된 외모 기준은 단순한 목표를 넘어 그들에게 심리적 굴레가 됐다.

김완선 또한 80년대 후반 대중가요계에서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시절, 교통사고로 체중이 급격히 줄어든 후, 대중의 긍정적인 반응을 얻자 그 체중을 15년간 유지하며 자기 억압을 겪었다고 밝혔다. 무대 위에서 빛났던 순간은 배고픔과 희생의 대가였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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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고백은 단순히 개인이 자초한 고통이 아니라 대중의 압박에서 비롯된 문제임을 드러낸다. 마른 몸에 대한 집착은 연예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20세 미만 여성 거식증 환자가 97.5%나 증가했다. 이는 연예인들이 극단적인 자기 관리로 만든 마른 몸이 이상적인 기준이 됐고, 이를 모방하려는 비연예인들의 무리한 노력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상식적인 다이어트나 자기 학대를 통해 마른 몸을 추구하는 사회적 풍조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중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스스로 희생했던 연예인들은 결국 그러한 몸매가 만족감이나 행복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을 고백했다. 오히려 후회와 죄책감만 남았다는 그들의 이야기는, 이를 좇는 많은 여성에게도 같은 결과가 뒤따를 가능성을 시사한다.
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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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몸매를 선호하는 사회적 강박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연예계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자신에게 관대해지는 태도가 필요하다. 지나치게 외모에 집착하는 문화를 넘어, 진정한 '자기 관리'의 의미를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자기 관리는 외모를 가꾸는 행위가 아니라 내면을 돌보고 자신의 가치를 찾는 과정이어야 한다.

외모라는 표면적인 기준을 뛰어넘어 각자가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과 개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여성 연예인들이 자신을 학대하며 얻었던 고통을 솔직히 털어놓은 이유는 대중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함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내면을 돌보고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소정 텐아시아 기자 forusoju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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