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1970′, ‘펀치’ 김래원
‘강남1970′, ‘펀치’ 김래원
‘강남1970′, ‘펀치’ 김래원

배우 김래원이 닮은 듯 다른 매력으로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모두 평정했다.

주연을 맡은 영화 ‘강남 1970′(감독 유하)이 21일 개봉과 함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SBS 드라마 ‘펀치'(극본 박경수, 연출 이명우 김효언, 제작 HB엔터테인먼트)도 월화극 부동의 1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강남1970’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임에도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겨울 성수기를 책임질 영화로 급부상한 분위기다.

21일 개봉 후 1위에 올랐던 ‘강남 1970’은 지난 25일 ‘빅 히어로’에게 근소한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지만, 26일 하루 동안 722개(상영횟수 2,991회) 상영관에서 9만 5,340명(누적 109만 7,103명)을 불러 모으며 왕좌를 탈환했다. ‘빅 히어로’는 6만 7,483명(누적 90만 6,732명)을 동원.

또 25일 자체 최고 시청률인 12.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켰던 ‘펀치’의 강세도 여전했다. 26일 방송된 12회가 11.4%를 나타내 수치상으로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1위를 수성하는데는 무리가 없었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 나란히 컴백해 거둔 괄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 2011년 드라마 ‘천일의 약속’과 2013년 영화 ‘마이 리틀 히어로’ 이후 ‘펀치’와 ‘강남 1970’으로 돌아온 그는 오랜만의 컴백이 무색한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연기로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강남 1970’에서 명동파 2인자 백용기 역을 맡아 들끓는 야망을 가진 인물의 내면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호적도 없던 넝마주이 백용기가 전당대회 이후 명동파 2인자로 성장하기까지 과정을 러닝타임이 진행될수록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는 평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살인까지 마다하지 않는 극단적 캐릭터가 김래원의 매섭고도 깊은 눈매와 만나 생생하게 표출됐다.

연기 뿐만이 아니다. 김래원은 끝없는 야망과 자신의 목표를 위해서는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야비한 인물 백용기를 표현하기 위해 촬영 전 15kg을 감량하기도 했다. 덕분에 김래원은 가진 것은 몸둥아리 뿐인 백용기의 탄탄하고 날렵한 외모를 완성, 관객들의 몰입도를 배가시켰다.

가진 것이 없는 만큼 더욱 기회를 놓치지 않고 최고가 되고 싶어하는 백용기의 모습은 ‘펀치’에서 그가 연기하고 있는 박정환과도 닮았다. 그러면서도 박정환은 시간이 갈수록 욕망의 늪에 빠지게 되는 백용기와는 반대되는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펀치’는 정글 같은 세상을 상처투성이로 살아낸 한 검사의 참회록으로,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두 남녀가 운명을 걸었던 평생의 동지를 상대로 벌이는 뜨거운 승부를 담은 작품. 극중 김래원은 성공과 권력을 향해 질주하다 뇌종양에 걸린 검사 박정환 역으로 분했다.

박정환은 빠른 두뇌 회전력과 과감한 행동력을 갖춘 인물로 냉철한 판단력을 바탕으로 목표한 바를 저돌적으로 성취하는 칼날 같은 캐릭터. 극 초반 정환은 자신이 모시는 서울중앙지검장 이태준을 검찰총장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불법을 마다치 않았다. 동부지검 검사이자 전 부인인 신하경으로부터 이태준이 연관된 비리사건을 전해 듣고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렇듯 이태준의 심복이 돼 권력을 얻으려는 정환의 물불 가리지 않는 불도저같은 행보를 보이는 박정환의 모습이 백용기와 닮았다면, 시한부 판정을 받고 삶을 돌이킬 의지를 다지는 대목에서부터 전혀 다른 매력이 발견된다. 법을 악용하면서까지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수술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그는 온갖 비리와 죄로 얼룩진 삶을 반성하고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애쓴다.

박정환은 성공의 동아줄처럼 여겨왔던 이태준을 비롯해 부패한 권력자들을 파괴하기 위해 자신의 모든 능력을 아낌없이 쏟아 부으며 긴장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를 위해 명석한 두뇌와 저돌적 추진력으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묵묵히 전진하는 박정환은 모습은 ‘강남 1970’속 백용기와는 또 다른 남성적 매력을 보여준다.

김래원은 극한의 상황에 처한 인물을 과하지 않은 절제된 연기로 표현하며 캐릭터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는 평을 얻어내고 있다. 특히 영화에서 이민호와 브로맨스를 보여줬다면 드라마에서는 김아중과의 로맨스를 보여주며 완벽한 케미를 자랑한다. ‘펀치’에서 전 아내 신하경(김아중)와 딸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죽음의 그림자가 다가올수록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처럼 김래원은 깡패와 검사라는 극와 극의 캐릭터를 맡아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동시에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특유의 남성적인 매력을 바탕으로 서로 닮은 듯한 두 인물을 다르게 소화, 다양한 관객과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김래원. 그의 저력이 다시 확인되는 순간이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SBS 콘텐츠허브, 쇼박스미디어플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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