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완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생’을 끝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임시완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생’을 끝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임시완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생’을 끝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영화 ‘변호인’으로 연기자라는 이름을 부여받게 된 스물 여섯의 임시완은 이듬 해 tvN ‘미생’이라는 드라마를 만나 제국의 아이들 멤버보다 배우라는 이름으로 더 확고히 기억되게 된다. 두 편의 작품으로, 그는 성장하고 방황하는 청춘의 상징이 됐다. 숱한 젊고 재능있는 연기자들 가운데, 그런 상징이 된다는 것은 극히 소수의 몫이다.

‘미생’에서 임시완이 보여준 연기는 좋았다. 그는 “드라마 초반 내 자신이 장그래 그 자체라 생각했었다”라고 털어놓았고, 보는 이 역시도 그의 생각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눈을 떨구면 마음 한 켠이 애잔해졌다. 무력한 몸짓에서는 그가 버티어 나가야 하는 세상의 무정함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확고해지는 눈빛에서는 점차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장그래의 성장이 느껴졌다.

임시완은 22일 마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을 만난 장그래의 이야기를 했다. 세부로 포상휴가를 다녀온 날 직후, 기자들을 만난 그는 포상휴가라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그 자체에 행복했다고 말했다. 세부에서는 선후배 할 것 없이 잘 어울렸고, 심지어는 선차장(신은정)의 어린 아들과도 막역하게 지내다 왔다며 여행을 곱씹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장그래의 이야기를, 그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임시완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생’을 끝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임시완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생’을 끝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임시완이 마포의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생’을 끝난 소감을 이야기 하고 있다


Q. 과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불편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이제 좀 편안해졌나.

임시완 : 그 때보다는 많이 편안해졌다. 그 때는 정말 내가 있으면 안 될 것 같은 자리에 온 듯 했다. 회사원 데려다가 카메라 셔터 소리를 듣게 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지금은 기자분들이 타이핑 치는 소리가 익숙해졌다(웃음).

Q. 장그래라는 캐릭터에 욕심이 났던 이유는 무엇인가.
임시완 : 스스로 장그래의 삶을 살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드라마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하고 싶다보다 해야한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안 하면 안될 것만 같았다. 성공의 척도가 관객수는 아니지만, 좋은 결과가 나왔고 감사드린다. 그렇지만 시청률이 낮았다고 할지라도 내게는 만족도가 높은 드라마가 됐을 것 같다.

Q. 오차장 역의 배우 이성민은 처음 장그래라는 역할을 해야하는 연기자는 반드시 인성이 좋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이 당신이 되었다. 이성민이 그런 말을 한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임시완 : 그 주인공이 내가 된 것에는 감사하다는 말 외에는 드릴 말씀이 없다. 좋게 봐주셨으니 정말 감사드린다. 실력과 외적인 부분을 떠나 인성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은 정말 감사드릴 일이다. 또한 왜 장그래 역할이 인성이 좋은 연기자가 연기해야했나라고 생각하셨을까 짚어본다면, 그것은 ‘미생’이 철저히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를 담은 드라마이고, 사람이 사람다워야 하는 이유를 말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런 연기자가 표현할 수있는 캐릭터가 또 장그래였기에 그렇게 말씀하신 것 같다.



Q. 장그래와 당신은 얼마나 닮아있나.
임시완 : 처음에는 내가 완전한 장그래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을 보게 되면서 점점 밀려드는 생각은 내가 완전한 장그래라서가 아니라, 절대 다수의 시청자들이 장그래였기에 그만큼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것이었다. 실제 장그래인 분들에게 이제는 죄송한 마음도 든다.

Q. 화려한 아이돌 스타가 어째서 스스로가 장그래와 그렇게 닮아있다고 생각하게 됐을까.
임시완 : 연예계에 발을 들였을 때, 나는 프로의 세계에서 필요하지 않은 돌이라고 생각했었다. 굳이 내가 연예계에 있어도 되는 존재인가라는 의문을 늘 가졌었다. 제국의 아이들로 가수로 데뷔했을 때 그랬었다. 그 시절 내 모습이 장그래와 흡사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내 개인의 공감보다 시청자가 느끼는 공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Q. 아이돌이 직장인의 생활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기가 힘들었을 텐데.
임시완 : 연습생 생활을 하면서도 ‘죽을 만큼 열심히 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다라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 있었다. 어느 사회도 열심히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닌 부당한 부분이 있고, 또 정의를 외면하거나 눈치를 봐야하는 부분이 있지 않나. 그런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못한 것에 대해 힘들어한 부분은 공감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또한 대학의 전공(부산대 기계공학)을 살려 직장생활을 해야하나라는 고민도 연습생 시절에는 했었다. 지금은 자신이 없다. 이 상황에 감사할 뿐이다.

Q. 그렇지만 당신은 여전히 화려한 연예인 같은 이미지가 있는데. 외모부터 사람 같지는 않다(웃음).
임시완 : 내가 연예인이라고 생각된다면, 그것은 나와 술을 마시지 않아서 일 것이다(웃음). 내 주변에서는 나를 연예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내게 사람같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내가 더 노력하겠다. 또 나는 지금도 여전히 내가 필요한 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나마 할 수 있는게 있구나라고 안도감을 느끼는 정도인데, 또 다시 스스로를 그렇게(필요없는 돌이라고) 생각하게 되더라도 덤덤하게 받아들일 준비도 동시에 되어 있다.

Q. 주량은 어느 정도인가.
임시완 : 소주 두 병 정도다.

Q. ‘미생’을 통해 연기적인 면에서 자신감을 얻게 되었나. 실제 칭찬을 많이 받았다.
임시완 : 할 수 있는게 생겼다는 안도감, 그리고 조금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분이 생겼다는 마음 정도다.

Q. 장그래와 당신의 싱크로율을 스스로 밝혀본다면.
임시완 : 극중 가장 나와 비슷한 캐릭터도 장그래였고, 솔직히 100%에 가깝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실제 장그래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기에 그렇게 말하기 죄송스럽다. 그럼에도 5개월 동안 장그래로 살았던 내게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80%이라고 말하고 싶다.

Q. 장그래 법이 생기기도 하고, ‘미생’이라는 드라마는 여러 사회적인 현상으로 확장이 되었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떤가.
임시완 : 그렇기에 더더욱 장그래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장그래에게 공감하는 모든 분들이 장그래이며, 그래서 드라마가 그토록 폭발적인 힘을 얻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Q. 웹툰은 곧 시즌2가 나온다. 시즌2에서 바라는 장그래의 성장은?
임시완 : 지금보다 성장한다면 좋겠다. 그래서 또 시즌3가 나오게 된다면, 그 다음에 얼마나 더 성장할지 기대를 주는 장그래이길 바란다. 굳이 완생에 다가갔다는 표현보다는, 할 것을 했구나 정도라면 좋겠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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