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을 열흘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다. 사회 각 부문에 대한 ‘결산’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동시대 가장 뜨거운 트렌드를 이끄는 방송가를’올해의 OOO’로 정리해봤다. 트렌드를 주도하는 가장 적합한 방식은 ‘대중보다 반 보 앞서는 것’ 말처럼 쉽지 않은 이 명제를 몸소 실천해가며 한 해 동안 새로움을 선사한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때론 엉뚱발칙한 시선과 용기로 재평가받은 이들과 프로그램을 살펴봤다.

배우 김부선
배우 김부선
배우 김부선

올해의 용감무쌍 : 김부선

독특한 분위기의 이 중견배우가 사회적 아젠다를 설정하며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시민단체 토론회에서 눈물을 흘리며 발언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난방열사’라는 별명으로까지 불리며 아파트 난방비 문제를 이슈로 들고 나온 김부선의 용감무쌍한 행보는 대중의 마음을 울리고, 이른바 ‘김부선법’ 제정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당초 아파트 주민과의 몸싸움 정도로만 알려졌던 사건은 SNS를 통한 김부선의 적극적인 사건 설명과 네티즌들의 호응으로 인해 아파트 난방비 비리 척결이라는 사회적 의제 설정에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 때로는 타협을 모르는 저돌성과 앞뒤 재지 않는 용기있는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는 사실을 몸으로 보여줬다.

올해의 채널 : tvN


2006년 10월 케이블TV tvN 채널이 처음 개국할 때만 해도 지상파를 위협할 만한 채널이 되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초반 눈길끌기식의 자극적인 예능 프로그램이나 페이크 다큐 프로그램이 ‘논란’ 기사의 단골 소재로 거론되기도 했었다. 2012년 ‘응답하라 1997’에 이어 지난해 ‘나인’ ‘응답하라 1994′ 등 참신한 소재와 탄탄한 구성의 드라마로 젊은 감각의 웰메이드 프로그램을 속속 선보인 tvN은 올해 예능과 드라마 모두에서 선전했다. ‘꽃보다 할배’ ‘꽃보다 청춘’ 시리즈와 ‘삼시세끼’ ‘미생’ 등이 화제성과 시청률 두 마리 토끼를 잡고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 ‘고교처세왕’ 등이 트렌디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지상파 드라마가 범접하지 못하는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개국 8년 만에 더이상 지상파 프로그램이 부럽지 않은 콘텐츠를 보유하게 됐다.

신동엽
신동엽
신동엽

올해의 19금 : 신동엽

단언컨대 ‘야한 이야기’를 가장 재치있으면서도 거부감 없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인물을 꼽으라면 여전히 신동엽이다. 지난해 종합편성채널 JTBC ‘마녀사냥’을 필두로 불어온 예능계 ’19금 바람’의 선두에 서 있는 그는 ‘마녀사냥’과 케이블TV tvN ‘SNL 코리아’를 통해 독보적인 ’19금 개그’의 입지를 지키고 있다. 국민정서상 ’19금 개그’는 수위를 잘 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너무 과하지도, 내숭을 떨지도 않으면서 자신과 게스트들의 숨겨진 욕망을 시의적절하게 전하는 그의 순발력은 개그맨으로는 이례적으로 패셔니스타의 면모를 보여주는 부단한 자기 노력 속에서도 드러난다. 아마도 그를 대적할 만한 재치와 순발력을 겸비한 대항마가 나타나지 않은 이상, 이제 20년 이상의 연륜마저 더해진 그의 영향력은 점점 커질 듯하다.

올해의 인사 : “내일 봅시다”

tvN ‘미생’이 탄생시킨 숱한 명대사 중에서도 ‘내일 봅시다’는 왠지 모르게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마음에 강한 울림을 전해주며 올해 마지막을 닫는 명대사로 자리했다. 극중 스스로가 돋보이고자 했던 장백기(강하늘)에게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아름다움을 보여주며 조용히 들려준 강대리(오민석)의 “내일 봅시다”와 고졸 출신의 장그래(임시완)의 활약에 묘한 경쟁의식과 열패감을 느끼면서도 “그래도 내일 봅시다”라고 들려주는 장백기의 대사는 ‘같으면서도 다른’ 여운을 느끼게 하며 이 시대 직장인들의 가슴을 두드렸다. 매일같이 출근해 밥벌이를 하고 때론 전쟁 속에서, 때론 예상치 못한 위로를 경험하며 하루 하루를 사는 직장인들에게 “내일 봅시다”는 ‘미생’을 통해 재탄생됐다.

JTBC ‘밀회’
JTBC ‘밀회’
JTBC ‘밀회’

올해의 커플 : 김희애 유아인

스무 살의 나이 차이와 선생과 제자라는 관계는 사랑 앞에서 부질없는 수식어에 불과했다. 올 초 깊이있고 격정적인 로맨스 멜로 드라마로 화제작에 꼽힌 종합편성채널 JTBC ‘밀회’의 김희애와 유아인은 눈빛만으로도 복잡다단한 감정의 결을 전달하는 커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회적 신분과 나이, 욕망을 뛰어넘어 순수한 사랑의 원형에 다가가고자 했던 두 사람은 자신의 것을 내려놓으면서 결국 원하는 바를 얻었다. 극중 오혜원(김희애)이 이선재(유아인)의 볼을 꼬집으며 전한 “이건 특급칭찬이야”라는 대사는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회자되며 패러디되기도 했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MBC, tvN, JTBC, SBS, 텐아시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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