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데뷔 14년을 맞은 싸이입니다. 엽기가수로 시작했지만 최근 2~3년 간 말도 안되는 수식어를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데뷔 14년 째 딴따라 싸이입니다.”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 이후 싸이에게는 월드스타 혹은 국제가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크나큰 수식어만큼 싸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었다. 싸이 본인이 말한 것처럼 대학 축제도 굉장히 좋아했던 그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축제에 왠지 초대해서는 안 될 것 같이 어려운 월드스타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싸이의 콘서트를 통해 이전에도 우리는 노래방에서 싸이의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고 대학 축제 섭외 1순위며 진짜 잘 노는 가수였다는 것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가수 싸이입니다”라고 외친 그의 말처럼, 싸이는 우리나라 가수였던 것이다.
지난 2003년부터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뜨겁게 달궈준 싸이의 콘서트 ‘올나잇 스탠드’는 올해에도 찾아왔다. 싸이의 ‘올나잇 스탠드 2014’는 지난 19일부터 21일, 그리고 오는 24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총 4일 간 5회 공연이 개최된다. 연말 공연 대표 브랜드인 만큼 싸이의 콘서트에는 20~30대 뿐만 아니라 어머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부터 중년들까지 다양했다. 콘서트 안에서 연령이나 성별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 싸이의 음악 안에서 함께 말춤을 추고 파도를 타는 등 ‘관객’이란 이름으로 하나였다.
싸이는 ‘라잇 나우(Right Now)’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연예인’, ‘챔피언’, ‘새’, ‘젠틀맨’, ‘환희’, ‘흔들어 주세요’ 등 다양한 싸이의 신나는 히트곡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관객들은 이른바 ‘떼창’을 통해 마치 노래방에 온 듯 노래를 따라 불렀다. 신나는 곡뿐만이 아니었다. 싸이가 보컬까지 소화한 ‘어땠을까’, ‘낙원’, ‘아버지’, ‘예술이야’ 등에서는 화려하고 파워풀한 싸이의 퍼포먼스가 없어도 관객들의 공감과 감성을 자극할 수 있었다. 싸이의 콘서트는 그 명성답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심지어 공연 중간 싸이가 멘트를 할 때 들렸던 관객들의 가성 환호는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물 먹을 때 사용되는 효과음’으로 공연 시간 내내 적용됐다. 또 신나는 곡에서 일어나 춤을 추던 관객들이 싸이의 멘트 시간 쉬려고 앉는 모습에서 떠올려진 관객 파도타기는 싸이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 광경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달콤한 사랑 고백 송 ‘내 눈에는’ 무대에서는 여성 관객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돼 무대 위 스크린에 비춰졌다. 여성 관객들은 수줍어하기도 했지만 이내 도발적이면서도 유쾌한 자신들의 끼를 발산하며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싸이는 비교적 다른 곡에 비해 덜 알려진 ‘오늘 밤새’라는 곡에서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무대 전 “이 곡에서는 많은 분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주시더라”며 직접 후렴구를 지도해주기도 했다. 덕분에 모든 관객들은 ‘오늘 밤새’를 잘 알고 즐길 수 있었다.
싸이 콘서트의 대미인 여장 공연은 올해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싸이는 섹시 아이콘 현아로 변신해 ‘빨개요’ 무대를 펼쳤다. 그는 빨간색 시스루 미니 원피스, 빨간색 레깅스, 빨간색 구두를 신고 요염하고도 섹시한 안무를 선보였다. 싸이는 대형 빨간 립스틱, 바나나 등의 소품과 함께 현아보다 더 현아같은 모습을 보여 환호를 받았다. 공연 후 싸이는 “이제 공연에서 여장을 안 할 수도 없게 됐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싸이 만큼 섹시 아이콘들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살려줄 수 있는 남자 가수가 있을까 싶었다.
여장 무대와 함께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던 싸이 콘서트 게스트 중 지난 20일에는 이적이 무대를 꾸몄다. 이날 이적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하늘을 달리다’, ‘왼손잡이’ 등을 열창하며 콘서트에 흥을 함께 고조시킬 수 있었다. 올해 싸이의 콘서트에는 이적을 비롯해 아이유, 이승기, god, 현아 등이 게스트로 함께한다.
신나고 유쾌한 무대의 연속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숙연해진 무대도 있었다. 싸이는 각별한 사이였던 고(故) 신해철을 추모하기도 했다. 싸이는 “올해 저 역시 마음 아픈 이별을 했다. 박재상이 음악으로 떠나간 친구에게 노래 한곡 들려주고 싶다”며 조용필의 ‘친구여’를 불렀다. 엄숙한 모습으로 열창한 싸이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이어 곡 말미 영상에는 고 신해철의 모습이 담겨졌다. 싸이는 지난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이후 싱글앨범 ‘젠틀맨’과 ‘행오버’만 발표했다. 싸이의 컴백과 그 시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었다. 이에 대해 싸이는 “과한 칭찬을 받아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데 2년이 걸렸다”며 “내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더 이상 한 곡으로 승부하지 않겠다. ‘아버지’, ‘낙원’, ‘챔피언’과 같은 노래를 만들며 좋은 앨범이 나온다면 여러분들이 좋아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싸이는 “‘강남스타일’처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좋아해준다면 더 좋겠지만 묵묵히 활동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며 “내년부터 정말 편하게 활동하겠다. 제가 하던 대로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싸이의 진솔한 다짐과 함께 ‘강남스타일’ 무대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서 ‘강남스타일’을 따라 부르고 트레이드 마크인 말춤을 추며 흥을 표출했다.
정식 공연이 끝났지만 관객 모두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칫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귀가 정체가 되는 것을 우려해 일찍 자리를 뜨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 “앵콜!”을 외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해 싸이는 올해에도 ‘땀과 음악사이’를 통해 댄스, 록 메들리를 펼쳤다. 유승준의 ‘가위’, 이정현의 ‘와’,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김건모 ‘잘못된 만남’,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 이문세의 ‘붉은노을’ 등 MBC ‘무한도전’ 속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를 방불케 하는 추억의 노래를 선보이며 본 공연만큼 알차고 화려한 앙코르 공연을 선보였다.
27세 때부터 오랜 시간 사랑받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그 답이 콘서트였다는 것을 안 뒤 11년 째 콘서트만 팠다는 싸이. 싸이의 그 열정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며 ‘역시 싸이였어’라는 생각을 들게 해줬다. 공연의 마무리를 장식한 ‘챔피언’ 속 가사처럼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이란 말이 와닿는 약 3시간의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그리고 그 다음 해에도, 즐길 줄 아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면 싸이의 콘서트에 방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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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히트 이후 싸이에게는 월드스타 혹은 국제가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크나큰 수식어만큼 싸이의 행동 하나하나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었다. 싸이 본인이 말한 것처럼 대학 축제도 굉장히 좋아했던 그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축제에 왠지 초대해서는 안 될 것 같이 어려운 월드스타가 된 것이었다. 하지만 싸이의 콘서트를 통해 이전에도 우리는 노래방에서 싸이의 노래로 스트레스를 풀고 대학 축제 섭외 1순위며 진짜 잘 노는 가수였다는 것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가수 싸이입니다”라고 외친 그의 말처럼, 싸이는 우리나라 가수였던 것이다.
지난 2003년부터 연말과 크리스마스 시즌을 뜨겁게 달궈준 싸이의 콘서트 ‘올나잇 스탠드’는 올해에도 찾아왔다. 싸이의 ‘올나잇 스탠드 2014’는 지난 19일부터 21일, 그리고 오는 24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총 4일 간 5회 공연이 개최된다. 연말 공연 대표 브랜드인 만큼 싸이의 콘서트에는 20~30대 뿐만 아니라 어머니 손을 잡고 온 초등학생부터 중년들까지 다양했다. 콘서트 안에서 연령이나 성별은 중요하지 않았다. 모두 싸이의 음악 안에서 함께 말춤을 추고 파도를 타는 등 ‘관객’이란 이름으로 하나였다.
싸이는 ‘라잇 나우(Right Now)’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이어 ‘연예인’, ‘챔피언’, ‘새’, ‘젠틀맨’, ‘환희’, ‘흔들어 주세요’ 등 다양한 싸이의 신나는 히트곡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관객들은 이른바 ‘떼창’을 통해 마치 노래방에 온 듯 노래를 따라 불렀다. 신나는 곡뿐만이 아니었다. 싸이가 보컬까지 소화한 ‘어땠을까’, ‘낙원’, ‘아버지’, ‘예술이야’ 등에서는 화려하고 파워풀한 싸이의 퍼포먼스가 없어도 관객들의 공감과 감성을 자극할 수 있었다. 싸이의 콘서트는 그 명성답게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고 만들어 나갈 수 있었다. 심지어 공연 중간 싸이가 멘트를 할 때 들렸던 관객들의 가성 환호는 그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통해 ‘물 먹을 때 사용되는 효과음’으로 공연 시간 내내 적용됐다. 또 신나는 곡에서 일어나 춤을 추던 관객들이 싸이의 멘트 시간 쉬려고 앉는 모습에서 떠올려진 관객 파도타기는 싸이 콘서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 광경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달콤한 사랑 고백 송 ‘내 눈에는’ 무대에서는 여성 관객들의 모습이 클로즈업 돼 무대 위 스크린에 비춰졌다. 여성 관객들은 수줍어하기도 했지만 이내 도발적이면서도 유쾌한 자신들의 끼를 발산하며 공연의 재미를 더했다.
싸이는 비교적 다른 곡에 비해 덜 알려진 ‘오늘 밤새’라는 곡에서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무대 전 “이 곡에서는 많은 분들이 미지근한 반응을 보여주시더라”며 직접 후렴구를 지도해주기도 했다. 덕분에 모든 관객들은 ‘오늘 밤새’를 잘 알고 즐길 수 있었다.
싸이 콘서트의 대미인 여장 공연은 올해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싸이는 섹시 아이콘 현아로 변신해 ‘빨개요’ 무대를 펼쳤다. 그는 빨간색 시스루 미니 원피스, 빨간색 레깅스, 빨간색 구두를 신고 요염하고도 섹시한 안무를 선보였다. 싸이는 대형 빨간 립스틱, 바나나 등의 소품과 함께 현아보다 더 현아같은 모습을 보여 환호를 받았다. 공연 후 싸이는 “이제 공연에서 여장을 안 할 수도 없게 됐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그래도 싸이 만큼 섹시 아이콘들의 디테일을 섬세하게 살려줄 수 있는 남자 가수가 있을까 싶었다.
여장 무대와 함께 공연 전부터 화제가 됐던 싸이 콘서트 게스트 중 지난 20일에는 이적이 무대를 꾸몄다. 이날 이적은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 ‘하늘을 달리다’, ‘왼손잡이’ 등을 열창하며 콘서트에 흥을 함께 고조시킬 수 있었다. 올해 싸이의 콘서트에는 이적을 비롯해 아이유, 이승기, god, 현아 등이 게스트로 함께한다.
신나고 유쾌한 무대의 연속이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하고 숙연해진 무대도 있었다. 싸이는 각별한 사이였던 고(故) 신해철을 추모하기도 했다. 싸이는 “올해 저 역시 마음 아픈 이별을 했다. 박재상이 음악으로 떠나간 친구에게 노래 한곡 들려주고 싶다”며 조용필의 ‘친구여’를 불렀다. 엄숙한 모습으로 열창한 싸이는 눈물을 닦아내기도 했다. 이어 곡 말미 영상에는 고 신해철의 모습이 담겨졌다. 싸이는 지난 2012년 ‘강남스타일’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한 솔직한 마음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실 싸이는 ‘강남스타일’ 이후 싱글앨범 ‘젠틀맨’과 ‘행오버’만 발표했다. 싸이의 컴백과 그 시기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가 나왔지만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었다. 이에 대해 싸이는 “과한 칭찬을 받아 제 정신으로 돌아오는데 2년이 걸렸다”며 “내년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더 이상 한 곡으로 승부하지 않겠다. ‘아버지’, ‘낙원’, ‘챔피언’과 같은 노래를 만들며 좋은 앨범이 나온다면 여러분들이 좋아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싸이는 “‘강남스타일’처럼 다른 나라 사람들도 좋아해준다면 더 좋겠지만 묵묵히 활동하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며 “내년부터 정말 편하게 활동하겠다. 제가 하던 대로 하겠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내기도 했다. 싸이의 진솔한 다짐과 함께 ‘강남스타일’ 무대가 이어졌다. 관객들은 모두 일어나서 ‘강남스타일’을 따라 부르고 트레이드 마크인 말춤을 추며 흥을 표출했다.
정식 공연이 끝났지만 관객 모두 일어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자칫 한 번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귀가 정체가 되는 것을 우려해 일찍 자리를 뜨는 이들도 있었지만 모두 “앵콜!”을 외치며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해 싸이는 올해에도 ‘땀과 음악사이’를 통해 댄스, 록 메들리를 펼쳤다. 유승준의 ‘가위’, 이정현의 ‘와’, 클론의 ‘꿍따리 샤바라’, 김건모 ‘잘못된 만남’, 체리필터의 ‘낭만고양이’, 이문세의 ‘붉은노을’ 등 MBC ‘무한도전’ 속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토토가)’를 방불케 하는 추억의 노래를 선보이며 본 공연만큼 알차고 화려한 앙코르 공연을 선보였다.
27세 때부터 오랜 시간 사랑받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그 답이 콘서트였다는 것을 안 뒤 11년 째 콘서트만 팠다는 싸이. 싸이의 그 열정은 관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며 ‘역시 싸이였어’라는 생각을 들게 해줬다. 공연의 마무리를 장식한 ‘챔피언’ 속 가사처럼 ‘진정 즐길 줄 아는 여러분이 이 나라의 챔피언’이란 말이 와닿는 약 3시간의 시간이었다. 내년에도 그리고 그 다음 해에도, 즐길 줄 아는 챔피언이 되고 싶다면 싸이의 콘서트에 방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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