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동혁은 물 제대로 만난 고기인마냥 활기가 느껴졌다. 마치 영화 ‘레옹’ 속 킬러처럼 온 몸이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듯, 그는 자신이 분한 캐릭터와 일체가 되어 깊고 풍성한 아우라를 내뿜고 있었다. 다만, 진짜 인간 조동혁에게는 자신의 변신을 반가워하는 세상에 조금은 들뜬 기색도 느껴졌다. 자신의 터닝포인트를 만나 행복해하는 배우를 만나는 것은 관찰자에게도 지극히 기쁜 일일 수밖에 없다.
그렇게 케이블채널 OCN 드라마 ‘나쁜 녀석들’로 인상적인 작품을 남긴 조동혁은 이후에도 당분간은 지극히 남자다운 남자로 기억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이제 그의 매력을 너무나 잘 알기에 100%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조동혁 : 몸소 많이 느낀다. 특히 10대 어린 친구들이 많이 좋아해주는 것이 새롭다. 기분이 좋다.
Q. 어린 팬들의 반응은.
조동혁 : ‘정태수다!’ 라고 하기도 하고 팬이라며 스스럼없이 다가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조카가 있는데 싸인을 부탁하더라. 처음 겪은 일이다. 조카에게 삼촌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어 기분이 매우 좋았다.
Q. 처음 대본을 보고 만난 ‘나쁜녀석들’ 속 당신의 캐릭터, 정태수는 어떤 첫인상을 전하던가.
조동혁 : 태수 뿐 아니라, 대본 자체가 완벽했다. 나쁜놈을 잡는 나쁜녀석들이라는 소재 자체에도 매력을 느꼈다. 다른 드라마와 달리 오랜 준비 기간을 거쳤던터라 정태수가 될 시간이 충분했던 것도 돌이켜보면 큰 장점이었다. 또 애초에 생각했던 배우들이 캐스팅된 작품이기도 했는데 그런 면에서도 소름돋기도 했다. 정말 완벽한 드라마였다.
조동혁 : 1회 첫 등장신에 그야말로 심혈을 기울였다. 사라진 정문을 찾기 위해 싸우는 신 역시도 신경을 썼던 신이다. 또 친구와 싸우는 신 역시도 어떻게 찍었는지 모를만큼 몰입했다. 사전제작한 드라마라 나도 집에서 본방사수를 할 여력이 되는데, 보면서도 ‘저건 진짜 정태수가 연기했네’라고 스스로 느끼기도 했다. 그 신은 정말 그런 느낌이 들더라. 가장 잘 나왔다고 스스로도 생각하는 신이다.
Q. 그렇다면 정말 힘들었던 신은 무엇인가.
조동혁 : 50대 4로 싸웠던 장면은 너무나 힘들었다. 그때는 정말, 아후 말도 마라, 정말 앞이 캄캄했다. 밤늦은 시간부터 시작해 꼬박 밤을 새고 날이 점점 밝아 오는 상황이었다. 배경이 늦은 밤이었던 신이라 조금 쉬고 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그냥 가겠습니다’라고 하더라(웃음). 체력적으로 너무나 힘들었다. 합이 중요한 신이라, 한 쪽에서는 연습을 하고 그 연습이 끝나면 촬영을 하는 식으로 돌아가면서 찍었다.
조동혁 : 누가 봐도 ‘무섭다. 진짜 살인청부업자 아니야’ 라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 보통 나는 외모부터 먼저 생각하는데, 이번에도 그 부분에 있어 고민을 많이 했다. 베컴과 브래드 피트의 삭발 사진에 영감을 받아 용기를 내어 삭발을 하게 됐다. 살도 많이 뺐다. 무서운 살쾡이 이미지를 뿜어내기 위해 뺐다. 사실은 더 빼고 싶었지만 더 이상 빠지지는 않더라. 최대치까지 감량한 것 같다.
Q. 자, 당신은 명백하게 터닝포인트를 만났다. 그런 만큼, 다음 작품에 대한 부담감도 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조동혁 : 다시 말랑말랑한 연기를 하라고 한다면 보시는 분들도 부담스러워 할 것 같다. 또 다시 남자다운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Q. 100% 동의한다.
조동혁 : 하하하.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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