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 가?’
MBC ‘일밤-아빠! 어디 가?’
MBC ‘일밤-아빠! 어디 가?’

‘아빠 어디가’의 폐지설이 제기된 가운데, 프로그램의 향후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지난 2일 MBC ‘일밤-아빠 어디가’에 대한 폐지설이 거론된 가운데 제작진이 “정해진 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작진은 텐아시아에 “프로그램에 대한 변화가 있을 수 있으나 섣불리 폐지설을 말하기는 이르다”라며 일축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터 시즌2가 방송중인 ‘아빠 어디가’는 최근 시청률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제작진은 프로그램 개편 및 재정비를 고심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그램을 둘러싸고 시즌3 개편설부터 멤버 불화설, 폐지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육아 예능’ 전성시대를 알린 ‘아빠! 어디가?’는 미취학·초등 저학년 연령의 아이들과 아빠가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포맷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여행을 통해 가족 간 서로 알지 못했던 점들을 발견하고 부자 또는 부녀의 정을 쌓아가는 모습이 훈훈한 미소를 안기며 ‘일밤’의 부활을 이끌었다.

‘아빠 어디가’는 유명인이라고 해서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아빠와 아이의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는데 성공했다. 아이와 끼니를 해결하고 낯선 곳에서 잠자리를 살펴주면서 아빠들은 아이의 얼굴을 한 번 더 쓰다듬고, 아이들은 아빠와의 거리감을 좁혔다.

아무것도 못 할 줄 알았던 아이들이 척척 미션을 수행하며 아빠들이 내 아이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하기도 하고,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아빠와 아이의 여향을 마냥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점차 서로 소통하고 성장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화려한 캐스팅과 이슈 몰이 속에 시청률 상승행진을 거듭하면서 ‘아빠 어디가’의 패색이 짙어졌다. 기획 초기부터 ‘아빠 어디가’의 스타와 2세의 생활을 엿보는 관찰 예능 포맷이 유사하다는 지적이 일었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정체성을 찾고 자리를 잡아가는 동안 ‘아빠 어디가’는 원조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에 ‘아빠 어디가’는 시즌2로 개편하며 분위기 전환을 노렸다. 시즌1에 형 김민국을 따라 잠깐씩 모습을 드러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김성주의 둘째 아들 민율이가 고정 멤버로 합류하며 다크호스로 거듭났다. 정웅인의 세 딸 삼윤이들도 귀여운 외모와 개성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시즌2에서는 맏형으로 거듭난 윤민수의 아들 윤후도 동생들을 챙기는 의젓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

하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캐스팅 전략은 막강했다. 초반 추성훈의 딸 추사랑이 ‘사랑앓이’ 신드롬에 빠뜨리며 인기를 모았고 쌍둥이 아들을 돌보는 이휘재의 좌충우돌 육아기로 공감을 샀다. 이후에도 예능에서 보기 힘들었던 스타들과 그의 자녀들을 섭외하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지속시켜 왔다. 오랫동안 휴식시간을 가져왔던 타블로와 엉뚱하고 귀여운 딸 하루의 출연으로 이슈를 모았고, 기존에 방송에 공개되지 않았던 송일국의 삼둥이 출연으로 또 한 번 탄력을 받았다. 최근에는 엄태웅의 합류 소식으로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기에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일상에서 매회 새로운 테마를 찾아내며 틀의 안정을 찾아가는 동안 ‘아빠 어디가’는 오히려 계속 변화를 시도하면서 처음의 방향성을 다소 잃게 됐다. 익숙지 않은 시골집에서 아이들에게 직접 밥을 해먹이고 함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하며 시청자들의 향수를 자극했던 ‘아빠 어디가’는 뉴질랜드 여행을 통해 해외 로케이션을 시도하기도 하고, 여행 대신 일상 속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다. 외국인 가족을 초대하기도 하고, 단체 여행 대신 따로 여행을 가보기도 했지만 오히려 ‘아빠 어디가’만의 색깔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어느 것이든 ‘아빠 어디가’가 다시 승부수를 띄워야 할 때임은 분명해 보인다. ‘아빠 어디가’는 과연 어떤 길을 택할지, 다음 여정은 어디로 향할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isa.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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