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첫 회가 방송된 SBS의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4’가 시작부터 뜨겁다. 도마 위에 오른 것은 지원자 이진아와 홍찬미에 대한 심사위원들의 엇갈린 반응이다. 심사를 맡은 양현석, 박진영, 유희열은 이진아의 ‘시간아 천천히’에는 만장일치로 극찬을 보냈다. 하지만 홍찬미에 대해서는 단점을 부각시키며 혹평을 가했다. 조곤조곤 노래한 두 지원자의 목소리가 얼마나 달랐던 걸까? 이에 대해서는 시청자들의 의견도 갈린다.
이진아의 자작곡 ‘시간아 천천히’는 세 심사위원의 찬사와 함께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보였다. 박진영은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이라며 “황홀경에 갔다온 것 같다. (곡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유희열은 “‘K팝스타’에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내가 꿈꿔왔던 여자 뮤지션의 실체를 본 것 같다. 설명할 수 없었는데 이런 뮤지션이 나오길 꿈꿔왔던 것 같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이진아는 지난 2012년 CJ문화제단 산하 CJ아지트에서 진행하는 신인 발굴 프로젝트 ‘튠업’에 선정되며 이미 검증 단계를 거쳤고(‘슈퍼스타K’에 나온 이정아 역시 ‘튠업’ 출신이다), 작년에 정규 1집 ‘보이지 않는 것’을 발표한 엄연한 신인뮤지션이다. ‘시간아 천천히’는 이 앨범에 실렸다.
예전과 같으면 이진아처럼 미성으로 차분하게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는 오디션 프로그램 본선에 오르는 것조차 꿈꾸기 힘들었을 것이다. 음반 속 이진아의 목소리는 특색은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잣대로 보면 대중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에는 ‘슈퍼스타K’에서 우승한 곽진언과 같은 정형화된 가창력 가수에서 벗어난 이들이 각광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때문에 ‘K팝스타’ 제작진도 이진아와 같은 뮤지션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이진아를 선호한 것은 익숙함과 신선함 때문일 것이다. 굉장한 극찬을 퍼부은 박진영은 건반 전주부터 황홀한 표정이다. ‘시간아 천천히’는 박진영이 좋아하는 그루브(박진영은 ‘그루브’라는 넓은 표현을 16비트 펑크(funk)로 좁혀 사용한다)를 가진 건반연주로 시작해 R&B 특유의 멜로디와 화성의 전개를 보인다. 귀엽게 노래하고 있지만 박진영의 말처럼 흑인음악의 끈적끈적한 요소가 있는 것이다. 이진아가 R&B 뮤지션은 결코 아니지만, 박진영으로서는 제작할 만한 여지가 있는 것이다. 양현석도 “인디 뮤지션이 메이저에서 성공하는 것은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만 보는 것 같았는데 이진아가 리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상업성을 쳐줬다. 결국 이진아는 앨범은 50장이 안 팔렸다는데 K팝스타에 소개된 것만으로도 음원차트 1등을 찍었다. 그런데 홍찬미가 건반을 연주하며 노래한 다니엘 파우터의 ‘프리 루프(Free Loop)’는 왜 혹평을 받은 것일까? 홍찬미는 나름의 매력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다. 인디 신에서는 홍찬미처럼 조곤조곤 맑은 음색으로 노래하는 인기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들도 많다. 하지만 홍찬미의 노래는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양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리 팔릴만한 보컬이 아닐 수 있다.
이진아의 노래에 대해서는 피아노 전주부터 황홀경에 빠진 박진영은 홍찬미의 경우에는 노래를 중간에 멈추게 한 뒤 “감성이 섬세하고 노래 속에 많은 것이 담긴 것은 알겠다. 고음으로만 노래하니 구름처럼 지나간다”며 혹평한 뒤 바로 불합격을 줬다. 양현석도 “모든 음악이나 영화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홍찬미 양은 버스(verse)를 반복하고 있다. 처음은 정말 좋지만, 20초를 듣다 보면 다음 것이 언제 나올지 생각한다. 스타일은 좋지만, 4분을 끌고 가기에는 지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찬미가 부른 ‘프리 루프’는 자작곡이 아닌 이미 해외에서 히트한 노래를 커버한 것이다. 양현석은 “버스를 반복하고 있다”고 표현했지만, 홍찬미는 이미 완성된 원곡을 그대로 부른 것에 불과하다. 즉, 양현석은 원곡의 심심함을 참지 못했던 것이다. YG와 JYP의 수장이 듣기에 홍찬미의 보컬과 ‘프리 루프’라는 곡은 국내 가요의 히트 공식에서 상당히 멀게 느껴질 것이다. 유희열은 “두 심사위원이 말하는 것을 잘 들어야 한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다. 하지만 굳이 따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며 나름 각을 세웠다.
국내 가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둘의 취향이 이렇게 닫혀 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강일권 음악평론가는 “홍찬미 참가자에 대한 두 심사위원의 혹평은 현 한국가요계 메이저 관계자들이 가진 뛰어난 보컬에 대한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가 아닐는지”라며 “아직도 진성으로 기승전결 타며 내지르는 것만이 베스트라고 여기는 것인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SBS ‘K팝스타4′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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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아의 자작곡 ‘시간아 천천히’는 세 심사위원의 찬사와 함께 음원차트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보였다. 박진영은 “들어본 적 없는 음악”이라며 “황홀경에 갔다온 것 같다. (곡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극찬했다. 유희열은 “‘K팝스타’에서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좋다. 내가 꿈꿔왔던 여자 뮤지션의 실체를 본 것 같다. 설명할 수 없었는데 이런 뮤지션이 나오길 꿈꿔왔던 것 같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사실 이진아는 지난 2012년 CJ문화제단 산하 CJ아지트에서 진행하는 신인 발굴 프로젝트 ‘튠업’에 선정되며 이미 검증 단계를 거쳤고(‘슈퍼스타K’에 나온 이정아 역시 ‘튠업’ 출신이다), 작년에 정규 1집 ‘보이지 않는 것’을 발표한 엄연한 신인뮤지션이다. ‘시간아 천천히’는 이 앨범에 실렸다.
예전과 같으면 이진아처럼 미성으로 차분하게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는 오디션 프로그램 본선에 오르는 것조차 꿈꾸기 힘들었을 것이다. 음반 속 이진아의 목소리는 특색은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잣대로 보면 대중성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최근에는 ‘슈퍼스타K’에서 우승한 곽진언과 같은 정형화된 가창력 가수에서 벗어난 이들이 각광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때문에 ‘K팝스타’ 제작진도 이진아와 같은 뮤지션에게 문을 열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심사위원들이 이진아를 선호한 것은 익숙함과 신선함 때문일 것이다. 굉장한 극찬을 퍼부은 박진영은 건반 전주부터 황홀한 표정이다. ‘시간아 천천히’는 박진영이 좋아하는 그루브(박진영은 ‘그루브’라는 넓은 표현을 16비트 펑크(funk)로 좁혀 사용한다)를 가진 건반연주로 시작해 R&B 특유의 멜로디와 화성의 전개를 보인다. 귀엽게 노래하고 있지만 박진영의 말처럼 흑인음악의 끈적끈적한 요소가 있는 것이다. 이진아가 R&B 뮤지션은 결코 아니지만, 박진영으로서는 제작할 만한 여지가 있는 것이다. 양현석도 “인디 뮤지션이 메이저에서 성공하는 것은 영화 ‘비긴 어게인’에서만 보는 것 같았는데 이진아가 리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상업성을 쳐줬다. 결국 이진아는 앨범은 50장이 안 팔렸다는데 K팝스타에 소개된 것만으로도 음원차트 1등을 찍었다. 그런데 홍찬미가 건반을 연주하며 노래한 다니엘 파우터의 ‘프리 루프(Free Loop)’는 왜 혹평을 받은 것일까? 홍찬미는 나름의 매력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다. 인디 신에서는 홍찬미처럼 조곤조곤 맑은 음색으로 노래하는 인기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들도 많다. 하지만 홍찬미의 노래는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양사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그리 팔릴만한 보컬이 아닐 수 있다.
이진아의 노래에 대해서는 피아노 전주부터 황홀경에 빠진 박진영은 홍찬미의 경우에는 노래를 중간에 멈추게 한 뒤 “감성이 섬세하고 노래 속에 많은 것이 담긴 것은 알겠다. 고음으로만 노래하니 구름처럼 지나간다”며 혹평한 뒤 바로 불합격을 줬다. 양현석도 “모든 음악이나 영화에는 기승전결이 있다. 홍찬미 양은 버스(verse)를 반복하고 있다. 처음은 정말 좋지만, 20초를 듣다 보면 다음 것이 언제 나올지 생각한다. 스타일은 좋지만, 4분을 끌고 가기에는 지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찬미가 부른 ‘프리 루프’는 자작곡이 아닌 이미 해외에서 히트한 노래를 커버한 것이다. 양현석은 “버스를 반복하고 있다”고 표현했지만, 홍찬미는 이미 완성된 원곡을 그대로 부른 것에 불과하다. 즉, 양현석은 원곡의 심심함을 참지 못했던 것이다. YG와 JYP의 수장이 듣기에 홍찬미의 보컬과 ‘프리 루프’라는 곡은 국내 가요의 히트 공식에서 상당히 멀게 느껴질 것이다. 유희열은 “두 심사위원이 말하는 것을 잘 들어야 한다. 그게 냉정한 현실이다. 하지만 굳이 따르라고 권하고 싶지는 않다”며 나름 각을 세웠다.
국내 가요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둘의 취향이 이렇게 닫혀 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강일권 음악평론가는 “홍찬미 참가자에 대한 두 심사위원의 혹평은 현 한국가요계 메이저 관계자들이 가진 뛰어난 보컬에 대한 고정관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예가 아닐는지”라며 “아직도 진성으로 기승전결 타며 내지르는 것만이 베스트라고 여기는 것인가”라며 우려를 표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SBS ‘K팝스타4′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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