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외모와 화려한 입담의 ‘나’(크리스 에반스)는 제법 잘나가는 시나리오 작가다. 액션 시나리오를 쓰길 원했지만, 주어진 건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 어릴 적 자신을 두고 남자친구와 떠난 엄마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사랑 불감증이 되어버린 ‘나’에게 로맨틱 코미디 시나리오를 쓰기란 너무 어려운 일.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참석한 자선파티에서 만난 ‘그녀’(미셸 모나한)에게 지금껏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이 꿈틀거린다. 이후 무작정 ‘그녀’를 만나기 위해 자선파티를 전전하다 마침내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아슬아슬한 데이트를 즐긴다. 청소년 관람불가, 23일 개봉.
10. 사랑을 글로 배운 분들에게 드리는 지침서, 감정은 글과 달라요! ∥ 관람지수 6
인기남인 ‘나’는 사랑을 모른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사랑을 믿지 않고, 사랑이 다가올수록 쳐내기 바쁘다. 잘생긴 외모와 위트로 하룻밤 사랑에 만족해한다. 그러던 중 로맨틱 코미디 장르의 시나리오를 써야만 하는 상황에 놓인다. 진짜 사랑을, 아니 사랑의 감정을 가져본 적 없었던 나에게 사랑 이야기는 당연히 어렵다. 온갖 상상을 하고, 조언을 구해보지만, 진짜 감정만큼은 알 길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속을 뒤집어 놓은 ‘그녀’를 만났다. 영화 ‘타임 투 러브’는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린다.
늦게 배운 도둑질이 더 무서운 법이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진지하게 ‘사랑’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가 우연히 만난 ‘그녀’에게 푹 빠진 다음에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달려든다. 이처럼 영화는 사랑을 몰랐던 ‘나’의 성장통이다. ‘나’는 자선파티에서 만났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모든 자선파티를 쫓아다닌다. 수많은 자선파티를 헤매던 중 ‘그녀’를 다시 만났다. 그리고 무작정 달려든다. ‘그녀’에게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있음에도 말이다.
상상력마저 풍부해진다. 사랑 때문에 가슴앓이를 시작한 ‘나’는 시나리오 작가답게 시공간을 초월한 로맨스를 상상하며, 자신과 ‘그녀’를 대입시킨다. 흥미로운 건 ‘나’의 상상에 한국 드라마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유생으로 분한 크리스 에반스의 한국어 대사도 있다. 이 영화의 제작 참여한 크리스 에반스가 한국에 대한 애정이 넘쳐 한국 드라마 장면을 넣었다는 풍문이다. 국내 관객들에겐 웃음이 터지는 장면 중 하나다.
사랑하면 용감해진다. ‘나’는 막무가내로 달려든다. 애인이 있는 ‘그녀’에게 우정데이트라는 말도 안 되는 수작을 부리고, 밤늦은 시간 그녀의 집을 무작정 찾아가 행패를 부린다. ‘그녀’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늘어지기도 한다. 주위의 시선따윈 필요 없다.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그래서 한창 사랑 중인 사람은 티가 나는 법이다. 현실이나 영화나 똑같다. 그리고 용기 있는 사람이 사랑을 거머쥐는 것도 비슷해 보인다. 이 과정에서 웃음을 안겨준다.
여느 로맨틱 코미디가 그렇듯, 이야기의 흐름이나 과정은 평범하다. 특이한 에피소드들로 구성됐지만, 그 안에 흐르는 감정은 현실적이다. 또 배우들의 매력에 기대는 바가 크다. 무게감을 뺀 크리스 에반스의 활약이 상당하다. 화려한 언변은 물론 몸 개그에 가까운 우스꽝스러운 상황까지 다채롭다. 또 ‘그녀’ 역의 미셸 모나한은 아름답다. 극 중 ‘나’가 한 눈에 반해 상사병에 빠지는 상황이 쉽게 공감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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