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400회를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지난 2006년 5월 첫 방송 이후, 9년 동안 장수하면서 국민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던 ‘무한도전’이 정식 기자간담회를 연 것은 지난 해 10월 임진각에서 열린 자유로 가요제 직전 기자간담회를 연 것에 이어 두 번째다. 10일 오후 MBC 상암 신사옥 골든마우스 홀에서 열린 ‘무한도전’ 방송 400회 기념 기자간담회에 멤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와 김태호 PD 등 제작진이 자리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9년이라는 역사의 무게가 결국 책임감으로 돌아온 ‘무한도전’의 현 위치를 절감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김태호 PD는 부담을 이야기하면서 줄곧 초심을 강조했다. 멤버들 역시도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는 듯, 다소 진지한 분위기 속에 간담회가 이어졌다.
김태호 PD는 “성장보다 유지 보수가 더 힘들다”고 털어놓으며, “아이템 선정도 고민이 더 된다. 녹화를 취소하거나 미뤄서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저희가 먹은 나이에 대한 책임감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처음에는 내가 10년이나 거창하게 해보자하며 시작한 것도 아니고, 예능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자라고 시작했다”며 “그런데 이제는 서로가 잘 하는 것, 못하는 것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있다보니 가끔은 움추려 들 때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호 PD는 “뒤쳐지지 않으려는 멤버들의 자존심도 있으니 쉽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말로 그의 자존심을 전하기도 했다.
멤버들은 ‘무도다운 것’에 대한 각자의 정의도 밝혔다. 먼저 박명수는 “있는 그대로의 방송이 곧 ‘무도’다”라며 “속된 말로 자빠져 자는 모습을 방송에 내보내서 욕을 먹기도 하는 것이 곧 ‘무도’다”고 말했다. 이어 정형돈은 “‘무도’답지 않은 것이 ‘무도’답다”고, 노홍철은 “보든 사람도 하는 사람도 즐거운 것이 곧 ‘무도'”라고 정의했다. 하하는 단촐하게 “‘무도’는 후련”이라고 말했으며, 유재석은 그저 깔깔거리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도’라고 밝혔다.
긴 역사만큼이나 위기설도 많았던 ‘무한도전’이다. 김태호 PD는 “우리들도 사람인지라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당황스럽다”며 “이런 일들이 있을 때마다 배우고 느낀 것은 시청자들에 빨리 오픈해서 답을 같이 찾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럴 때마다 긴 고민 하지 않고 시청자들에 우선 ‘어떻게 할까요’라며 물어보게 된다”고 말했다. 솔직하게 맞서는 것이 유일한 위기해결방법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하고 강조했다.
있는 그대로, 기본으로, 초심으로, 본질로의 회귀를 줄곧 이야기하게 된 이 자리가 ‘무한도전’ 멤버로 9년이란 긴 시간을 걸어오면서 이들이 뼛속까지 느끼고 있는 국민 예능으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이날 자리를 시작하기 앞서 김태호 PD는 “항상 가장 중요한 것은 평정심인 듯 하다”며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이번 400회 특집을 떠들썩하기 않게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장 ‘무도’ 다운 것이 무엇인지에 관한 고민 속에 가장 ‘무도’ 답게 앞으로를 걸어가는 것이 정답임을 느끼는 이들에게서 웃음 이면의 깊은 고민이 다가왔다. 이들의 400회 특집은 18일 방송된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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