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비밀의 문’

‘비밀의문’이 5회만에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6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비밀의 문-의궤 살인사건'(극본 윤선주·연출 김형식, 이하 ‘비밀의 문’) 5회는 시청률 7.5%(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 방송된 4회보다 무려 2.5%p 하락한 수치로, 동시간대 1위인 MBC ‘야경꾼 일지’의 9.3%에 비해 1.8%p 뒤진 기록이다.

특히 월화극 꼴찌였던 KBS2 ‘연애의 발견’이 종영을 앞두고 뒷심을 발휘해 ‘비밀의 문’과 동률을 기록, 선두와 격차는 벌어지고 뒤에서는 치고 올라와 발목이 잡히는 상황에 처했다. 한석규와 이제훈의 이상적인 조합과 몰입도 높은 이야기 전개, 촘촘한 연출력을 바탕으로 방송 직후부터 대작 탄생의 예감을 자극했던 ‘비밀의 문’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밀의 문’ 5회에서는 신흥복(서준영)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찾기 위한 이선(이제훈)의 수사 과정이 계속해서 그려졌다. 신흥복 사건은 포도대장 홍계희(장현성)의 조작으로 인해 왕실비방을 목적으로 한 자살로 은폐되는 듯 했다. 결정적인 증인이었던 동참화사 정운(최재환)마서 살해당하며 이선은 난관에 부딪혔지만, 목격자 서지담(김유정)이 등자하면서 재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서지담의 활약 덕에 이선은 신흥복 살해사건을 은폐하려는 배후에 노론 세력이 있음을 추론하기에 이르렀다. 포도대장 홍계희을 비롯, 목격자의 익명서를 받고도 묵살한 관원 민우섭(강서준)과 그의 아버지 노론 민백상(엄효섭)까지 사건에 깊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비밀의 문’은 초반 강한 메시지를 드러내며 이를 힘입게 끌고 나갔다. 하지만 판세를 뒤집을 만큼 흡인력을 끌어당길 뭔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맹의’가 상징하는 영조의 왕의 즉위와 관련된 의문점은 어느 정도 실체를 드러냈지만, 주인공 이선은 이제야 흥복의 죽음에서 벗어나 큰 그림을 보게 된 형국이다.

‘비밀의 문’은 큰 틀에서 이미 예상 가능한 스토리다. 이에 긴장감을 더하기 위해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진실에 접근해 가는 이선을 지켜보는 형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 느슨한 전개를 채우기 위해 서지담이라는 인물을 투입했다. 지담을 통해 사건이 박차를 가하는 듯 하다가 그녀가 위협을 받으면서 위기를 그리기도 하고 이선과 미묘한 로맨스 요소까지 더했다. 하지만 시청자 반응은 신통치 않다.

이선과 서지담의 추리 게임은 아쉽게도 시청자의 몰입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이미 시청자 가지고 있는 배경지식이 극중 인물에 비해 많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제야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는 추리 과정은 긴장감은 크지 않다. 영조와 이선의 갈등은 언제쯤 본격화 될까. 갈길이 아직 멀게만 느껴진다.

이 가운데 ‘비밀의 문’은 맹의의 행방을 두고 피를 부르는 진짜 전쟁을 예고 했다. 노론의 영수 김택은 흥복과 정운의 희생으로 되찾은 맹의에 안심했으나, 그가 가진 문서는 모조품에 불과했고 진짜 맹의는 동궁전의 별감이자 검계 서방의 우두머리 강필재(김태훈)의 손에 있었다. 끝내 열려버린 판도라의 상자는 꼬리 물 듯 영조와 이선, 김택(김창완)과 박문수(이원종), 강필재(김태훈)와 검계 동방의 우두머리 나철주(김민종)까지 사건의 중심에 모이게 했다.

제작진은 “지난주 갈등의 핵인 ‘맹의’를 둘러싼 영조 한석규와 김택 김창완의 관계가 확연히 드러났기 때문에, 오늘 방송부터는 신흥복 살해사건의 진실 찾기와 더불어 영조와 노론, 노론과 이선, 이선과 영조 등 각각 인물들의 본격적인 권력 전쟁이 펼쳐질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비밀의 문’은 향후 이들의 관계가 비중있게 그려지며 빚어질 새로운 갈등을 그려낼 전망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묵직했던 초반부를 지나 또 다른 폭발점을 가져갈 수 있을까. ‘비밀의 문’이 본격화 될 권력 전쟁을 시작으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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