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독 알레한드로가 자신의 딸 루이사(김여진)와 라몬(조순창)의 약혼을 발표한다. 그러나 라몬을 쌀쌀맞게 대하는 루이사. 그의 이기적이고 독단적인 성격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한편 라몬은 캘리포니아 경제를 일으킬 새로운 사업을 발표하는데, 실상 시민들을 착취해서 자신의 부(富)를 축적하기 위한 계책이다. 라몬이 관리하는 광산에서 강제노역 중 탈출하다가 총에 맞은 디에고(김우형). 그러나 기적적으로 집시 퀸 이네즈(소냐)에 의해 목숨을 구한다. 이후 이네즈는 디에고에게 20년 전에 사라진 영웅 조로로 대신 나서 줄 것을 제안하는데….(중략)
2011년 국내 초연되어 호평을 받은 뮤지컬 ‘조로’가 한층 세련되고 화려한 무대 연출로 돌아왔다. 이 공연의 원작은 존스턴 매컬리(Johnston McCulley)의 ‘카피스트라노의 재앙’(The Curse of Capistrano)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5부작 시리즈다. 흥미로운 건 이 소설이 출간된 지 거의 100년이라는 기간이 흘렀음에도 결코 식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는 것. 그리고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하여 영화, TV 드라마, 연극, 애니메이션, 비디오게임 그리고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로 제작되기도 했다. 바꿔 말해서 ‘조로’는 역사 소설의 범주를 넘어 일종의 ‘문화 아이콘’과 같은 엄청난 영향력을 입증한 것이다.
영화 그 이상의 매력
스페인어로 여우라는 별명을 지닌 ‘조로’라는 가상인물은 현대인에게 매력적인 존재이다. 세련되고 품위있는 태도를 지니면서 민초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내놓을 수 있는 의협심이 강한 정의의 사도. 게다가 적을 뛰어난 검술과 지략으로 제압하지만 결코 살인을 저지르지 않으니, 이 얼마나 멋진 인물인가.
그에 따라 ‘조로’를 소재로 한 영화가 참으로 많은데, 가장 최근작으로 이 인물을 연기한 이가 안토니오 반데라스다. ‘마스크 오브 조로’와 ‘레전드 오브 조로’ 2편의 영화에서 주인공으로 나선 그는 관객으로 하여금 낭만적인 기사가 어떤 건지를 할리우드식 표현으로 확연히 보여주었으며, 극의 전반적인 내용도 시종일관 유쾌하다. 부연하여 ‘레전드 오브 조로’보단 ‘마스크 오브 조로’가 뮤지컬의 극적 구성이나 내용에 있어 유사한 면이 많다.
다음으로 뮤지컬 ‘조로’는 앞서 언급한 두 편의 영화 그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이유인즉 이 공연을 통해 뮤지컬뿐만 아니라 영화적인 요소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이네즈 역의 소냐와 조로 역의 김우형을 비롯해 주요 인물의 열창과 앙상블이 펼쳐지는 역동적인 군무는 뮤지컬 특유의 묘미를 잘 보여주었다. 게다가 영화적인 요소도 가미되었는데, 한 예로 라스트신에서 조로와 라몬의 결투를 들 수 있다.
빠르게 전환하는 스크린을 배경으로 마치 전속력으로 달리는 기차 위에서 펼쳐지는 두 사람의 액션은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영화적 장치(스크린)와 360도 회전하는 무대장치(기차모형세트)가 절묘하게 결합된 이 장면은 그야말로 이 뮤지컬의 백미. 영화, 그 이상의 액션과 재미를 선보인 뮤지컬, 바로 공연 ‘조로’를 관람한 첫 인상이다.
씨네컬은 시네마(Cinema)와 뮤지컬(Musical)을 합성한 말로, 각기 다른 두 장르를 비교 분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편집자주>
글. 문화평론가 연동원 yeon042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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