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선수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연속 3연패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값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MBC는 김나진 캐스터와 김성태·류윤지 해설위원의 3인 중계로 박태환 선수의 질주에 힘을 실었다. 김나진 캐스터와 김성태·류윤지 해설위원은 예선경기가 시작되기 3시간 전인 새벽 6시부터 경기장에 도착해, 서로 중계 호흡을 맞춰보는 등 철저한 준비를 해 나갔다.
김성태 해설위원은 예선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지난 15일(월)부터 IBC에 나와 서로 호흡을 맞춘 게, 많은 도움이 됐다. 방송을 보고 나서 지인들에게서 ‘편안하게 잘 봤다.’라는 말을 전해줬다. 안타까운 건 박태환 선수 위주의 중계다 보니, 순위권 밖에 있는 다른 선수들 얘기를 못 전해주는 것이었다”며 첫 중계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MBC 김나진 캐스터에 의하면, 김성태 해설위원은 ‘기록 기계’ ‘기록 저장소’ 라고 불린다고. 선수 개개인에 대한 기록을 정확히 알고 있어, 선수가 등장하면 ‘얘는 몇 초, 쟤는 몇 초’라고 정확히 말한다고 전했다. 이는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선수들이 김성태 위원이 가르쳤던 제자들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성태 위원은 스타트 심판 출신이자 전 국가대표 코치이기도 하다.
200m 결선 경기가 끝난 뒤, 김성태 해설 위원은 “박태환 선수가 광저우 때는 초반부터 쭉 치고 나갔기 때문 경쟁선수들이 쫓아갈 생각이 안 들게 만들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는 초반 30m까지는 치고 가다가 그 다음부터는 밋밋한 경기를 펼쳤다. 많이 아쉽다. 우리가 신경써야 할 선수는 쑨양보다는 하기노 고스케 선수다. 하기노 고스케 선수는 젊기 때문에 봇물 터지면 무섭게 터진다”고 경기 내용에 대한 안타까움을 얘기했다.
류윤지 위원 역시 “박태환 선수는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유일무이한 선수다. 그래서 더 부담을 많이 가졌을 것 같다. 3연패 도전, 숙명의 라이벌인 쑨양과의 대결 등의 타이틀, 특히 본인의 이름이 걸린 경기장에서 펼치는 시합이라 두 배 세 배 긴장됐었던 것 같다. 후반부 몸이 쳐지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힘들까?’하는 생각이 들며 감정이입 됐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태환 선수의 사소한 습관까지 잘 파악하고 있는 류윤지 위원은 “하지만 박태환 선수는 정신력이 강한 선수니까 빨리 떨쳐버리고 잘 극복하리라 본다.”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대 얼짱 인어’로 알려진 류윤지 해설 위원은 선수로서의 경험을 살린 감성적이고 감미로운 멘트로 화제가 됐다. 류윤지 위원은 “선수들이 스타트 블록에 서면 물과 대화를 나눈다. 물에게 ‘잘 부탁해’라고 살며시 얘기한다.”며 선수 시절의 경험을 감성적인 언어로 중계에 녹여냈다. 결선이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해설위원으로서의 중계에 대한 부담보다는 선수로서 스타트 라인에 섰을 때의 떨림을 생각하니, 가슴이 떨려온다고 전하기도 했었다.
김성태 해설위원은 MBC의 중계의 차별성에 대해서 ‘풍부한 데이터베이스를 통한 정확한 예측’이라고 전했다. “아시아권 수영 선수들은 메달을 획득했던 선수들 외에는 별로 기록이 없다. 맨땅에 헤딩하는 식으로 외국 사이트 들어가서 일일이 선수들 기록을 검색했고, 선수들 개개인 기록의 변천사를 인터뷰 기사까지 검색해서 찾았다. 그래서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나진 캐스터와 김성태·류윤지 해설위원 수영 3인방은 선수, 코치이자 심판, 시청자의 대변인이 돼 알맹이 꽉 차고 편안한 중계를 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심판과 코치를 두루 걸친 김성태 위원은 날카로운 판단력으로 정확한 판단력이 돋보이는 중계를 이끌어나갔고, 류윤지 위원은 선수로서의 경험과 여성만의 풍부한 감성을 살리며 자칫 딱딱해 질 수 있는 중계를 부드럽게 만들었다. 또 성실의 아이콘이자 누구보다 스포츠를 사랑하는 열혈 김나진 캐스터는 시청자의 입장이 되어, 힘차고 박진감 넘치면서도 보기 좋고 듣기 편한 중계로 MBC만의 특색있는 수영 중계를 만들어나갔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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