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 애슐리, 은비, 리세, 소정, 주니(왼쪽부터)

또 눈물이 내 앞을 가려주네요, 그대 모습 혹시 보일까봐
벌써 시간이 나도 모르게 늦었네요, 오늘도 그대만 기다렸죠
난 참 바보처럼 그대만 불러요, 언젠간 그대도 날 보겠죠
한참 기다리다 눈물이 고여요, 이렇게 또 하루가 지나죠
오늘 하루만 I cry, 영원히 행복하길 Good bye
가끔은 내 생각에 웃어도 좋아, I’m fine thank you

- 레이디스 코드 ‘아임 파인 땡큐’

레이디스 코드 고(故) 은비의 생전 소원이었다는 음원차트 1위를 달성한 ‘아임 파인 땡큐’는 타이틀곡도 아니었다. 이 곡이 실린 레이디스 코드의 두 번째 미니앨범 ‘코드#2 프리티 프리티’의 타이틀곡은 흥겨운 비트의 ‘예뻐예뻐’였다. 떠나가는 이의 행복을 비는 노래 ‘아임 파인 땡큐’가 노래 자체의 의도와 다르게 들리는 이유는 가슴 아픈 사고 때문일 것이다. 사고를 당한 이의 쾌유를, 그리고 떠나간 이의 행복을 비는 팬들의 마음이 이 노래로 모아진 것이다.

권리세를 처음 실제로 본 것은 2011년 5월에 치러진 ‘위대한 탄생’의 결승전이었다. 당시 권리세는 백청강과 이태권의 결승전을 축하하기 위해 무대에 등장해 아기자기한 율동과 노래를 들려줬다. 권리세는 ‘위탄’ 출신 중 가장 스타성을 지닌 재원으로 평가받았다. 그리고 보이스코리아 출신의 소정, 에슐리, 주니, 은비와 함께 레이디스 코드의 멤버가 되기에 이른다.

이후 레이디스 코드는 매 앨범, 싱글을 통해 여성의 다양한 코드를 선보여 왔다. 작년 3월에 나온 데뷔 타이틀곡은 ‘나쁜 여자’로 이 곡은 여타 걸그룹의 귀여운 데뷔곡과 달리 꽤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스윙이 가미된 격렬한 리듬에 브라스가 가미되고, 반전이 있는 멜로디 등은 히트공식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참신한 시도였고, 레이디스 코드를 각인시키기에 충분했다.

이어진 싱글 ‘헤이츄(Hate You)’에서는 호러 풍의 뮤직비디오를 통해 ‘나쁜 여자’에 이어 ‘센’ 이미지를 전했다. ‘예뻐 예뻐’에 이르러서야 일반 걸그룹과 같은 사랑스러운 모습을 선보였다. ‘예뻐 예뻐’는 기존 곡들에 비해서 트렌디한 느낌의 곡이었다. 히트에 대한 욕심이 드러나는 곡이었고, 기존 곡들에 비해 음원차트에서 가장 선전했다. 하지만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곡은 ‘아임 파인 땡큐’다. 그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을지 모르겠지만.

그 다음 싱글 ‘소 원더풀(So Wonderful)’은 ‘나쁜 여자’와 ‘예뻐 예뻐’가 결합된 느낌의 곡이었다. 브라스가 강조된 ‘나쁜 여자’의 사운드 질감과 친숙한 ‘뽕’ 멜로디가 가미된 ‘예뻐 예뻐’의 요소가 함께 느껴졌다. 아이돌그룹은 보통 이런 식으로 자신의 색을 만들어가는 것이 보통이다. 다양한 스타일을 입혀보면서 어울리는 옷을 찾아가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8월에 나온 가장 최근 싱글인 ‘키스 키스’는 슬슬 레이디스 코드의 색이 나오기 시점의 노래였다. 펑키한 리듬과 톡톡 튀는 멜로디. 음악적으로 가장 욕심을 부린 데뷔 곡이 대중이 소화하기에 조금 과했다면, 이 곡은 나름의 개성을 지키며 대중성을 파고든 곡이었다. 이렇게 나래를 펼치려는 시점에서 레이디스 코드는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언젠가 레이디스 코드의 세 번째 미니앨범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직 시도하지 못한 레이디의 코드를 마저 보여주길. ‘아임 파인 땡큐’를 잇는 곡이 나와 주길. 다음 앨범을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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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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