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9회 토론토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들



제39회 토론토 국제 영화제에 한국 영화가 잇달아 초청받아 눈길을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영화 전문 사이트 인디와이어에 따르면 제39회 토론토국제영화제는 시티 투 시티(City to City) 섹션의 도시로 한국 서울을 선정하고 8편의 영화 라인업을 발표했다.

매년 9월 캐나다에서 개최되는 토론토 국제영화제는 1976년 처음 시작된 이후 해마다 60여개국의 300여편 이상의 영화가 상영되는 북미 최대의 비경쟁 영화제로 ‘북미의 칸’이라고 불릴 정도로 영향력 있는 영화제로 손꼽힌다. 올해는 9월 4일부터 14일까지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다.

시티 투 시티 섹션을 통해 상영되는 영화는 이도윤 감독의 ‘좋은 친구들’, 김성훈 감독의 ‘끝까지 간다’, 정주리 감독의 ‘도희야’, 박경근 감독의 ‘철의 꿈’, 임필성 감독의 ‘마담 뺑덕’, 박정범 감독의 ‘산다’, 부지영 감독의 ‘카트’, 장률 감독의 ‘경주’ 등 총 8편이다.

시티 투 시티 섹션 외에도 심성보 감독의 ‘해무’가 갈라 섹션, 임권택 감독의 ‘화장’, 홍상수 감독의 ‘자유의 언덕’이 마스터 섹션에 초청됐다.

#. 시티 투 시티 섹션

올해 여섯 번째로 진행되는 도시기행 시리즈인 ‘City to City’ 프로그램은 토론토국제영화제가 그들이 선정한 도시에 사는 영화인의 삶과 작업을 조망하는 섹션이다. 특히 올해의 도시로 ‘서울’이 결정되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지금까지 텔 아비브, 이스탄불, 부에노스 아이레스, 뭄바이, 아테네 등이 선정된 바 있다.

- 좋은 친구들

우발적인 사건으로 의리와 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세 남자를 그린 웰메이드 범죄 드라마. 지성이 한 순간 모든 것을 잃고 진실을 쫓는 남자 현태 역을 맡았고, 주지훈이 의리도 야망도 지키고 싶었던 남자 인철 역을 연기했다. 또 이광수가 친구를 위해 모든 것을 건 남자 민수 역을 맡아 앙상블의 마침표를 찍었다. 심리를 자극하는 밀도 있는 스토리, 스타일리시한 영상미로 감각적인 범죄 드라마라는 호평을 얻었다.

- 도희야

‘도희야’는 땅끝 바닷가 마을 파출소장으로 좌천된 영남(배두나)이 폭력에 노출된 소녀 도희(김새론)를 도우려다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 홀로 노출된 14세 소녀 도희(김새론 분)를 만나 그녀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다 오히려 도희의 의붓아버지 용하(송새벽 분) 때문에 위기에 빠지게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영향 아래 있는 남자’,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정주리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5월 개최된 제 67회 칸국제영화제의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도 초청되기도 했다.

- 끝까지 간다

칸영화제 감독 주간 섹션에 초청됐던 ‘끝까지 간다’도 토론토로 간다. ‘끝까지 간다’는 한순간의 실수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형사 고건수가 자신이 저지른 사건을 은폐하기 시작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범죄 액션 영화.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이선균, 조진웅 등이 출연했다.

- 철의 꿈

다큐멘터리 ‘철의 꿈’은 거대한 산업 인프라가 구축된 대기업으로 상징되는 한국 산업화에 대한 영상을 담은 작품. ‘청계천 메들리’로 철을 통한 한국 근대사를 탐구했던 박경근 감독의 연출했다. ‘철의 꿈’은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과 함께 뉴욕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다큐멘터리 포트나잇에 선정돼 2월 한 달 동안 유럽과 북미에서 순차적으로 상영되기도 했다.

- 산다

영화 ‘산다’는 가진 것도, 희망도 없지만 성실하게 살고 있는 30대 초반의 정철. 아버지와의 불화로 비뚤어진 그는 강원도 집을 떠나 어렸을 적 헤어진 형을 찾아 서울로 오게 되면서 시작된다. 형의 소개로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게 된 정철은 근처 고급 레스토랑을 드나드는 손님들의 부유한 삶을 목격하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정철의 형은 일터에서 거액을 물어주게 될 곤경에 처한다. 형의 극단적인 선택을 우연히 알게 된 정철은 형의 마음을 돌리려 노력한다. 영화는 생이 부질없고 덧없다고 생각하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정철이라는 인물을 통해,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 경주

영화 ‘경주’도 국제영화제의 잇따른 부름을 받고 있다.’경주’는 7년 전 춘화를 찾는 수상한 남자 ‘최현’(박해일)과 기품 있는 외모와 달리 엉뚱한 여자 ‘공윤희’(신민아)의 설레는 1박 2일을 그린 영화. 제6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에 이어 제23회 후쿠오카 국제영화제, 이번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잇따라 공식 초청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 마담 뺑덕

고전 ‘심청전’을 현대판 치정 멜로로 재탄생 시킨 영화 ‘마담 뺑덕’도 10월 개봉 확정과 함께 토론토영화제 공식 초청 소식됐다. ‘마당 뺑덕’은 한 남자와 그를 사랑한 여자 그리고 그의 딸 사이를 집요하게 휘감는 사랑과 욕망, 집착의 치정 멜로. 고전 ‘심청전’을 사랑과 욕망, 집착의 이야기로 비튼 파격적인 설정이 가장 눈에 띈다.

정우성이 벗어날 수 없는 독한 사랑과 욕망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어가는 학규 역을 맡아 기본에 볼 수 없었던 ‘야한’ 매력을 선보인다. 또 순수와 팜므파탈을 오가는 덕이 역의 이솜, 학규의 딸 덕이 역을 맡은 신예 박소영 등이 호흡을 맞췄다. ‘남극일기’ ‘헨젤과 그레텔’ 등을 연출한 임필성 감독이 오랜만에 메가폰을 들었다.

- 카트

영화 ‘카트’는 대형마트의 계약직 직원들이 부당해고를 당한 이후 이에 맞서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염정아가 마트 계산원 선희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을 선보이며 김영애는 청소원들의 구심점이자 따뜻한 마음씨의 순례 여사 역할을 연기한다. 마트 노동조합의 청일점 동준 역은 김강우가 맡았다. ‘건축학개론’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시라노;연애조작단’ 등을 만든 명필름이 제작을 맡고,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애정만세’, ‘나 나 나: 여배우 민낯 프로젝트’ 등을 연출한 부지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 마스터 섹션

마스터 섹션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 영화 감독들의 최신작들을 소개하는 부문으로 해마다 약 10~13여 편 내외의 작품이 선정된다. 그동안 미카엘 하네케, 크리스티앙 문쥬, 지아 장커 등 세계적 거장을 비롯해 우리나라 감독들 중에서는 임권택, 이창동, 홍상수, 김기덕 감독 등의 신작들이 소개되기도 했다.

-화장

임권택 감독의 영화 ‘화장’이 ‘하류인생’, ‘천년학’에 이어 또 한번 마스터 섹션에 초청 됐다. ‘화장’은 이암에 걸린 아내가 죽음과 가까워질수록 다른 여자를 깊이 사랑하게 된 남자의 서글픈 갈망을 그린 이야기로 2004년 제28회 이상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김훈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세월만큼 한층 더 깊어진 시선, 삶과 죽음, 사랑과 번민이라는 보편적인 감정과 공감, 시대와 소통하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프로덕션으로 격조 있는 작품의 탄생을 예고한다. 안성기가 중년 남성의 매력을 담은 캐릭터를 열연하고, 김호정과 김규리가 각각 죽음으로 쓰러져가는 아내와 생의 한가운데 가장 빛나는 여인을 연기한다.

‘화장’은 다음달 27일부터 9월 6일까지 열리는 제71회 베니스 영화제 비경쟁 부문 마스터 감독들을 소개하는 갈라 상영작으로도 초청돼 화제를 모은바 있다.

-자유의 언덕

홍상수 감독은 2012년 ‘다른 나라에서’와 2013년 ‘우리 선희’에 이어 ‘자유의 언덕’으로 3년 연속 토론토 국제영화제의 러브콜을 받게 됐다.

‘자윤의 언덕’은 인생에 중요했던 한 여인을 찾기 위해 한국을 찾은 모리가 서울에서 보낸 며칠을 다룬 작품이다. 카세 료를 비롯해 문소리, 서영화, 김의성, 윤여정, 기주봉, 이민우, 정은채 등이 가세했다.

‘자유의 언덕’은 한국에서는 오는 9월 4일 개봉 예정이며, 제 7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부문과 제 52회 뉴욕영화제에도 공식 초청을 받았다.

#. 갈라 섹션

올해 갈라 섹션에 초청되는 20여 편의 영화 중, 한국영화로서는 유일하게 ‘해무’가 선정 됐다. 갈라 섹션에는 ‘놈, 놈, 놈’(08, 김지운 감독) ‘하녀’(10, 임상수 감독) ‘감시자들’(13, 조의석·김병서 감독) 등이 상영된 바 있으며 ‘해무’는 한국 영화로서는 4번째 공식 초청작이다.

- 해무

‘해무’는 만선의 꿈을 안고 출항한 여섯 명의 선원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해무 속 밀항자들을 실어 나르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김윤석, 한예리, 이희준, 문성근, 김상호, 유승목 등이 가세했다. 봉준호 감독이 제작을 맡고 ‘살인의 추억’을 집필한 심성보 감독이 연출 데뷔작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심성보 감독은 “1998년 IMF시대, 한국의 작은 소도시에서 살아가는 평범한 선원들의 이야기가 토론토영화제를 통해 전세계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게 돼 가슴이 설렌다. 과연 다른 문화권에 사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면서도 무척 기대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해무’는 다음달 19일부터 27일까지 9일간 열리는 제62회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영화제 경쟁부문에도 초청 받았다.

글. 최보란 orchid85a@tenasia.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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