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위너의 베일이 벗겨졌다. YG엔터테인먼트의 블로그 ‘YG 라이프’에 새 앨범 예고가 게재될 때마다 많은 이들은 위너가 아닐까 하는 기대를 하기도 했다. 팬들 사이에서는 “위너는 데뷔 빼고 다 해본 신인이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그런 위너가 꽉 찬 10개의 곡이 수록된 앨범으로 데뷔를 알렸다. 타이틀곡 제목 ‘공허해’와 달리 위너는 공허하지 않은 모습으로 자신들의 색을 드러냈다.위너는 지난 12일 자정 데뷔와 동시에 9개 실시간 음원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올레, 지니, 다음, 벅스 등의 차트에서는 앨범 수록곡 모두 1위부터 10위까지를 석권한 이른바 ‘줄세우기’ 현상을 보였다.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인 기록이었다. 왠만한 인기 아이돌도 수록곡 전곡 차트 줄세우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기 때문이다. 위너의 ‘공허해’는 공개 2일이 지난 14일 현재까지도 온라인 음원차트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음원 최강자로 일컬어지는 YG엔터테인먼트에서 9년 만에 나오는 보이그룹인 만큼 위너의 강세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하지만 이 정도로 돌풍을 일으킬 지는 확신되지 못했다. 위너는 자신들의 반전 포인트로 견고한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 감성
먼저 위너의 반전 포인트는 감성이었다. 위너는 지난해 방송된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윈:후 이즈 넥스트(WIN:Who Is Next, 이하 윈)’에서 ‘스마일 어게인(Smile Again)’, ‘고 업(Go Up)’ 등의 자작곡을 선보였다. 당시 위너의 자작곡은 비교적 밝고 활기차며 희망적인 감성을 담아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윈’ A팀이었던 위너 특유의 진솔하고 인간적인 면모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곡들이기도 했다. ‘고 업’은 디지털 싱글로 발매돼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해 대중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때문에 위너가 여름에 발매하는 데뷔 앨범에서도 밝은 감성을 담은 빠른 비트의 음악을 타이틀로 할 것이라는 예상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순간 달랐다. ‘스마일 어게인’은 앨범에 수록됐지만 더블 타이틀곡은 ‘공허해’와 ‘컬러링’이었다. 두 타이틀곡은 서정적이며 감성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공허해’는 연인과 이별 후에 느끼게 되는 공허하고 애절한 감성을 담았다. 특히 멤버 송민호와 함께 ‘윈’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던 B팀 비아이(B.I)와 바비가 곡 작업에 참여했다. YG의 힙합 색을 바탕으로 했지만 색으로 비유한다면 회색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하고 공허한 위너만의 감성을 가득 담았다.
‘컬러링’도 ‘공허해’만큼 서정적이다. 발라드 곡인 ‘컬러링’은 아련한 피아노 선율로 시작되며 전반적으로 느린 템포를 보인다. ‘컬러링’은 리더 강승윤이 메인 프로듀서로 참여한 곡으로 마치 위너의 일기장을 보는 듯한 가사와 서정적인 멜로디가 듣는 이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위너(왼쪽부터 송민호, 남태현, 강승윤, 김진우, 이승훈)
# 색위너는 음악적 감성과 더불어 색에서도 반전 포인트를 보였다. 빅뱅, 2NE1 등 YG엔터테인먼트 선배 그룹은 대체로 강렬한 카리스마, 경쾌함을 타이틀로 앞세웠다. 빅뱅과 2NE1은 힙합을 바탕으로 강한 색채를 뿜었다. 두 그룹은 트렌드 세터라는 이야기를 들을 만큼 비주얼이나 음악적인 면에서 ‘센’ 느낌을 줬다. 위너 또한 선배 그룹처럼 강하고 센 이미지로 등장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위너는 티저부터 조금은 다른 색을 보였다.
위너는 테스트 위크, 뉴욕 위크, 위너 위크 등을 통해 약 3주 간 데뷔 준비 프로모션을 펼쳤다. 흔히 패션 행사를 일컬을 때 ‘~위크’라 말하듯 위너도 자신들만의 패셔너블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위너의 데뷔 위크 포스터는 백스테이지에서 무대로 등장하기 전 모델의 스탠바이 모습을 그렸다. 이는 데뷔를 앞둔 위너 멤버들의 비장함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패션 트렌드의 처음이라 불리는 패션 위크 런웨이처럼 위너 또한 음악의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각오가 드러났다. 위너는 세고 강렬한 이미지는 아니지만 깔끔하면서도 서정적인, 하지만 다른 이가 펼치지 않았던 보이그룹의 세련된 음악을 선보였다. 음악의 트렌드 세터가 되겠다는 위너의 의지가 돋보이는 반전 포인트다.
지난 6일 개최된 위너의 론칭쇼에서 양현석 대표는 “YG는 힙합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위너를 데뷔 시키며 가장 큰 고민은 선배 그룹과 비슷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이 점이 위너의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 위너의 장르, 스타일을 찾는데 약 1년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위너
# 위너의 이름으로위너의 데뷔 앨범에는 자작곡이 단연 눈에 띈다. 신인 아이돌 그룹이 전곡 자작곡에 참여하는 일은 많지 않다. 특히 YG엔터테인먼트에는 ‘갓테디’라 불리는 히트곡 메이커 테디 등 스타 프로듀서 진이 있다. 하지만 위너 데뷔 앨범에서 테디의 이름은 ‘걔 세’에서만 볼 수 있다. 나머지는 위너 멤버들이 모두 참여했다. 이는 위너 멤버들의 탄탄한 음악적 역량과 자신감이 바탕으로 작용된 것이다.
앞서 위너는 ‘고 업’을 통해 자작곡으로의 경쟁력을 입증한 바 있다. 위너 멤버들은 앨범을 준비하는 10개월 동안 자신들의 색을 담은 10곡을 엄선했다. 위너는 약 30개의 곡에서 10곡을 골라 앨범에 담았다. 론칭쇼에서 강승윤은 “10개월이란 시간 동안 우리의 색을 찾고자 노력했다”며 “우리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으려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위너는 다섯 멤버 모두 곡에 참여하며 자신들의 생각과 음악적 색을 앨범에 담았다. 또한 직접 만든 곡들이기 때문에 그에 담긴 감성을 누구보다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 위너의 손길이 닿은 데뷔 앨범은 앞으로 그들의 음악적 성장을 기대하게 해주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위너는 음악 뿐 아니라 연기, 예능 등 다양하고 넓은 활동을 펼칠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위너가 또 다른 반전 포인트를 선사할지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위너는 오는 15일 YG 패밀리와 함께 서울 잠실 주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이아이에이 리얼 라이프 : 나우 페스티벌(AIA REAL LIFE : NOW FESTIVAL) 2014’를 통해 데뷔 무대를 가진다.
글. 최진실 true@tenasia.co.kr
사진제공.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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