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도 2배, 논란도 2배. 시즌3로 돌아온 케이블채널 Mnet ‘쇼 미 더 머니3(이하 쇼미더머니3)’에 대한 이야기다.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린 래퍼들의 면면도 관심의 대상이었다. 도끼, 더 콰이엇, 스윙스, San E, 타블로, 마스타 우, 양동근 등 실력있는 뮤지션부터 요즘 가장 ‘블링블링’하다는 래퍼들이 총출동했다. 시즌1~2를 거치면서 ‘쇼미더머니’ 효과를 체감한 언더래퍼들과 일반인 출연자의 지원이 계속됐고, 이는 곧 화제성으로 이어졌다.

헌데 지난 3일 첫 전파를 탄 ‘쇼미더머니3’는 방송 3회 만에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참가자 논란, 악마의 편집 등 이유도 다양했다. 방송 직후 프로그램과 관련한 갖은 이슈들은 연일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며 열기를 더했다. 아직 갈 길이 먼 ‘쇼미더머니3’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부담을 떠안게 됐음은 물론이다.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쇼미더머니3’를 바라보는 대중의 반응도 극명하게 갈리기 시작했다. 일부는 “이런 래퍼들을 한 자리에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또 어디 있느냐”고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또 반대급부에서는 “힙합신의 생태계를 파괴하는 프로그램”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처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프로그램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다.

음악을 다룬 프로그램의 인지도와 화제성의 체감도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음원 차트를 확인하는 것이다. 앞서 대국민 오디션으로 군림했던 Mnet ‘슈퍼스타K’부터 MBC ‘나는 가수다’,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까지 화제의 중심에 섰던 프로그램들은 즉각 음원으로 출시(자발적이든, 대중의 요구에 의해서든), 음원 차트 상단에 이름을 올리며 유명세를 떨쳤다.

그렇다면 ‘쇼미더머니3’의 경우에는 어떠했을까. 텐아시아에서는 지난 2012년 첫 전파를 탄 ‘쇼미더머니’ 시즌1과 2013년 방송된 시즌2 방송 기간의 음원 차트(멜론 월간 가요 차트)를 확인해봤다. 방송 기간은 두 시즌 모두 6월부터 8월까지로, 방송 후 차트 집계기간을 고려해 9월 차트까지 조사대상에 포함시켰다.
쇼미더머니3 가요차트
쇼미더머니3 가요차트
‘쇼미더머니’ 시즌1이 방송된 2012년 7월~9월 가요 차트에는 버벌진트의 ‘굿모닝’, ‘완벽한 날’, ‘충분히 예뻐’를 비롯한 총 4곡이 이름을 올렸다. ‘쇼미더머니’ 음원의 경우에는 더블케이와 LOCO가 함께한 ‘홈(HOME)’이 8월 가요차트 100위에 포함됐다. 시즌2의 경우에는 배치기, 아웃사이더, 스윙스, 매드클라운 등 다수 래퍼의 곡이 차트에 올랐다. 2013년 6월~9월 가요차트에는 배치기의 ‘눈물샤워’, 아웃사이더의 ‘슬피 우는 새’, 스윙스의 ‘어 리얼 레이디(A Real Lady)’, 매드클라운의 ‘착해 빠졌어’가 100위권에 고루 분포됐다.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대부분이 ‘쇼미더머니’에 최강래퍼, 고정크루 등의 이름으로 출연한 래퍼들의 곡이라는 점이다. 이름을 올린 래퍼의 경우에도 마침 앨범 발매 시점과 방송 시기가 맞아떨어져 순위에 오른 경우가 잦았다.

이는 ‘쇼미더머니’의 체감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음을 방증하는 자료기도 하다. ‘쇼미더머니’가 논란에도 줄기차게 내놓은 주장이 ‘힙합의 대중화와 신인 발굴’ 인만큼 이미 인지도가 쌓인 래퍼보다는 참가자의 음원이나 앨범에 대한 주목도가 중요하다. 하지만 ‘쇼미더머니’는 시즌1 때 더블케이와 LOCO의 ‘홈’을 제외한다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같은 시기에 방송됐던 ‘슈퍼스타K’와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와 비교한다면 상당히 대조적인 수치이다.

또 음원 차트 외에 ‘쇼미더머니’가 언더그라운드 힙합신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주장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텐아시아가 실제로 언더그라운드 힙합신의 분위기를 확인해 본 결과 상황은 더 심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래퍼는 “방송 이후 대중 힙합뿐만 아니라 언더그라운드 문화에 대한 관심도가 일정 부분 늘어나기는 했으나 크게 체감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힙합신에서 높은 수익을 내고 있었던 일부 소속사를 제외한다면 언더래퍼들에게까지 그 영향력이 미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굳이 수익 배분 문제가 아니더라도 ‘쇼미더머니’가 힙합의 대중화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을 낳고 있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음악평론가 강일권 씨는 “‘쇼미더머니’가 시즌2에서 매드 클라운이 메이저로 진출한 것과 같이 진입 장벽의 일부를 열어주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주목받은 몇몇 언더래퍼들의 인지도가 올라간 것이 한국 힙합 자체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는지는 평가가 어렵다. ‘쇼미더머니’가 메이저로 픽업되는 통로가 되고, 진출 이후 완성도가 떨어지는 랩 발라드를 내놓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확고한 이미지를 가진 스타 래퍼들을 넘어서는 신인 래퍼가 배출되지 않는 한, 힙합의 대중화를 논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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