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케이블채널 Mnet ‘쇼 미 더 머니3(Show Me The Money3)’가 베일을 벗었다. 출연진 면면도 만만찮다. 도끼, 더 콰이엇, 스윙스, 산이, 타블로, 마스터 우, 양동근 등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래퍼들이 총출동했다. 화려한 출연진, 이전 시즌보다 훨씬 거칠어진 내용도 눈길을 끌었다. 헌데 방송을 보고 있자면 어딘가 마음 한구석이 찜찜해져 온다. 이유가 뭘까.

본래 ‘쇼 미 더 머니’ 시리즈의 기획 취지는 ‘경쟁’이 아닌 ‘기회의 제공’에 있었다.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을 알리는 게 첫 번째 목표였고, 더 큰 그림에서는 ‘힙합’과 대중 간의 거리를 좁히는 게 목표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뭔가 느낌이 다르다.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유명세에 있다. ‘쇼 미 더 머니’는 논란 속에서도 몸짓을 키워왔고, 결국 Mnet ‘슈퍼스타K’나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유명세는 또 다른 논란을 불렀다. 첫 회에 등장한 비아이, 바비, 키썸, 뉴챔프 등 신예들은 이튿날 계속해서 온라인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줄기차게 이름을 올리며 주목받았다. 안타까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반인 지원자와 언더래퍼가 동일 선상에 올라 평가의 대상이 됐지만, 결과는 평등하지 않았다. 결국, 뽑히게 될 사람이 뽑힌 것뿐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의 모습에서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쇼 미 더 머니’라는 노골적인 타이틀보다도 의아한 부분은 참가자들의 태도다. 저마다 모두 우승을 자신하며 거친 말과 폭언에 가까운 욕설로 기량을 뽐냈지만, 그 안에 자신들이 발 담고 있는 세계를 알리려는 의욕은 읽히지 않는다. 말 그대로 스웨그(Swag, 자아도취)만 가득했을 뿐이다. 성적 욕설을 랩으로 내뱉은 중학생과 거리낌 없이 ‘YG’를 외치는 일부 참가자들의 모습도 여과 없이 전파를 탔다. 어딘가 반항적이고 거친 매력이 담긴 게 힙합이라지만, 과연 어디까지 장르의 특성이라고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호해졌다.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14년 차 래퍼 바스코의 출연은 ‘쇼 미 더 머니’의 정체성을 의심케 한다. 바스코는 “그동안 너무 오래 쉬어서 입지가 적어진 느낌이다. 지금이 가장 (출연하기에) 좋은 기회다”고 말했으나 좁아진 입지를 되찾을 방법이 꼭 오디션 프로그램이어야만 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가 탈락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혹여나 우승한다고 해도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오랜만에 등장한 바스코는 반가웠으나, 결과적으로 그가 출연함으로써 ‘힙합신’의 부끄러운 몸뚱이만 그대로 노출됐다.

방송을 통해 증명된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참가자들이 원하는 게 ‘힙합신에서의 명성’이 아니라 ‘대중적인 인지도’라는 것이다. 경쟁을 녹여냈지만, ‘쇼 미 더 머니’ 안에서는 MBC ‘나는 가수다’와 같은 음악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이 보이지 않는다. ‘쇼 미 더 머니’가 ‘언더래퍼의 저력’을 확인하는 무대가 아니라 ‘아이돌의 탄생’을 그릴 것이라면 우리는 그 안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 걸까.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Mnet ‘쇼 미 더 머니3′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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