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김광석의 ‘꽃’으로 시작했다. 아이유는 피아노를 직접 연주하며 이 노래를 불렀다. 김광석의 절절함이 아이유의 목소리를 타고 흐르는 다소 우울한 시작이었다. 동요 풍의 노래 ‘드라마’를 소녀처럼 노래하자 곧바로 분위기가 반전됐다. 곡 중간에 리코더를 부는 아이유는 정말 아이 같았다. 아이유는 “1년 전에 만들었던 곡이다. 콘서트에서 반응이 좋으면 다음 앨범에 실릴지도 모른다. ‘싫은 날’처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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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메이크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는 김현식의 ‘여름밤의 꿈’을 노래한 아이유는 “4일차 공연까지 이 곡을 노래할 때 눈을 뜨지 못했다. 눈 깜빡이는 것도 거슬리는 것 같았다”라며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겨서 눈을 뜨고 여기저기를 보게 되는데 이제 콘서트가 막바지라 너무 아쉽다. 내가 눈물이 없는데 울컥할 것 같다“고 말하며 감개무량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극장 공연이었지만 팬들의 반응은 가히 열광적이었다. ‘쿵따리 샤바라’에서는 남성 팬들이 괴성을 지르며 내레이션을 따라하는 바람에 공연장이 떠나갈 것 같았다. 이제껏 메리홀에서 들었던 그 어떤 함성보다도 큰 소리였다. 아이유 본인이 웃겨서 노래가 힘들 정도였다. 이날 공연은 총 8회 공연 중 여섯 번째 무대로 아이유는 꽤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있잖아’에서는 몸소 드럼을 연주하는 팬 서비스를 선보였고,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에서는 김완선 특유의 춤을 따라하며 앙증맞은 모습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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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막바지에 아이유는 퍼렐 윌리엄스의 ‘해피(Happy)’, 레이 찰스의 ‘힛 더 로드(Hit The Road Jack)’ 등 팝송을 선사하기도 했다. 아이유의 팬들은 조금 생소해했지만 나름 신선한 시도였다. 앵콜에서 ‘분홍신’ ‘너랑 나’ ‘좋은 날’ 등의 히트곡을 원곡과 달리 차분한 편성으로 노래한 아이유는 활짝 웃으며 “이제 아이유 콘서트 같죠?”라고 말했다. 그 물음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대답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이번 소극장 콘서트에서 아이유는 ‘꽃갈피’에서 보여준 것처럼 귀여움이 아닌 노래로 관객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좋은 날’에서 3단 고음을 들려주지도 않고 ‘분홍신’에서 춤을 추지도 않았지만, 이제는 그런 모습이 더 자연스러워 보였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제공. 로엔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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