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셉트돌의 시작, ‘다칠 준비가 돼 있어’
그룹 빅스(VIXX)가 27일 자정 네 번째 싱글 ‘기적(Eternity)’으로 컴백했다. 지난 19일 빅스가 대형 시계 이미지를 공개하며 컴백을 선언한 순간, 대중의 관심사는 하나였다. 빅스가 이번에는 또 어떤 콘셉트를 선보일 것인가. 빅스는 뱀파이어, 지킬 앤 하이드, 저주인형 등 매 앨범 차별화된 콘셉트를 선보이며 ‘콘셉츄얼 아이돌’로서 대세를 입증한 그룹. 스타일링을 비롯해 음악, 퍼포먼스 등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하게 콘셉트를 소화했던 빅스이기에 그만큼 빅스에게 거는 기대도 크다. 시간의 판타지를 표방하며 ‘기적’처럼 돌아온 빅스 컴백을 기념해 빅스가 지금까지 선보인 콘셉트를 정리해봤다.
빅스 콘셉트의 시작은 2013년 1월 발표한 세 번째 싱글 ‘다칠 준비가 돼 있어’부터다. 빅스는 ‘다칠 준비가 돼 있어’에서 ‘뱀파이어의 헌신적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콘셉트를 들고 등장했다. 분장에 가까운 메이크업과 섬뜩한 모양의 렌즈를 착용해 완벽한 뱀파이어의 모습으로 분했다. 6명 멤버 모두 180cm가 넘는 훤칠한 신체조건과 그에 어울리는 잘 빠진 수트 차림은 영화 ‘트와일라잇’, 미국드라마 ‘뱀파이어 다이어리’ 등으로 상상하던 섹시한 뱀파이어를 연상시켰다. 무대 퍼포먼스도 뱀파이어 맞춤이었다. 관에서 깨어나는 듯한 춤, 심장을 꺼내는 동작, 달을 바라보는 듯한 동작 등 소설 속 뱀파이어의 모습을 퍼포먼스로 구체화했다.
# ‘하이드’로 확립한 빅스의 정체성
뱀파이어 이후 빅스는 같은 해 5월 곧바로 지킬 앤 하이드 콘셉트로 들고 왔다. 잘 빠진 수트 차림은 그대로였지만, 세미 누드 콘셉트로 촬영한 재킷 사진은 남성미를 드러냈다. 퍼포먼스도 더욱 섬세해지고 강력해졌다. 여섯 멤버들이 3:3 구도로 각각 지킬(엔, 켄, 혁)과 하이드(레오, 홍빈, 라비)로 분해 무대를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퍼포먼스를 꾸몄다. 노래 가사에 맞는 안무 구성은 가사와 안무를 둘러싼 해석본까지 생길 정도였다. 의상도 가죽 소재가 들어간 무채색 계열이나 강렬한 컬러의 투박한 의상으로 스타일링 강렬한 이미지를 드러냈다. ‘다칠 준비가 돼 있어’가 섹시하거나 고급스러운 느낌이었다면 ‘하이드’는 강렬하고 남성적이었다. 연이어 판타지 콘셉트를 표방한 빅스는 이때부터 콘셉츄얼 아이돌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한다.
# 빅스 속 지킬 앤 하이드, ‘대.다.나.다.너’
시종일관 강렬한 표정과 카리스마를 유지하던 빅스는 돌연 상큼한 보이그룹으로 변신했다. 이전 앨범 ‘하이드’의 연장선으로 리패키지 앨범 ‘지킬’을 발표한 빅스는 ‘대.다.나.다.너’를 부르며 강한 메이크업을 지우고 수트를 벗었다. 지킬 앤 하이드의 이중적인 모습처럼 다크한 모습 속에 감춰뒀던 빅스의 밝은 모습이 드러났다. ‘하이드’로 변하기 전 지킬의 내츄럴한 모습으로 되감기한 것이다. 뮤직비디오도 백워드 매스킹 기법(노래를 거꾸로 틀었을 때 또 다른 노래가 존재하는 것)을 사용해 하이드가 지킬로 되감기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언뜻 보면 여느 평범한 아이돌 그룹의 모습이지만, ‘대.다.나.다.너’도 콘셉트돌이라는 빅스 정체성의 연장선이었다. 동시에 강한 콘셉트나 판타지 틀이 없어도 이들이 얼마나 아이돌로서 가치가 있는 그룹인지 증명했다. 현대 무용을 전공한 리더 엔은 ‘대.다.나.다.너’의 안무를 직접 제작하기도 했다.
# ‘저주인형’으로 캐릭터 종지부 찍다.
‘저주인형’은 정말 강했다. 2013년 11월, 빅스의 첫 정규 앨범 타이틀곡이자 첫 1위를 가져다준 ‘저주인형’은 콘셉트 표현력에 있어서 빅스가 얼마만큼 철저한 모습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게 했다. 빅스는 진짜 저주인형을 표현하기 위해 뮤직비디오에 메스로 살을 가르는 장면, 맨살에 고리가 걸린 채 줄에 묶여있는 장면, 칼로 뇌를 찌르는 장면 등 섬뜩한 장면들로 담아 충격을 던졌다. 무대에서는 저주봉 소품을 심장 찌르는 송곳으로 이용하거나 시계 초침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마이크로도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했다. 저주봉이 심장을 찌르는 동작은 지상파 심의에서 방송 불가 판정을 받을 정도로 강렬했다. 여기에 빅스는 켄을 들어 올리며 등장시키는 꼭두각시 안무 등 고난도 안무를 선보이며 퍼포먼스를 강조했다. 의상도 ‘저주인형’에 걸맞게 바느질 형태를 살린 수트를 입어 ‘수트는 빅스’, ‘콘셉트는 빅스’라는 등식을 지켜나갔다.
# 콘셉트돌의 진화는 어디까지? ‘기적’으로 답한다.
빅스는 네 번째 싱글 ‘기적(Eternity)’으로 새로운 도전을 한다. 콘셉트라는 정체성은 명확하지만, 빅스는 판타지 세계관을 표현하는 것으로 콘셉트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빅스가 ‘기적’에서 선보이는 콘셉트는 시간의 판타지다. 빅스는 시간의 판타지로 찰나와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벌어지는 기적 같은 사랑이야기를 표현한다. 이전 콘셉트에서 빅스는 뱀파이어, 지킬 앤 하이드 등 영화나 드라마로도 잘 알려진 캐릭터를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어떤 모습인지 쉽게 상상되지 않는 몽환적인 이미지를 콘셉트로 정한 것. 어떤 콘셉트이든지 빅스만의 스타일로 선보이겠다는 각오다. 빅스를 상징하는 수트는 여전하며 뮤지컬적인 퍼포먼스도 그대로다. 대신 퀄리티는 높아졌다. 뮤직비디오에서도 모션 컨트롤 카메라를 사용하고, 시계태엽을 상징하는 스팀 펑크 아트 비주얼을 선보여 고퀄리티를 자랑한다. 멈추지 않고 진화하는 빅스의 모습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무대에서 어떤 놀라운 모습으로 콘셉트돌의 종지부를 찍을까. 빅스는 또 다른 빅스를 궁금하게 만든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편집. 최예진 인턴기자 2ofus@tenasia.co.kr
사진제공.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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