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킹’ 김대진 PD가 최근 연출하던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MBC ‘호텔킹’ 김대진 PD의 교체를 둘러싸고 MBC 내부의 균열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MBC 내부의 균열에서 잡음이 새어나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MBC는 2012년 170일 장기 파업을 겪었다. 파업은 끝났지만, 아직도 노사측 대립은 끝나지 않았다.

한 MBC 내부 관계자는 “파업에 참가한 사원들과 그렇지 않은 사원들 사이에서 보이지 않은 갈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귀띔했다. 갈등이 깨끗하게 해결되지 않아 비록 파업은 끝났어도 내부의 상처는 더 곪아가고 있는 것이다. 평사원들 사이에서도 보이지 않는 갈등이 존재하는데, 경영진과 사원들간의 갈등은 더욱 심하다. 양측이 전혀 소통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 한 관계자는 “MBC가 과거와 같은 분위기로 돌아오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장시간 파업을 한 여파가 아직도 존재하고, 이는 내부 사기의 문제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MBC 내부의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것은 이런 분위기가 한 몫을 한다. 지난 3월 MBC 예능국의 오윤환 PD, 마건영 PD가 종편 JTBC로 이적했다. 앞서 MBC에서 ‘시선집중’을 진행하던 손석희 교수도 JTBC로 떠나 현재 JTBC ‘뉴스9′을 진행하고 있다. 오상진, 문지애 아나운서 등도 MBC를 떠나 프리랜서를 선언했다. 이 가운데 최근에는 드라마국의 이윤정 PD도 사표를 냈으며, 스타PD인 권석장 PD 역시 ‘탈MBC’의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 ‘호텔킹’ 김대진 PD가 작가의 입김으로 교체되자 내부 분위기는 더욱 흉흉해지고 있다. MBC의 기술인협회, 기자회, 미술인협회, 방송경영인협회,아나운서협회, 카메라맨협회, PD협회 등이 소속된 직능협회 측은 15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김대진 PD의 복귀를 촉구하며 “보도본부에서는 데스크급 경력기자를 공개 채용이 아닌 헤드헌팅 방식으로 뽑으려 한다. 내부에서는 유능한 기자들을 보도국 밖으로 내쫓는 황당한 일까지 벌어지는 가운데 검증되지 않은 데스크 급 기자들을 새로 뽑겠다는 저의가 납득이 안간다”, “상당수의 유능한 아나운서들 역시 편성국 주조정실, 심의국, 경인지사에서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일을 하고 있다. 사적 감정에 의한 보복적 인사축출의 결과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누구를 출연시킬지 무슨 이야기를 할지를 모두 경영진이 결정하는 구조가 되다보니 극심한 관료주의 집단이 되어버렸다. PD가 기획인과 아이템을 제안해도 간부들은 경영진의 입만 쳐다보고 있다. PD들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로봇으로 전락해버렸다”, “드라마를 의욕적으로 연출하던 PD를 느닷없이 하차시켜버렸다. PD는 콘텐츠를 책임지는 핵심역량이 아니라 단물만 빨고 버려지는 ‘껌’에 불과하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PD들이 제안하는 기획안은 모두 기각당한다. 진도 참사로 비탄에 잠겨 있지만 진도 참사를 다루려는 프로그램은 방송계획도 잡히지 않고 있다”고 그들이 체감하는 내부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MBC의 현 상황을 “미래도 비전도 없어진 난파선이 침몰하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16일에는 MBC 드라마국 평PD들도 나서 김대진 PD의 복귀를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사측은 요지부동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흉흉한 소식이 새어나오는 MBC다. 쉽사리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내부 갈등이다. 보이는 파업이 끝났을 뿐, 갈등이 또 한 번 곪아터질 듯한 분위기는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져온 것이다.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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