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의 삶에 적응한 피터 파커(앤드류 가필드)는 거미줄로 뉴욕 도심을 활강하며 위험에 처한 시민들을 구해주는 스파이더맨의 삶이 만족스럽다. 약간의 고민과 어려움도 있지만, 연인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과의 로맨스도 순조롭다. 그러던 어느 날, 오스코프사의 전기 엔지니어인 맥스(제이미 폭스)가 작업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해 전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일렉트로로 변신하게 된다. 이로 인해 대규모 정전사태가 발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자신의 영웅 스파이더맨의 공격을 당하자 맥스는 배신감을 느끼고 분노한다. 여기에 해리 오스본(데인 드한)은 맥스에게 스파이더맨에게 복수를 하자며 손을 잡는다. 텐아시아 영화 기자 두 명이 각자 다른 시선으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를 이야기했다 12세 관람가, 23일 개봉.

황성운 : 샘 레이미표 ‘스파이더맨’과는 확실히 다르다. 물론 그게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 관람지수 6
정시우 :
샘 레이미표 ‘스파이더맨’과는 확실히 다르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의미는 아니다. ∥ 관람지수 7

리부트된 마크 웹 감독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매번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과 비교 선상에 놓일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감독의 성향이 확연히 다른 만큼 영화의 성격도, 스파이더맨의 느낌도 다를 수밖에. 앤드류 가필드와 토비 맥과이어, 두 스파이더맨 역시 전혀 다른 지점에 놓여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것도 이런 이유다. 미국 흥행만을 놓고 봤을 때 아직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을 지지하는 팬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참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는 아직 미국에서 개봉 전이고, 따라서 흥행 성적은 ‘스파이더맨’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1편 기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북미에서 2억 6,203만 663달러의 수익을 올렸고, ‘스파이더맨’ 3부작은 모두 이보다 훨씬 많은 흥행 수익을 기록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서 피터 파커는 유쾌하다. 스파이더맨 역시 시민 친화적이다. 피터 파커는 자신이 슈퍼히어로란 사실을 즐기는 듯 시민 앞에 당당히 나타난다. 또 시민을 구해주면서 가벼운 농담을 날려주는 여유까지 지녔다. 아이언맨(또는 토니 스타크)의 모습이 엿보인다. 또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해서인지 청춘의 풋풋함은 가득해졌고, 아직 먹고 사는 걱정은 덜하다. 토비 맥과이어의 스파이더맨(또는 피터 파커)과는 큰 차이다. 선호도는 대중의 몫이다.

로맨스도 달콤하다. 그웬 스테이시(엠마 스톤)에게서 멀어지라는 캡틴 스테이시(그웬 스테이시의 아버지)의 죽기 전 마지막 부탁에 잠시 흔들리지만, 젊은 혈기의 사랑은 막을 순 없다. 막으면 막을수록 사랑의 감정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두 사람의 애절한 로맨스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서 가장 두드러진다. ‘500일의 썸머’ 등을 통해 보여줬던 마크 웹 감독의 장점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이처럼 영화 속 사랑도 ‘스파이더맨’과 전혀 다른 질감을 지녔다.

액션은 여느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 못지않게 화려하다. 뉴욕 도심의 상공을 가로지르는 스파이더맨의 첫 등장부터 시원함과 짜릿함을 안긴다. 일렉트로, 그린 고블린 등 악당과의 대결도 볼 만하다. 아쉽게도 액션만 있을 뿐 이야기는 허약하다. 이 때문에 화려한 장면의 연속에도 약간의 지루함이 전해진다.

스파이더맨의 열광적인 팬인 맥스(제이미 폭스)는 불의의 사고로 전기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일렉트로가 된다. 그리곤 스파이더맨이 자신을 공격했다는 이유로(시민에게 위협적인 일렉트로를 막아선 것이지만) 180도 돌아선다. 이야기의 흐름이 뜬금없다. 갑자기 일렉트로가 된 것은 그렇더라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스파이더맨에게 분노하고 배신감을 느끼는 건 억지처럼 느껴진다.

그린 고블린, 해리 오스본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불치병을 치료하기 위해 스파이더맨의 DNA가 필요했던 해리 오스본은 피터 파커에게 도움을 청한다. 물론 이때까지만 해도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인지 몰랐던 상황. 여하튼 해리 오스본은 부작용을 우려해 이를 거절한 스파이더맨을 증오하고, 복수를 다짐한다. 밑도 끝도 없이 적으로 돌아서는 건 매한가지다. 그나마 데인 드한의 인상적인 연기로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라이노는 다음 편을 위한 떡밥일 뿐이다. ‘스파이더맨’의 악당 구축법을 조금은 배워야 할 듯 싶다. 더욱 더 성공적인 리부트 시리즈를 위해서는 내실을 먼저 탄탄히 다져야 할 것 같다.

2eyes,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블록버스터의 탈을 쓴 연애물, 보러가기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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