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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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미자가 전통가요의 맥을 잇기 위해 후배 가수들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선언했다.

이미자는 5일 스탠포드호텔 서울에서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개최 기념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자리에는 내달 공연에서 이미자와 함께 무대에 오를 후배 가수 주현미, 조항조도 나왔다.
사진=조준원 텐아시아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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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미자는 "이번 공연이 마지막 공연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자는 "저는 은퇴라는 이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말을 꺼냈다. 그는 "단정 짓는 건 너무 경솔한 게 아닌가 싶어서 은퇴라는 말을 삼가고 있었다. 그냥 조용히 노래할 수 없을 때 그만두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미자는 "우리 전통가요의 뿌리를 이어갈 수 있는 연구를 많이 해왔지만, 최근에는 그걸 거의 포기한 상태였다. 이 상황에서 이번 무대를 만났다. 든든한 후배들을 고르고 골라서 전통 가요의 맥을 대물림해 줄 수 있는 그런 자리가 마련됐기에 내 꿈이 이뤄졌구나 싶었다. 마지막이어도 괜찮겠더라"라고 고백했다.

이미자는 "분명 공연은 이게 마지막이다. 새로운 음원도 안 낼 생각이다. 그런데도 은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전통가요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자리에 방송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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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는 내달 공연에 대해 "노래한 지 66년째 되는 해다. 오늘은 가장 행복한 날"이라며 "제가 고집해온 전통가요의 맥을 이을 수 있는, 우리 든든한 후배들을 모시고 공연한다는 데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현미는 이어 "선배님께서 저랑 조항조 씨를 전통가요의 맥을 잇는 후배로 지목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미소 지었다. 그는 "우리 전통가요 장르가 주는 역사적 의미가 크다. 대중음악, 특히 트로트라는 장르를 하다가 이제는 역사를 이어가는 역할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이 무대를 멋지게 꾸며볼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조항조도 이미자와 무대를 함께하게 된 데에 대해 "선배님이 맥을 잇는 후배로 절 선택해주셨다. 제가 그런 자격이 있는지 생각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후배들을 위해 선배님이 물려주신 전통 가요의 맥을 잇도록 노력하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이미자는 이날 주현미와 조항조 다음 세대의 전통가요 가수로 가수 정서주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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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자는 이날 트로트와 전통가요는 음악적으로 다르다고도 했다. 그는 "무대에 설 때 트로트라는 이름을 쓰길 좋아하진 않는다"라며 "저는 트로트의 여왕보다는 전통가요를 부르는 가수 이미자가 되고 싶다"고 고백했다.

그는 "전통가요는 지금의 트로트와 다르다. 어렵고 힘들었을 때 불렀던 노래들이 전통 가요다. 그분들의 노고에 힘입어 우린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다. 그 덕분에 즐거운 노래가 많아진 덕에 오늘날 트로트의 붐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자는 1959년 '열아홉 순정'으로 데뷔해 66년째 국내 전통가요의 맥을 이어왔다. '동백 아가씨', '반갑습니다', '여자의 일생', '섬마을 선생님' 등 명곡을 내며 국내 대중가요 역사의 산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미자는 내달 26~2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이미자 전통가요 헌정 공연 '맥(脈)을 이음'' 공연을 한다. 이 공연에는 주현미, 조항조 등도 나온다.

이민경 텐아시아 기자 2min_ro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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