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홍철, 유재석, 오상진, 백진희, 신동엽, 강호동(왼쪽위부터 시계방향)
봄 개편을 앞둔 지상파 3사의 파일럿 프로그램 대결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제작을 확정한 프로그램 개수만 해도 10개. 개편과 함께 신설될 프로그램까지 포함하면 ‘방송가 지각변동’에 가까울 정도다.파일럿 프로그램 편성 소식과 함께 출연진의 면면도 관심을 끌었다. ‘국민 MC’ 유재석, 강호동, 신동엽부터 최근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예능 기대주’까지 ‘대세 스타’들이 총출동할 것으로 알려져 열기를 더하고 있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정규 편성 여부를 가늠하는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대거 편성된 방송 프로그램들의 성적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일럿을 넘어 정규 편성의 영예를 거머쥘 주인공은 누구일지. 각 방송사별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꼼꼼히 들여다봤다.
# KBS, 파일럿 개수만 6개…유재석, 신동엽 통할까?
KBS가 가장 큰 힘을 싣고 있는 프로그램은 ‘나는 남자다’이다. 지난 19일 첫 녹화를 마친 ‘나는 남자다’는 남자의, 남자에 의한, 남자를 위한 방송’을 콘셉트로 하는 공개방송 형식의 토크쇼로 ‘국민 MC’ 유재석을 비롯해 노홍철, 임원희 등 스타로 출연진을 구축했고, 더불어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가 첫 회 깜짝 게스트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져 본 방송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현재 유재석이 출연 중인 KBS2 ‘해피투게더3’가 7%(닐슨 코리아 전국 시청률 기준)대 시청률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유재석이 ‘나는 남자다’로 제2의 전성기를 열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신동엽이 메인 MC로 나서는 ‘미스터 피터팬’도 독특한 콘셉트로 눈길을 끌고 있다. 철부지 중년 스타들이 아지트에 모여 함께 놀이를 즐기고 이야기를 나누는 ‘미스터 피터팬’은 정만식, 김경호, 한재석, 윤종신 등 상상 불가한 출연자 조합이 특징이다. 또 지난 17일 ‘안녕하세요’ 말미에 방송된 ‘미스터 피터팬’ 예고편에는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신동엽의 모습이 담겨 웃음을 자아냈다.
또 MC 김구라, 성시경과 ‘대변인단’ 조우종, 유정현, 오상진, 김지민, 조세호, 방은희, 김도훈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은 ‘대변인들’도 범람하는 ‘떼 토크’ 프로그램 중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낼 수 있을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대변인들’은 ‘당신의 입이 되어드립니다!’와 ‘울트라맨’ 등 코너로 사회적 약자, 소외 계층의 이야기를 집중 조명할 예정이다.
오는 26일 방송을 확정한 ‘밀리언셀러’도 잠시 주춤했던 오디션 포맷 형식 프로그램의 불씨를 되살릴 수 있을지 관심이다. ‘국민작사가에 도전한다’는 콘셉트로 국민이 참여해 자신의 사연으로 가사를 쓰고 출연진이 곡을 만드는 ‘밀리언셀러’에는 심사위원 주현미를 비롯해 박명수, 정재형, 장기하, 은지원, 박수홍, 김준현, 돈 스파이크, 진영 등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두근두근 로맨스 30일’(이하 ‘두근두근’)과 ‘공소시효’도 색다른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두근두근’은 세 커플의 30일간 연애과정을 통해 요즘 젊은 세대의 연애풍속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이휘재, 이정민이 진행을, 박종찬, 정다은이 출연한다. ‘공소시효’는 배우 김상경이 진행을 맡는 프로그램으로 공소시효가 얼마 남지 않은 사건을 재구성해 이를 VCR과 스튜디오 토크로 되짚어본다. 특히 ‘공소시효’에는 올초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룰 브레이커’로 이름을 알린 임윤선 변호사와 김복준 교수, 하승균 전 형사, 배상훈 프로파일러가 출연할 예정이다.
# MBC, ‘별바라기’ 강호동과 ‘연애고시’ 노홍철의 새로운 도전
지난해 8월 종방한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이후 MBC에서 활동이 없었던 강호동은 ‘별바라기’를 통해 재기를 꿈꾼다. ‘별바라기’는 타의 이야기를 본인에게 듣는 기존 스타 토크쇼와 달리 팬들이 직접 이제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스타와의 소중한 순간들과 나만 알고 있는 스타의 매력을 자랑하는 프로그램이다. 현재 홍진경, 신동, 권오중 등 스타의 캐스팅을 마친 ‘별바라기’가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될 수 있을지 여부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나는 가수다’, ‘나 혼자 산다’ 등으로 진행 능력을 갈고닦은 노홍철도 ‘연애고시’를 통해 메인 MC 타이틀을 노린다. 전현무와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인 노홍철은 ‘모태솔로’로 불리는 연예인 패널들이 출연해 연애에 대한 시험을 보며 남녀에 대해 알아가는 심리치유를 겸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인 ‘연애고시’(가제)에서 메인 MC 시험대에 오른다.
지난달 28일 종방한 ‘컬투의 베란다쇼’를 통해 안정적인 진행능력을 선보인 컬투(정찬우, 김태균)도 파일럿 프로그램 ‘컬투의 어처구니’를 통해 다시 한 번 교양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진행에 나선다. ‘컬투의 어처구니’는 새로운 형식의 타임슬립 토크쇼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국내외에서 일어난 황당하고 놀라운 이슈들을 찾아 ‘최고의 어처구니’를 선정하는 프로그램으로, 컬투가 라디오와 방송을 통해 다진 농익은 입담을 펼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 SBS, 브라질과 미국으로 떠난 스타들이 들려줄 이야기는?
개수는 적지만 SBS의 파일럿 프로그램 또한 만만치 않다. 오만석, 오상진, 정진운, 서현진, 김민준, 박규리 등 스타의 출연을 확정 지은 ‘일단 띄워 SNS 원정대’(이하 ‘일단 띄워’)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기념해 SNS를 통해 소개된 브라질의 맛집과 명소를 찾아다니는 여행 프로그램으로, 어느새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했다. 아직 KBS, MBC의 월드컵 관련 프로그램 윤곽이 잡히지 않은 가운데 단독으로 치고 나간 ‘일단 띄워’가 선점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도시의 법칙’(가제)도 미국 올 로케이션 촬영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져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단순한 여행 콘셉트가 아닌 대도시에서의 생존을 테마로 하는 새로운 포맷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도시의 법칙’은 백진희, 김성수, 정경호, 이천희, 문 등 최근 방송가 블루칩으로 부상한 스타들과 함께 SBS 간판 프로그램 ‘정글의 법칙’을 뒤를 잇는 새 예능 프로그램의 탄생을 꿈꾼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KBS,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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