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와의 만남만으로도 기분이 참 좋아지는 순간이 있다. 그 사람만이 지닌 밝고 진취적인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느낌을 받을 때면 기자에게 인터뷰는 일이 아닌 ‘선물’처럼 느껴진다. 배우 박서준과의 만남이 그랬다. 어스름이 지는 저녁 무렵, 스튜디오로 성큼 성큼 들어오며 기분좋은 인삿말을 건네는 그에게서는 아침부터 빡빡한 스케줄에 치인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어떤 분과 짧은 시간 얘기하더라도, 제가 솔직하다고 느끼셨으면 해요” 그의 바람대로, 가끔씩 미간을 찌푸리며 들려주는 진솔한 답변은 이제 막 불기 시작한 봄바람만큼이나 상쾌했다.

Q. SBS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송민수(박서준)와 나은영(한그루) 커플은 여운을 남기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박서준:
개인적으로는 맘에 드는 엔딩이다. 두 사람이 잘 됐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서로 웃으며 다시 볼 수 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을 하면서 촬영했다.

Q. 송민수는 여러모로 ‘반듯한 청년’의 표상을 보여주는 캐릭터였다.
박서준: 연기하면서 과거의 내 모습이 많이 떠올랐다. 항상 장남으로서 책임감이 있어서 많이 표현하기보다는 철 든 모습을 보여주려했던 어린 시절도 생각났고…연기하면서 문득 문득 ‘아, 나에게도 이런 감정이 있었지’란 생각을 하게 해 준 작품이다.


Q. 실제 박서준과 송민수가 많이 닮아있었나보다.
박서준: 음…그런 것 같다. 그런데 어떤 캐릭터든 나는 내 안에 있는 모습에서 이끌어내려고 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내 속에 저런 성격이 있지 않을까’해서 시작해야 진솔한 연기가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Q. 겉모습에서 보여지듯 ‘바른생활 청년’의 모습이 배우 박서준에게도 많이 숨어 있나?
박서준: 항상 만나는 분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한다. 그래서 무엇보다 솔직하게 얘기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물론 배우 일을 하면서 만나는 분들 중엔 다시 볼 수 있는 사람이 많진 않겠지만. 이게 정답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나만의 목표이긴 하다.(웃음)

Q. 오열하거나 감정을 내지르는 장면이 꽤 있어서 연기하기 녹록지는 않았겠다.
박서준:
극중 사돈 어른인 추 여사(박정수)에게 소리지르는 장면이나 은영과의 이별 후 눈물 흘리는 장면 등 대부분의 감정신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내 안에 있는 잠재돼 있던 에너지가 폭발력있게 나올 때는 연기하면서 나름의 카타르시스도 많이 느끼는 편이다.(웃음)


Q.
민수는 슬픔도 있지만 단호함이나 로맨틱함 등 다양한 모습을 지닌 캐릭터였다.
박서준: 그런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게 도전할 만한 부분이라 더 좋았다. 한 인물이 지니는 복잡다단한 감정이 송민수라는 캐릭터 안에 잘 녹아들어가 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인물이기도 했다.

Q. 작품 주제가 불륜이고 가볍지는 않았던 반면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고 들었다.
박서준:
작품도 좋았지만 ‘좋은 사람들’을 얻은 것도 참 고맙다. 특히 극중 매형이었던 지진희 선배는 정말 친형처럼 아껴주셨다. 연기자로서 자기 관리에 대한 부분 등 배울점이 정말 많은 분이다. 비단 연기자로서 뿐만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도 ‘나이들면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젠틀하고 멋지다.

Q. 배우 뿐 아니라 현재 KBS2 ‘뮤직뱅크’ MC로도 활약중이다.
박서준:
이제 넉 달 됐는데 조금씩 편해지고 있다. 원래 목소리에 큰 자신이 있는 건 아니라 내 목소리를 직접 녹음해서 어떤 톤이 좋은지 많이 연습하던 시간이 있었다. 연기와 진행을 병행하기가 사실 쉽지는 않았는데 진행을 할 때는 다른 생각 하지 않고 그 시간에만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노래를 잘 하진 못하지만 언젠가는 OST도 도전해보고 싶다.(웃음)


Q. 다음 작품(tvN ‘마녀의 연애’)에서는 엄정화와 연상연하 커플을 연기하는데 ‘따뜻한 말 한마디’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일 것 같다.
박서준: 감성적이면서도 유쾌 발랄한 캐릭터라 송민수와는 굉장히 다른 모습이다. 사실 지난 2년간 쉼없이 일했는데 매번 다른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서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Q. 한 걸음씩 전진하는 느낌이 많이 드나 보다.
박서준: 데뷔 후 열심히 달려왔다는 생각은 든다. 늘 오디션을 보러 다니다 요즘에는 선택할 수 있는 입장이 되기도 해서 기쁘다. 앞으로가 중요할 것 같은데, 좋은 선택도, 그렇지 않은 선택도 하겠지만 처음 설레면서 시작했던 마음만은 잃지 않고 싶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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