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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호는 뜨거웠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이민호 글로벌투어 ‘마이 에브리띵(MY EVERYTHING)’ 서울 앙코르 공연에서는 이민호의 팬클럽 미노즈(MINOZ)를 비롯한 5,000여 명의 팬들이 운집해 이민호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날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된 팬미팅 무대는 4면이 개방된 ‘360도 무대’로 꾸며져 눈길을 끌었다. 신인 밴드 로얄 파일럿츠의 축하 공연 이후 무대 중앙 리프트를 통해 등장한 이민호는 “360도 무대는 처음이라 조금 정신이 없지만, 좋은 것 같다”며 “부담감이 크지만, 오늘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혀 팬들의 환호성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12월 종방한 SBS ‘상속자들’에서 드라마 OST ‘아픈 사랑’으로 뛰어난 가창력을 선보인 바 있는 이민호는 이날 ‘마이 에브리띵’, ‘조각’, ‘아픈 사랑’, ‘러브 모션(LOVE MOTION)’, ‘마이 리틀 프린세스(MY LITTLE PRINCESS)’,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등 총 9곡을 소화하며 다재다능한 면모를 보였다.

특히 ‘상속자들’에서 김탄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던 이민호의 등장 신을 편집한 영상이 공연 중간마다 삽입돼 팬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민호가 작품 속 대사 “나 너 좋아하냐?”를 말하자 객석에서는 차은상(박신혜)으로 빙의한 여성 팬들의 낮은 탄식이 흘러나왔고, 애틋했던 탄-은상의 VTR 뒤에 이민호가 ‘아픈 사랑’을 열창하자 팬들은 조용히 숨죽인 채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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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반부 암전된 상태에서 경광 봉을 손에 든 댄서들의 모습에 시선이 갈 무렵, 이민호는 말쑥하게 차려입었던 정장을 벗고 화려한 클럽 의상을 입고 무대에 등장했다. 반짝이는 소재의 재킷에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이민호는 ‘러브 모션’에 맞춰 신명 나는 무대를 꾸몄다. 노래를 부르다 흥분한 이민호가 “모두 뛰어!”라고 외치자 슬금슬금 눈치를 보던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방방 뛰었다. 이어 이민호의 ‘마이 리틀 프린세스’가 울려 퍼질 즈음에는 콘서트장의 열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팬미팅의 백미는 이민호와 함께하는 이벤트에 있었다. 이날 콘서트에는 게임 ‘모두의 마블’을 패러디한 ‘이민호의 마블’, 객석에 앉은 팬들 중 이민호의 이상형을 찾는 ‘이민호의 그녀를 찾아라’ 등 팬들과 함께하는 아기자기한 코너들이 준비돼 있었다.

‘민호의 마블’은 360도 무대를 적절히 활용하는 구성이 돋보였다. 이민호는 동서남북 중 원하는 곳으로 이동해 팬들과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호흡하며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이민호의 그녀를 찾아라’는 이번 팬미팅에서 가장 많은 웃음을 자아낸 코너 중 하나였다. 일일 MC 홍인규는 ‘긴 생머리의 여성’, ‘하얀 의상으로 여성미를 강조한 여성’, ‘민호를 사로잡을 애교를 겸비한 분’, ‘하이힐로 멋을 지켜낸 여성분’, ‘최근 일주일 내 관람한 영화 티켓이 있는 분’ 등 총 다섯 가지 조건으로 팬들을 추려냈고, 네 명의 이상형 후보 뿌염(뿌리 염색이 필요한 여성), 보풀이(상의 스웨터에 보풀이 일어난 여성), 유니클로(유니클로 터틀넥 스웨터를 입은 여성), 개털(목에 털이 달린 오리털 파카를 입은 학생)이 무대에 올랐다.

여기서 팬미팅의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대기실로 자리를 옮긴 이민호와 무대 위 이상형 후보들이 영상 없이 목소리만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상형 후보의 모습을 궁금해하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 이민호의 모습은 팬들만 볼 수 있는 거대화면에 그대로 투사됐고, 팬들은 그 모습을 넋을 잃고 바라봤다. 마지막에 이민호의 이상형으로 뽑힌 여성은 뿌염. 그녀는 잠시 후 ‘마이 리틀 프린세스’ 무대에 깜짝 등장하며 이민호의 포옹 세례를 받아 많은 여성 팬들의 질투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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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부터 공연을 준비했다”는 이민호의 콘서트 무대는 그의 인기만큼이나 뜨거웠고 정성이 가득했다. 음악, 드라마, 토크로 모두가 하나가 됐던 이민호의 앙코르 콘서트는 그를 향한 팬들의 사랑 이유를 짐작게 했다. 공연 말미에 이민호는 “당분간은 영화 ‘강남블루스’ 촬영으로 팬미팅을 열기 어려울 것 같다”며 “이렇게 오늘 찾아주신 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늘 정말 행복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스타와 팬이 하나가 된 순간, 이민호의 콘서트에서는 모두가 행복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우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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