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다렸다. 재작년 1월 입대 후 두 번째 겨울이 찾아왔다. 전역 후 보름 만에 가진 소극장 19회 장기공연이 단번에 매진(3,800석)된 걸 본 정준일은 기분이 좋다기보다는 궁금했다고 한다. “제가 방송에 자주 나오는 가수도 아니고, 차트에서 1위를 한 히트가수는 더더욱 아니고, 심지어 군대까지 다녀왔잖아요. 요새는 클릭 한 번 정도면 자기가 원하는 가수의 음악을 들을 수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클릭 한 번으론 찾기 힘들어요. 애를 써서 찾아야 들을 수 있는 음악인데, 그럼에도 저를 기다려 주신 분들이 계셔서 무척 감사했어요. 제 음악에 대한 답신을 받은 느낌이랄까요?”

정준일은 임헌일(기타), 이현재(드럼)와 함께 한 그룹 메이트 때부터 특별한 인기를 누렸다. 이들은 탁월한 작곡 실력과 연주력에 스타성까지 겸비한 밴드였다. 특히 섬세하게 피아노를 연주하는 정준일과 강렬하게 기타를 연주하는 임헌일의 노래가 화음을 이루는 모습은 상당히 멋졌고, 여성 팬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기 충분했다. 이런 인기를 반증하듯 메이트를 소재로 한 영화 ‘플레이’가 제작되기도 했다. 정준일은 군 입대 전 발표한 정규 1집 러버스(Lo9ve3r4s)을 통해 솔로 싱어송라이터로도 인기를 끌었다. 유희열은 정준일에게 “제일 기대되고 두렵기도 한 존재”라고 했고, 윤종신은 “정준일은 노래 잘 하는 유희열, 키 큰 유희열”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정준일은 이러한 칭찬이 무색하지 않은 새 앨범 ‘보고 싶었어요’로 돌아왔다. 지난 11일 텐아시아 스튜디오에서 정준일을 만났다.

Q. 작년 10월 30일에 전역했다. 세상이 변할 걸 느끼나?
정준일: 약 2년 동안 겨울잠 자고 일어난 기분이다. 늘 보던 사람들만 봐서 세상이 크게 변했는지는 모르겠다. 마이 앤트 메리의 순용 형이 중국에 가 계시는 것을 제외하면 주변인들이 다 제자리에 있다. 희열이 형도 스케치북을 잘 하고 계시고, 페퍼톤스도 꾸준히 음악을 하고 있고, 다들 잘 살고 있더라. 아, 오지은 씨가 결혼을 했구나. 그런 소소한 변화를 제외하면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Q. 제대하고 보름 만에 소극장 공연을 했다.
정준일: 급하게 진행을 해서 공연 일주일 앞두고 티켓 오픈을 했는데 다행히 매진이 됐다. 거의 1년 9개월 만에 연 공연이었다. 관객을 직접 만나니 스스로에 대한 어떤 의심을 해갈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내가 방송에 자주 나오는 가수도 아니고, 심지어 군대까지 다녀왔는데도 찾아주시는 팬들을 보고 내 음악에 대한 어떤 답신을 받은 느낌이었다.

Q. 오랜만에 서는 무대인데 떨리지 않던가?
정준일: 떨리진 않았다. 스스로를 사지에 몰아넣는 것을 변태적으로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그런지 일부러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았다. 노래를 할 때 너무 익숙한 길로 가는 것이 재미없는 것 같아서 매일 매일 큐시트도 바꾸고 노래도 조금씩 다르게 했다. 나 자신을 더 힘들게 한 것인데, 내가 그런 긴장감을 즐기는 편이다.

Q. 임헌일의 크리스마스 단독공연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메이트 이후 오랜만에 함께 한 무대에 섰으니 기분이 남달랐겠다.
정준일: 헌일이와 함께 연주하고 노래하는 것은 너무나 편하다. 무대에서 서로의 역할을 굳이 나누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고 할까? 거의 본능적으로 서로의 빈 자리를 채워준다. 헌일이가 치는 기타는 다른 연주자들과 다르다. 헌일이는 독창적이면서도 필요한 연주를 해주는 연주자다. 처음에 헌일이가 메이트를 한다고 했을 때 김동률, 이소라, 이적과 같은 선배들이 다들 내 공연은 계속 같이 하자고 할 정도였으니까.



Q. 군대에 있을 때 음악에 대한 갈망이 크진 않던가?
정준일: 헌일이가 면회 와서 음악 하고 싶지 않냐고 물으면 “아직은 아닌 것 같다”라고 대답했다.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음악을 들었다. 요새는 음악 곁가지에 많은 것들이 더덕더덕 붙어있어서 음악의 본질을 가릴 때가 많다. 아무래도 군대라는 특성 때문에 음악을 더 깊게 들을 수 있었던 것 같다. 노영심 씨의 ‘땡큐’라는 노래를 많이 들었다. 드라마 ‘연애시대’에서 손예진이 부르기도 했는데 난 10년 전부터 원곡을 참 좋아했다. 그 외에 엔니오 모리꼬네, 조니 미첼을 많이 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음악을 들으면서 내 앨범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 것 같다.

Q. 2집 ‘보고 싶었어요’는 제대 후 석 달 만에 나왔다. 언제부터 앨범 구상을 했나?
정준일: 따로 구상을 한 것은 아니고 평소 만들어놓은 곡들이 쌓여서 나온 앨범이다. 오래된 곡은 4~5년 전에 쓴 멜로디도 있다.

Q. ‘보고 싶었어요’라는 앨범 명과 동명의 오케스트라 연주곡으로 앨범이 시작한다. 누가 그렇게 보고 싶던가?
정준일: 특별히 누구를 지칭하는 제목은 아니다. 그냥 엔니오 모리꼬네, 존 윌리엄스와 같이 시각적인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연주곡을 하나 만들고 싶었다. 완성해놓고 보니 그리움의 정서가 느껴지더라. 이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문장이 뭘까 고민해보니 ‘보고 싶었어요’가 떠오르더라. 보고 싶다는 말은 뜨거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멀리 있는 누군가에게도 할 수 있는 아련한 말이다. 내가 제목을 지을 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편이다. 제목에 내 의도를 또렷하게 집어넣으면 듣는 이들이 자기의 감정을 이입할 틈이 좁아지는 것 같다. 난 내 노래가 청자들에게 각자의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공간을 열어둘 필요가 있겠지.



Q. 이번 앨범이 솔로 2집이다. 1집 때와 작업에 임하는 마음가짐이 달랐을 것 같다.
정준일: 1집을 만들 때는 치열하게 살던 때다.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 연애했던 이야기를 노래에 담았다. 이렇게 행복하면 내일 당장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생각하며 누군가를 사랑하던 시절이다. 20대였으니까. 영원함을 믿던 때다. 그래서 그런 치열했던 사랑의 순간들을 나도 모르게 노래로 만들곤 했다. 지금은 절대 그렇게 못할 것 같다. 새 앨범에는 사랑이 지나가고 난 이후의 이야기들이 담겼다. 돌이켜보면 감사했던 일들을 끄집어냈다.

Q. 30대가 되니 어떤가?
정준일: 금방 피로해진다. 전보다 에너지가 적다. 예전에는 누가 좋으면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아등바등했는데 지금은 그럴만한 에너지가 없어진 것 같다. 누구에게 관심이 가도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않는 것 같다. 이러다 계속 솔로로 남으면 어쩌나?(웃음)

Q. 음악적으로는 메이트 시절, 1집 때에 비해 음악이 차분해진 것 같다. 예전에는 록 성향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발라드가 주를 이룬다.
정준일: 난 록을 하겠다고 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메이트를 할 때부터 장르적 요소들은 내 음악을 만드는 도구일 뿐이었다. 난 특정 장르에 기대서 음악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 굳이 발라드를 하려한 것은 아니다. 그냥 내 음악으로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Q. 타이틀곡 ‘고백’은 어떻게 만들었나?
정준일: 예전에 써놓은 데모를 정리하다가 멜로디가 귀에 들어와서 가사를 새로 붙였다. 여기서 고백은 누군가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 아니라, 뒤늦게 ‘내가 그때 그랬었지’라는 이야기를 내 귀에만 들리게 하는 고백이다. 내가 썼던 가사 중 이해하기 가장 쉬운 편에 속한다. 한 번 들으면 하나의 이야기가 그려지는 곡이다. 어렵지 않게 써보려 했다. 가사가 어렵고 복잡하다고 해서 표현하려는 본질에 더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Q. 팻 메시니, 류이치 사카모토 등 세계적인 뮤지션들과 작업한 엔지니어 강효민이 함께 했다. 사운드에 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정준일:
강효민 씨의 스튜디오 브릭월 사운드에서 보컬 녹음, 믹싱, 마스터링까지 모두 마쳤다. 무척 만족스러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격적으로도 매우 훌륭한 분이었다. 왜 팻 메시니, 류이치 사카모토와 같은 거장들이 이 분과 함께 했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소리를 담는 것. 좋은 음악을 하려면 좋은 곡, 좋은 가사, 좋은 연주, 좋은 악기, 좋은 레코딩 엔지니어, 좋은 스튜디오가 필요하다. 그런데 요새는 컴퓨터로 음악을 찍어내면서 이런 기본적인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컴퓨터로 만들면 실제 소리와 비슷한 소스를 만들 수 있고, 비용을 줄일 수 있으니까. 샘플링이 보편화되고 후 보정이란 것이 있어서 엇나간 부분을 고칠 수 있다. 음악을 만드는 것이 너무 편해지다 보니 좋은 소리를 담아야 한다는 본질적인 고민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 난 시대를 역행하더라도, 누군가에게 필요 없는 짓을 한다고 말을 듣더라도 앨범에 디지털 소스가 아닌 좋은 소리를 담아보고자 했다.

Q. 미디는 전혀 안 쓰나?
정준일: 앨범에 미디 소스는 거의 없다. 미디는 결국 0과 1이라는 디지털 숫자로 된 소스다. 악기 연주는 소스가 아닌 소리 그 자체를 듣는 것이다. 물론 이런 미세한 차이를 뮤지션조차도 헷갈리겠지만, 뮤지션은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맞다. 시대가 변했다는 것이 명분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무슨 대단한 사명감이 아니라, 해야 할 것을 당연히 하는 것이다.



Q. 우리나라 정상급 세션 연주자들인 서영도, 송영주, 신석철, 홍준호 등이 참여했다. 현재 가장 바쁜 연주자들이다.
정준일: 영도 형, 송영주 선생님은 학교 은사님들이면서 동시에 좋은 선배님들이다. 송영주 선생님은 요새 뉴욕에서 활동하시는데 운좋게 시간이 맞아서 피아노를 연주해주셨다. 영도 형은 함께 연주할 때마다 에너지를 실어주신다. 홍준호 씨는 음악을 대하는 태도가 훌륭하셔서 내가 많이 배웠다. 신석철 씨는 규호 형이 소개를 시켜주셨다. 신석철 씨는 희열 형 앨범에서도 많이 들었던 연주자라 감히 내 앨범을 부탁해도 될까 했는데 흔쾌히 수락을 해주셨다.

Q. 이규호와도 친한가? 나이 차이가 꽤 나지 않나? 어떻게 친해졌나?
정준일: 어렸을 때부터 규호 형 팬이었다. 사석에서 자주 인사드렸는데 말이 워낙 잘 통해서 급 친해졌다.(웃음) 규호 형이 공연을 거의 안 하시다가 내 입대 전 콘서트에 게스트로 와주셨다. 이승환 씨가 “규호가 네 공연에 왜 가니? 내가 오라고 해도 안 오는데!”라고 말씀하시더라. 규호 형을 통해서 내가 동경했던 하나음악, 동아기획 선배님들도 뵙게 됐다. 행복한 만남이었다.

Q. 새 앨범에서는 90년대 가요를 듣는 느낌이 들더라. 가끔 정준일에게는 ‘90년대’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을 볼 수 있다.
정준일: 20~30년 전에 나온 조니 미첼의 음악은 지금 들어도 참 세련된 음악이다. 그 전에 나온 빌 에반스, 허비 행콕의 초기작들도 마찬가지고. 난 그런 음악을 들어온 사람이다. 트렌디한 음악을 따라가는 사람은 아니다. 80~90년대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볼 수 있는데, 당시 음악은 우아함이 있었던 것 같다. 난 그런 것을 유지하고 싶었다.

Q. 새 앨범 티저 영상을 보니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가 메이트를 들었을 때 재즈를 하지 않고 록이어서 놀랐다고 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정준일: 송영주 선생님께 재즈 피아노를 배웠다. 스물 다섯 살쯤에 선생님에게 찾아가 “재즈를 그만하고 노래를 하면서 음악을 해보려 한다”고 말씀드리니, 심하게 반대하시며 “네가 무슨 노래냐? 계속 열심히 연주해도 충분히 잘 될 수 있다. 왜 그만두려 하냐”고 말씀하셨다. 3~4년 후 메이트 첫 앨범이 나와서 전해드렸다. 선생님이 음악을 들으시더니 펑펑 우시더라. “네가 이렇게 노래를 하고, 곡을 쓰고 싶어 하는지 몰랐다. 음악을 들어보니 네가 왜 재즈를 그만뒀는지 이해가 된다. 미안하다”라고 하시더라.

Q. 유희열은 ‘제일 기대되고 두렵기도 한 존재’라고 하더라. 무슨 의미일까?
정준일: 내게 힘을 주시려고 과찬을 하신 것 같다. 내게 희열 형은 큰 산과 같다. 음악도 음악이지만 인격이 너무 훌륭하시다. 난 음악을 잘 하는데 사람까지 훌륭한 경우는 별로 본 적이 없다. 내가 어떤 것을 결정할 때 ‘희열 형이라면 이것을 했을까? 희열 형은 내 나이 때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형은 내게는 하나의 기준과도 같다. 지금도 희열 형과 뭔가 같이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Q. 솔로로 두 장의 앨범을 냈다. 메이트와 가장 다른 것은 뭘까?
정준일: 메이트 때에는 헌일이와 내가 곡을 절반씩 썼다. 자세히 말하면 50대50이 아니라 51대49 정도로 헌일이의 몫이 컸던 것 같다. 내가 헌일이에게 기대곤 했다. 하지만 솔로는 내가 다 짊어지는 것 아닌가? 책임감이 큰 만큼 설렘도 부담감도 더 큰 것 같다.

Q. 메이트 재결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준일: 메이트는 당연히 나온다. 메이트 재결성은 시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나오느냐가 더 중요하다. 지금도 헌일이와 메이트 음악에 대한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주고받는 중이다. 우리가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각은 메이트는 전보다 더 멋있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헌일이와 별의별 이야기를 다 나눈다. 둘 다 나이가 더 든 만큼 하고자 하는 음악도 더 쌓였다. 기다리는 팬 분들이 많이 계신만큼 가능한 한 빨리 메이트로 돌아오고 싶다. 대신 멋지게 해야지.

Q. 이현재와 함께 3인조 메이트로 돌아올 수 있나?
정준일: 그건 아직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현재는 다른 밴드를 하고 있고, 연기자로도 매우 바쁘게 활동 중이다. 같이 하고 싶지만 마음만 가지고 안 되는 일이 있으니까. 3인조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Q. 공연도 앞두고 있다.
정준일: 2월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에서 ‘라이브 아이콘 5(live ICON 5)’이라는 이름으로 권순관, 재주소년과 함께 공연을 한다. 이와 함께 페스티벌 등을 통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6월에는 단독공연을 계획 중이다. 무대에 오케스트라, 밴드, 코러스를 포함해 30~40명 정도의 인원이 올라가는 대규모 공연을 열 계획이다. 여태껏 했던 공연에 비해 규모가 커서 지금부터 대관, 섭외 등을 준비 중이다. 제작비가 만만치 않겠지만 좋은 공연을 만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6월 단독공연이 이번 음반과 관련된 가장 큰 프로젝트가 될 것이다.

Q. 그 정도 규모면 거의 김동률 급 공연이 아닌가?
정준일: 그래서 동률이 형을 만나 조언을 구했다. 대관부터 무대 구성, 연주자 배치 등을 차근차근 알려주셨다. 동률 형은 몇 년에 걸쳐 대규모 공연을 열고 계시니까. 이처럼 좋은 선배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Q. 이제는 후배들도 많이 생겼다. 눈여겨 본 후배가 있나?
정준일: 솔루션스의 나루를 굉장히 훌륭한 프로듀서라고 생각한다. 밴드 사운드 프로듀싱에 있어서는 독보적인 능력을 가진 친구다. 나루의 능력이 지금보다 더 큰 빛을 볼 날이 오리라 믿는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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