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여러 편의 영화가 쏟아지는 극장가. 모든 영화를 다 볼 수도 없고, 어떤 영화를 봐야 할지도 쉽게 판단이 서질 않는다. 그래서 꼭! 찍었다. 새롭게 개봉되는 작품 중 텐아시아의 마음에 꽂힌 영화를 소개한다. 이번 주에 꽂힌 영화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다. 청소년 관람불가, 16일 개봉.
# ‘가장 따뜻한 색, 블루’, 어떤 내용인가요?
‘가장 따뜻한 색, 블루’는 평범한 소녀 아델(아델 엑사르코풀로스)이 어느 날 우연히 만난 파란 머리의 소녀 엠마(레아 세이두)로 인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강렬한 감정을 느끼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쉽게 말해 아델의 사랑 이야기다. 사랑에 행복해하고, 또 사랑에 아파하는 아델의 ‘연애담’이다. 남녀의 사랑이 아닌 동성 간의 사랑이란 점을 제외하면, 흔히 볼 수 있는 사랑 이야기의 흐름과 같다.
아델과 엠마는 한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몸을 탐닉한다. 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 않고 사랑을 즐긴다. 하지만 이내 이별의 기운이 감지된다. 오해가 오해를 낳고, 서로를 향한 진심은 계속 어긋난다. 주위의 시선 따윈 신경 쓰지 않았던 두 사람이지만, 뜨거운 사랑이 지나간 뒤에는 그 시선이 불편하기만 하다. 이렇게 사랑이 지나간 자리엔 여운 깊은 쓸쓸함이 남아 있다.
# 왜 꽂힌거죠?
아델과 엠마가 속삭이는 사랑은 무척이나 특별하다. 단순히 동성 간의 사랑이어서 특별한 게 아니다. 사랑이 만들어내는 아델의 모든 감정에 온전히 꽂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뜨거움부터 쓸쓸함까지 그 감정의 잔상은 꽤 오랫동안 맴돈다. ‘헉’ 소리가 나올 법한 179분이란 긴 러닝 타임이지만, 크게 지루함이 느껴지진 않는 이유기도 하다.
무엇보다 두 여배우의 매력은 누구라도 빠져들게 할 만하다. 제66회 칸 영화제가 작품과 함께 두 여배우에게도 황금종려상을 안긴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다. 아델 역의 아델 엑사르코풀로스는 신인답지 않은 섬세한 연기로, 엠마 역의 레아 세이두는 중성적인 매력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을 훔쳤다. 서로의 눈을 바라보는 두 배우의 모습은 실제 같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파격적인 정사 장면도 시선을 끈다. 파격적이고 과감한 노출도 노출이지만, 그보다 두 여성이 만들어내는 몸의 언어가 꽤 아름답게 그려진다. 두 배우의 육체적 행위가 특별한 감정과 말로서 전해지는 것 같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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