틴탑 니엘, 천지, 캡, 리키, 엘조, 창조(왼쪽부터)
소년들이 춤을 췄다. 두 볼 가득히 장난기 섞인 미소가 서려 있어도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을 어린 소년들이었다. 하지만 아이의 표정은 잠시 내려놓은 채 손끝과 발끝에 온 에너지를 담아 무대 위의 뜨거운 공기를 사정없이 갈랐다. 2010년, 캡, 천지, 엘조, 니엘, 리키, 창조, 평균 연령 17.3세로 ‘국내 최연소 아이돌 그룹’이란 타이틀을 달았던 여섯 소년은 그렇게 틴탑으로 데뷔했다. 그로부터 3년, 소년의 손도, 발도, 키도, 실력도, 모두 훌쩍 자랐다. 2014년 1월 1일이 지나면 멤버 모두 20대가 되며, 어엿한 데뷔 5년 차 아이돌 그룹이 된다. 흐트러짐 하나 없는 완벽한 ‘칼군무’를 추던 이들은 이제는 중력의 힘에서 벗어난 듯 그 시절보다 조금 더 자유롭게 뛰고 움직이며 무대를 뒤흔든다.Q. 2013년을 그 어느 때보다 바쁘게 보낸 것 같다. 각자에게 어떤 한 해였나.
2013년, 이들에게 어쩌면 특별한 해였을 것이다. 데뷔 2년 7개월 만에 첫 번째 정규앨범 ‘No.1’을 발매했고, 국내에선 첫 콘서트를 열었다. 독일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스페인을 돌며 유럽 투어를 한 것은 물론, 일본에서의 여러 차례 공연을 통해 실력을 다졌다. 어린 나이에 데뷔해 지독한 연습만이 살 길이었던 이들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발전해 나가며 점점 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가수를 시작했을 때의 첫 마음을 잊지 않고 항상 감사하며 성장해 가고 싶다고 말한 소년들을 2014년의 시작을 앞두고 만났다.
창조: 유럽 투어를 시작으로 아시아 투어까지 돌며 많은 걸 배운 시기였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니엘: 스무 살이 된 해였는데, 성인의 무게감이란 걸 처음 느껴봤다. 조금 더 성숙해지고 발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더 많이 알아가고, 노력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엘조: 작년보다 더 멋진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웃음) 2014년에는 더 멋있어지려고 한다.
리키: 해외에 많이 나갔었는데, 그곳 팬들을 볼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되게 재미있었다.
캡: 스무 살 때보다 훨씬 더 많이 자란 것처럼 느껴졌다. 이제 정말 성인이 된 것 같다.
천지: 틴탑을 많이 알릴 수 있었던 해였다. 2014년엔 올해보다 더 많이 알렸으면 좋겠다.
Q. 2014년을 맞이하여 서로에게 덕담을 해준다면.
창조: 리키가 그야말로 남자가 되었다. (웃음) 앞으로 더 남자답고 바르게 컸으면 좋겠다.
리키: 멤버들이 항상 건강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지금처럼 영원히 사이 좋게 지내자.
캡: 리키와 창조가 성인이 되는데,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인터넷 뉴스 같은 데에서 말고 실제로 더 많이 봤으면 좋겠다.
니엘: 캡 형과 엘조 형이 지금 하고 있는 곡 작업이 잘 돼서 우리에게 꼭 좋은 곡을 줬으면 한다. 주옥같은 곡들이 나올 거다!
엘조: 멤버들이 다 했으니 나는 나한테. 살 좀 쪘으면 좋겠다. (웃음)
천지: 난 마지막으로, 팀워크가 더 잘 맞았으면 한다.
Q. 팀워크? 지금도 충분히 좋아 보이는데.
천지: 좋은데… 있다 그런 게. (웃음) 안 맞을 때가 있다.
엘조: (천지를 바라보며) 게임 말하는 거야?
니엘: 현실에서는 팀워크가 잘 맞고 좋은데, 온라인 세상에서는 (고개를 저으며) 아우, 같이 못 하겠다. (웃음) 창조 빼고 멤버들이 다 게임을 한다. 다른 연예인들과 게임 할 때 보면, 그분들은 서로 참 잘 맞는데 우리는 그야말로 (팀워크) 붕괴다, 붕괴.
천지: 온라인상에서는 잘 안 맞는 것 같다. 2014년에는 팀워크가 잘 맞아서 게임도 승승장구하고, 틴탑도 승승장구하고.
일동: (폭소)
Q. 캡이 앞서 말한 것처럼 리키와 창조가 스무 살이 된다. 혹시 둘은 형들이 성인이라서 하던 것 중에 부러웠던 게 있나.
천지: 술 마시는 거겠지. (웃음) 둘은 미성년자라 회식자리에서 술을 못 마셨다. 우리 네 명만(캡, 천지, 엘조, 니엘) 마셨는데, 아무래도 술이 아닐까 싶다.
창조: 나랑 리키는 술자리에선 항상 빠졌다. (웃음) 그리고 또, 영화! ‘친구2’를 청소년관람불가라 못 봤다. 극장에서 19세 관람가 영화를 마음 편히 보고 싶다. (웃음)
니엘, 창조(왼쪽부터)
Q. 2013년 11월, 엔젤 2기 공식 팬미팅 때 데뷔곡 ‘박수’를 위해 4~5개월 동안 하루의 모든 시간을 써가며 연습했다고 말했다. 요즘에는 연습량이 어떻게 되나. 춤이 몸에 익어 예전보다는 좀 덜 해도 되지 않을까 싶은데.니엘: 그때보다는 스케줄이 좀 있고 해서 ‘박수’로 데뷔할 때만큼은 못하지만 지금도 거의 안무 연습만 8시간 정도는 하는 것 같다.
천지: 스케줄이 없으면 연습실에 나가서 연습을 하니깐.
창조: 노래 연습은 또 따로 하고.
천지: 노래는 기본이지! (웃음)
Q. 다들 연습을 많이 하지만, 이 중에서도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하는 멤버는 역시…?
니엘: 창조! 좀 쉬어도 되는 날인데 연습실에 나가서 연습을 하고 그러더라.
창조: 사실 난 다른 멤버들처럼 게임을 안 하니깐 멤버들이 다 게임을 하고 있으면 딱히 할 게 없다. 그래서 나가서 그냥 연습하곤 한다. 연습해서 안 좋을 건 없으니깐. (웃음)
Q. 2010년에 데뷔했으니, 2014년이면 햇수로 5년 차 그룹이 된다. 사회적 기준으로 보면, 5년 차 정도가 되면 자기만의 색깔을 찾아 일을 어느 정도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된다. 물론 그만큼 스트레스도 엄청 많이 받는 시기이기도 하고. 5년 차가 될 틴탑은 현재 어느 정도 위치에 와 있는 것 같나.
니엘: 햇수로 따지면 오래된 것 같지만, 아직은 올라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목표한 지점에 다 온 게 아니라 갈 길도 멀고, 닮고 싶은 선배 가수들처럼 되고 싶기도 해서. 그런데 갈 길이 좀 험난하다. (웃음)
Q. 대체 최종 목표가 뭐길래. (웃음)
니엘: 팬들에게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대중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유재석 선배님처럼, ‘가수 중의 유재석’ 같은 팀이 되고 싶다.
Q. 그렇다면 나중에 ‘틴느님’으로 불릴 수도 있겠네.
일동: (웃음)
니엘: 그렇게 되고 싶다.
캡, 천지, 니엘(왼쪽부터)
Q. ‘장난아냐’로 1위를 한 후 명동에서 게릴라 콘서트를 했다. 그때 했던 자기소개를 듣고 조금 의아했던 부분이 있었다. 틴탑 정도라면 그냥 “누구누구입니다”라고 말하는 게 당연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누구누구라고 합니다”라는 표현을 쓴 멤버가 있었다. 그건 자신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처음 소개할 때 쓰는 말 아닌가.천지: 아, 그랬었나? 팀으로서는 우리가 활동을 많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활동을 많이 안 했다. 개인적으로 활동을 많이 했으면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았을 텐데, 그게 좀 아쉬운 부분이다. 하지만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하려고 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표현을 썼던 게 아닐까 싶다.
Q. 2012년에는 ‘미치겠어’, 2013년에는 ‘장난아냐’로 1위를 했는데도?
니엘: 갈 길이 멀다.
창조: 아직 우리를 모르는 분들이 많으니깐 다른 분야에서도 많이 알려야 할 것 같다.
Q. 다른 분야라고 하면?
창조: 노래나 연기…
일동: 예능!
Q. 그런데 멤버들 대부분 예능을 많이 어려워하지 않나?
니엘: 맞다. 다들 약간 내성적인 성격이라서. 토크쇼 형식 같은 프로그램보다는 몸으로 하는 예능을 하면 잘 하지 않을까 싶다.
Q. 그런 면에서 KBS2 ‘불후의 명곡’(이하 ‘불명’)이 틴탑에게 가장 잘 맞는 프로그램이 아닐까 싶은데. 노래만 부르면 되니깐. (웃음)
일동: (동시에) 아니다!
천지: 어제도 녹화를 하고 왔는데…
일동: (작게 한숨 쉬며) 하아…
천지: 무대에서 노래할 때 긴장이 되는 것도 있지만 방 안에서 토크할 때 선배님들의 기운이 진짜 장난 아니다. 우리 기를 쫙 다 빨아가시는 것 같다. 그래서 너무 힘들다. (웃음)
니엘: 그 안에서는 틴탑이 거의 제일 막내다. 가수 생활이 15년 된 선배님들도 계셔서 우리가 차마 뭔가를 나서서 할 수 없겠더라. 그래서 늘 그냥 가만히 있다가 무대하고 내려와서 (빵 집는 시늉 하며) 빵 조금 먹고, 선배님들이 말 걸어주시면 말하고.
일동: (웃음)
니엘: 어제는 나랑 천지 형, 캡 형 이렇게 셋이 번안 가요 특집으로 ‘날 보러 와요’를 불렀다.
Q. ‘불명’에 처음 출연했던 게 박진영 편의 ‘허니’였던 걸로 기억한다. 틴탑의 재발견이란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무대를 보며 감탄을 많이 했다.
니엘: 아, 감사하다. 그런데 이번에…
천지: 연습을 이틀밖에 못해서.
Q. 보통 ‘불명’ 무대는 연습을 어느 정도 하나?
니엘: ‘허니’로 나갔을 때에는 공백기라 시간도 충분해서 연습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물론 지금도 공백기이긴 하지만, 콘서트 준비하고, 팬미팅 준비하고 하다 보니깐 시간이 없어서… 요즘 같은 때에는 거의 하루 아니면 이틀?
Q. 콘서트 준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2월에 일본에서 아레나 투어도 잡혀 있다. 정식 데뷔도 안했는데!
니엘: 되게 자랑스럽다.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 같다.
천지: 데뷔를 했으면 도쿄돔에 가 있…
니엘: 그건 아니지. 초심을 잃지 말자고. (웃음)
천지: 그러니깐 내가 아차 싶어서 “가 있…” 이라고 말했잖아. (웃음)
Q. 댄스 퍼포먼스를 하는 그룹이라면 돔이나 스타디움에 대한 욕심이 클 수밖에 없다.
천지: 도쿄돔에 꼭 한 번 서 봐야지.
캡의 춤을 보고 감탄하는 틴탑 멤버들
Q. 그러고 보니 천지가 2012년 도쿄에서의 제프투어 당시 ‘엔젤’을 부르다 눈물을 흘렸다. (엔젤은 틴탑의 공식 팬클럽명이기도 하다) 감정 표현을 잘 안 하는 것 같았는데, 의외였다.천지: 내가 무뚝뚝한 성격이 맞긴 한데, 알고 보면 되게 감성이 풍부하고 속이 여린 남자다. (웃음) 표현을 잘 못해서 더 까불게 되고 그럴 때가 많다.
Q. 다들 그런 것 같다. 오늘 보니 생각보다 조용조용하다.
천지: 그런데 우리끼리 있을 땐 시끄럽다.
Q. 하긴 ‘아이돌 스타 육상 양궁 풋살 선수권 대회’에서 촬영을 하지 않을 때 보니 멤버들끼리 서로 굴리고 업고 난리가 났더라. 평소에 그렇게 노는 건가?
창조: 맞다. 평소 모습 그대로 거기서 한 거다.
천지: 지금보다 어렸을 때는 더 심했다. 이제는 좀 자제하게 되는 거고. (웃음)
Q. 다들 또래라서 격 없이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걸까.
니엘: 우리가 다 같이 생활했던 게 멤버 모두 중고등학생일 때였다. 아무래도 그 시기에 연습을 하다 보니 학교생활도 잘 못하게 되고, 우리의 생활 안에서 친구라고는 멤버들 밖에 없어서 더 멤버들하고 가까워졌던 것 같다.
Q. 멤버가 같이 일하는 동료이자 친구인 셈이네.
니엘: 그렇다. 친구이자 이제는 거의 가족이다. 가족보다 더 오래 같이 있으니깐.
Q. 그런데 사실 가족도 같이 있다 보면 다투기도 하고 그러지 않나.
창조: 남자들끼리만 있고, 어렸을 때 함께 모여 있었으니깐 그건 당연히. (웃음)
니엘: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였으니깐.
Q. 지금도 나이로만 보면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이기도 하고.
니엘: 그렇긴 하다.
창조: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부분에서는 터치를 안 한다. 서로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딱 선을 지킨다. 존중하기 때문에, 이제는 잘 싸우지 않는다.
리키: 서로를 이해하는 동료이자 가족!
Q. 최근에 사소하게라도 투닥투닥 다툰 일은 없었나.
천지: 없었던 것 같다.
니엘: (갑자기 생각난다는 듯) 아! 한 번 있었다. 게임 때문에.
리키: 우리가 롤(리그 오브 레전드)을 하는데 지는 바람에 갑자기 화냈던 거. (웃음) 그거 말고는 없다.
니엘: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서는 진짜 화기애애하고 좋다.
일동: (폭소)
*인터뷰는 PART2로 이어집니다.
글, 편집.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틴탑에 관한 더 풍부한 내용은 텐아시아가 발행하는 매거진 ‘10+Star’(텐플러스스타) 1월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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