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타이틀, 이 제작사 이름만으로도 상당한 신뢰성을 지닌다. 그리고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만났으니 그 영화에 대한 호기심은 당연한 일이다. 라차드 커티스 감독이 누구냐고? 너무나도 유명한, 로맨틱 코미디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러브 액츄얼리’ 감독이다. 워킹타이틀과 라차드 커티스 감독이 만난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타임’이 49주차(2013년 12월 6일~8일) 극장가에서 겨울철 연인 관객을 끌어모으는데 성공했다. 올해 공포 장르에서 독보적인 감독은 누가 뭐래도 제임스 완 감독이다. ‘컨저링’으로 국내 200만 관객을 넘긴 그는 ‘인시디어스:두번째 집’으로 다시 한 번 시동을 제대로 걸었다. 개봉 3주차 주말을 보낸 ‘결혼전야’와 ‘헝거게임’은 100만 관객 돌파라는 작은 기쁨을 누렸다.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도 누적 2만 관객을 넘어섰다.

2013년 49주차(12월 6일~8일) 박스오피스 순위.

9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바웃 타임’은 568개(상영횟수 7,021회) 상영관에서 47만 7,267명(누적 56만 9,883명)을 불러 들이며 개봉 첫 주 1위로 데뷔했다. 레이첼 맥아담스, 돔놀 글리슨, 빌 나이 등이 주연했고, ‘러브 액츄얼리’ ‘노팅힐’ 등을 연출한 리차드 커티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작품이다. ‘로코’ 장르를 좋아하는 대중의 구미를 확 당길만한 작품이란 의미다. 물론 48주차와 마찬가지로 압도적인 상영횟수와 폭발적인 흥행을 보여주진 못했다. 본격적인 겨울철 성수기를 앞둔, 마지막 숨고르기라고 볼 수 있다. 참고로 50주차에는 ‘호빗’, ‘집으로 가는 길’ 등 큰 작품들이 얼굴을 내밀 예정이다. 하지만 ‘어바웃 타임’은 48주차 1위였던 ‘열한시’(개봉 첫 주말 3일 37만 7,147명)에 비해 상영횟수가 약 900회 적었음에도 관객수는 월등히 높다. 좌석점유율도 7일 39.3%, 8일 38.1%로 40%에 근접했다. 장르적 특성을 고려했을 때, 만족할 만한 성적이란 얘기다. 지금 분위기로는 100만 관객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제임스 완 감독의 공포영화 ‘인시디어스:두번째 집’이 405개(5,168회) 상영관에서 22만 5,734명(누적 27만 3,148명)으로 개봉 첫 주 2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올해 추석 시즌 개봉돼 200만 관객을 돌파한 ‘컨저링’에 이어 다시 한 번 공포의 무서운 맛을 떨쳤다. 제임스 완 감독이 구축한 공포 세계에 확실한 팬층이 형성된 분위기다. ’쏘우’ 이외에 특별히 떠오르는 게 없었던 제임스 완 감독, 올해 자신의 필모그래프를 제대로 확장했다. 중요한 건, 현재 제임스 완 감독이 ‘분노의 질주’ 7편을 연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폴 워커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제작에 차질이 빚어진 ‘분노의 질주’ 7편, 제임스 완 감독이 어떤 결과물을 가지고 올지 기대가 모아진다.

개봉 첫 주 1위에 올랐던 ‘열한시’는 신규 개봉작에 밀려 3위로 하락했다. 415개(5,821회) 상영관 15만 8,978명이 2주차 성적이다. 누적 관객수는 78만 4,350명. 전주(7,916회) 보다 2,000회 가량 상영횟수가 줄었고, 관객수는 절반 이상(57.8%, 21만 8,169명) 빠져 나갔다. 660회 가량 상영횟수가 적은 ‘인시디어스’ 보다 순위가 낮다. ‘인시디어스’도 7일 29.6%, 8일 25.6%로 낮은 좌석 점유율이었지만 ‘열한시’는 이보다도 아래였다. 7일 16.5%, 8일 15.5%다. 현재로선 100만 돌파도 어렵다. 이같은 좌석 점유율로 상영관수 및 상영횟수를 지켜내는 건 더더욱 어려운 게 현실이다. 순위권에서 빠르게 밀려날 것으로 전망된다.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결혼전야’(왼쪽)와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스틸

개봉 3주차 주말을 보낸 ‘결혼전야’와 ‘헝거게임:캣칭 파이어’는 사이좋게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결혼전야’는 358개(4,053회) 상영관에서 12만 8,680명을 더해 누적 109만 7,786명을 기록했다. 내심 더 높은 순위를 노렸던 ‘결혼전야’는 약 700회의 상영횟수가 줄어들면서 관객이 44.8%(10만 4,444명) 빠져나갔다. 개봉 2주차에 25.4%로 막아냈던 관객 감소율이 상당히 커졌다. 30% 중후반을 기록했던 좌석 점유율도 20% 초반으로 하락했다. 순위 하락, 막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헝거게임:캣칭 파이어’는 315개(2,711회) 상영관에서 9만 8,067명으로 누적 105만 803명을 올렸다. 60만에 멈춰섰던 전편의 아쉬움을 어느 정도 달랬지만, 4,472회였던 상영횟수가 크게 줄면서 순위 하락을 막지 못했다. 미국 시장에선 8일까지 3억 3,666만 5,0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올해 개봉작 중 3위. 1위에 올라 있는 ‘아이언맨3′(4억 901만 3,994달러)까지 노려볼 기세다.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왼쪽)와 영화 ‘이스케이프 플랜’ 스틸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와 ‘이스케이프 플랜’은 상당히 선전했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는 409개(2,393회) 상영관에서 15만 3,167명(누적 66만 4,905명)을 동원, 순위를 2계단 끌어 올리며 4위에 자리했다. 10위에 오른 ‘오싱’을 제외하고, 가장 적은 상영횟수다. 21.3%(4만 4,147명)로 관객 감소율을 막았다. 토~일 주말 성적을 바짝 끌어오리는, 주말 강자다운 면모를 유감 없이 발휘하고 있다. 전편의 기록(통합전산망 기준, 66만 5,096명)은 손쉬운 상대였다. 좌석 점유율은 7일 42.7%, 8일 41.7%로 10위권 내 작품 중 단연 1위다. 실베스터 스탤론과 아놀드 슈왈제네거가 주연한 ‘이스케이프 플랜’은 287개(2,678회) 상영관에서 11만 2,355명(누적 13만 3,477명)으로 개봉 첫 주 6위를 차지했다. ‘오싱’,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에 이어 10위권 내 작품 중 세 번째로 적은 상영횟수다. 또 7일 35.8%, 8일 35.2%의 좌석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 역시도 10위권 내 작품 중 3위다. (1위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 2위 ‘어바웃 타임’.)

‘친구2′와 ‘창수’는 흥행 수명이 다했다. ‘친구2′는 331개(3,038회) 상영관에서 7만 8,392명(누적 292만 249명), ‘창수’는 298개(2,938회) 상영관에서 5만 9,322명(누적 40만 4,919명)으로 8~9위에 자리했다. ‘친구2′는 60.2%(11만 8,796명) 관객이 하락했고, ‘창수’는 이보다 더 큰 70.6%(14만 2,572명) 감소했다. 상영횟수도 2,500~2,600회 가량 줄어 들었다. ‘친구2′는 누적 300만까지 약 8만 명 남았으나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순위권 밖 작품 중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가 누적 2만 관객을 돌파, 눈에 띄는 성적을 남겼다. ‘사이비’는 24개(103회) 상영관에서 1,430명을 불러들이며, 누적 2만 780명을 기록했다. 전작 ‘돼지의 왕’이 2만 관객 문턱에서 주저 앉은 아쉬움을 날렸다.

피터 잭슨의 ‘호빗’이나 전도연의 ‘집으로 가는 길’이냐.

영화 ‘호빗:스마우그의 폐허’(왼쪽), ‘집으로 가는 길’ 스틸

50주차(2013년 13~15일) 극장가, 본격적인 겨울철 성수기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피터 잭슨 감독의 ‘호빗:스마우그의 폐허’, 전도연 고수 주연의 ‘집으로 가는 길’ 등 한미 기대작이 관객들을 만난다. ‘호빗’은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 300만에 가까운 관객을 동원했던 전편의 흥행을 넘어설지 관심이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오랜만에 컴백한 전도연에 대한 찬사가 줄을 잇고 있는 상황. 9일 오전 11시 통합전산망 기준, ‘집으로 가는 길’은 19.8%로 예매율 1위다. ‘호빗’은 3.9%에 머물러 있지만 주말로 갈수록 예매율 상승이 확실시된다. 최필립, 서효명 등이 주연한 ‘캠퍼스 S커플’,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그 강아지 그 고양이’, 맷 데이먼이 제작, 각본 주연을 맡은 ‘프라미스드 랜드’ 등이 개봉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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