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아빠! 어디 가?’
올 초 MBC ‘일밤-아빠! 어디가?’로 불을 지핀 이른바 ‘육아 예능’이 진화를 거듭하며 2라운드에 돌입한 모양새다.‘아빠! 어디가?’는 내년 초 방송을 목표로 시즌 2를 준비중이고 지난 11월 3일 첫 전파를 탄 KBS2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는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성공적으로 안방극장에 안착했다. 또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방송됐던 SBS ‘오! 마이 베이비’는 내년 1월 정규편성이 확정되면서 예능 프로그램 속 ‘육아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육아 예능’ 전성시대의 시작을 연 ‘아빠! 어디가?’는 6세~초등학교 저학년 연령의 아이들과 아빠가 여행을 떠나는 콘셉트로 예능 프로그램의 새로운 포맷 구축에 성공했다. 여기에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엄마 없는 일상을 아빠와 함께 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담았고 ‘오! 마이 베이비’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
이처럼 올해 예능계 트렌드가 된 육아예능은 같은 듯 다른 조금씩 변주된 포맷을 선보이며 브라운관에 좀더 깊숙히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KBS2 ‘슈퍼맨이 돌아왔다’
각 프로그램마다 설정은 조금씩 다르지만 육아 예능은 ‘날 것 그대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았다. 계산없이 움직이는 아이들의 행동 패턴과 이들을 돌보다 돌발 상황에 직면하는 어른들의 리액션이 카메라 안에 가감없이 담기면서 각본이 짜여진 기존의 예능 프로그램과는 다른 묘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런 모습은 특히 ‘아빠! 어디가?’보다 나이대가 어린 아이들이 등장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좀더 잘 드러난다. 아내 없이 48 시간동안 아이를 보는 아빠들이 육아 실수나 좋고 싫음이 분명한 아이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기면서 예기치 않은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또 초반에는 잘 소통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아이의 관계가 점차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좀더 나은 부모와 자식 사이를 고찰해볼 수 있는 계기를 주는 등 뜻밖의 교훈을 안겨주는 점도 육아 예능이 대세로 자리잡은 미덕이기도 하다.
이같은 강점을 살리기 위해 제작진도 거의 개입하지 않고 오직 관찰에 집중하면서 뜻밖의 상황이 만들어내는 묘미를 극대화하고 있다.
SBS ‘오 마이 베이비’
여기에 ‘오 마이 베이비’의 경우 최근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조부모들의 손주 육아 문제를 논의해 보는 단초로도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이와 관련 ‘오 마이 베이비’의 배성우 PD는 “육아 예능은 주어진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서 웃음과 공감 포인트를 잡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황혼육아’라는 사회적 흐름과 맞물려 시청자들이 각자의 상황 속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육아에 대한 고민점도 던져주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물론 비슷비슷한 포맷 속에서 나름의 차별화 시도가 필요한 점은 제작진이 귀담아 들어야 할 덕목으로 여겨진다. 신선함으로 올해 예능계 트렌드로 자리잡은 ‘육아 예능’이 좀더 발전된 양상으로 자리잡으려면 예능적 감각과 함께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나 메시지를 담는 등 깨알같은 재미 속에서도 숨은 ‘의미’를 추구하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KBS2, MBC,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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