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진짜 사나이’ 2013년 12월 08일 오후 06시 20분

다섯 줄 요약
전진기지에서의 훈련은 긴장과 적막이 교차했다. NLL과 맞닿아 있는 이 곳에서 P.I.R 훈련(피가 나고, 이가 갈리고, 알이 베기는)은, 진짜 사나이들을 수병으로서 더욱 어울리게끔 만든다.반면 여전히 구멍병사의 서러움과 함께 그들이 가진 “끼”는 해군에서도 유효하다. 류수영의 헤어살롱을 시작으로 과실왕 서경석까지.. 이번 주도 나라를 지키는 현장에는 바람잘 날이 없다.

리뷰
‘응답하라 1994′에서 극 중 해태는 최종훈을 통해 연차가 쌓이며 노하우와 융통성을 축적하는 군대 조직의 자연스러움을 배우게 된다. 반면 ‘일밤 : 진짜 사나이’는 군대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군 생활의 통시적 성장 과정이 없다. 매번 부대를 바꿔가며 체험을 해야하는 프로그램의 태생적 한계이지만 어찌보면 이는 가장 큰 장점으로 지금까지 작용했었다. 누구나 새로움을 원하고 시청자 또한 붙박이처럼 말뚝박지 않고 순환체험하는 “사나이”들의 모습을 흥미 진진하게 지켜봤었다.

성격을 달리하는 부대별로 매번 옮겨다니다보니 누적을 통해 생기는 여유로움과 노련함을 애초에 기대할 수는 없지만 케릭터 고유의 재미와 애피소드의 배치로 인기요인을 확실하게 어필했었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시간이 갈수록 부대마다의 특성조차 흐릿해지고 기존 애피소드의 답습과 단발성 이벤트로 러닝타임을 연명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특정 부대를 지정하여 일병부터 말년병장까지를 압축적으로 경험하라는 뜻은 아니다.

문제는, ‘진짜 사나이’들이 언제나 이등병이라는 것이다. 명목상 일병으로 승진은 했건만, 매번 이등병 행세를 하며 부대에 적응하려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신선하지 않고 진부한 느낌을 가져다 준다. 해군 수칙을 컷닝하며 암송하는 샘과 박형식 일병의 모습은 노련해보이면서도, 신병이 아닌데 신병처럼 대우받는 그들의 느슨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진짜 사나이’는 실감나는 군 생활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향수와 대리만족을 줘야 한다. 매번 부대를 바꿔가는 것도 좋지만 그 패턴이 익숙해지거나 출연진들에게 요구되는 자세가 항상 같다면 출연진도, 시청자들도 금새 피로감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이제는 항상 피훈련자로서 존재하는 그들이 아닌, 훈련의 주체가 되어 주도적으로 군생활을 하는 ‘진짜 사나이’를 만나고 싶다.

수다 포인트
-지금까지 해군 부대별로 ‘한식대첩’ 찍어도 되겠어요.
-류수영은 특히 ‘해피투게더’ 야간 매점에 나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글. 강승민 (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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