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하세요? 방송을 보는 내내 귓가를 맴돌았던 음악이. 슬플 때는 더 애처롭게, 즐거울 때는 더 신이 나게 흥을 돋우는 방송 프로그램의 BGM. 기억을 담고, 마음을 위로하는 음악의 힘은 방송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한 주간(2013.11.21.~2013.11.27.)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음악은 무엇이었을까요. 방송계 이슈를 프로그램에 삽입된 음악으로 알아봤습니다.

DJ 텐이 내 멋대로 뽑아본 BGM 주간 차트 TOP4! 38회를 끝으로 시즌을 마친 ‘SNL 코리아’와 엇갈리는 청춘 남녀의 마음을 그린 ‘응사’가 1, 2위를, ‘인셉션’ 뺨치는 꿈속의 꿈 이야기로 반전을 선사한 ‘푸른거탑 제로’와 ‘욕정 발라더’의 은밀한 욕망을 형상화한 ‘마녀사냥’이 각각 3, 4위에 랭크됐습니다. 다사다난했던 한 주, 프로그램 속 최고의 순간을 장식한 음악을 뽑아봤습니다.

1. ‘운명’ – 여행스케치 4집 ‘다 큰 애들 이야기’

tvN ‘SNL 코리아 시즌4’ 마지막 회. 마지막에야 자신의 쓰임을 깨달은 ‘천생배우’ 김민교(위쪽)와 엉겁결에 유세윤과 키스신을 찍은 ‘응사’ 해태 손호준

“이렇게 많은 사람들 가운데 너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야/황무지 같은 이 세상에 너를 만나지 못 했다면/이렇게 넓은 세상 한 가운데 그댈 만난 건 나 역시 기쁨이야/가시나무 같은 내 맘에/그댈 만나지 못 했다면/힘겨웠던 지난날을 견딜 수 없어/어딘가에 한 줌의 흙으로 묻혀있었겠지/바라보고 있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아직 네게 말은 안 했지만/내가 살아있는 살아 숨 쉬는 이유”

10. tvN ‘SNL 코리아 시즌4’ 마지막 회. 지난 23일 뭘 좀 아는 어른들을 위한 생방송 라이브 쇼 ‘SNL 코리아 시즌4’의 정규 시즌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첫 호스트 최민수를 시작으로 신화, 아이비, 이범수, 승리, 지나, 임창정, 김규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많은 스타가 ‘SNL 코리아’를 찾아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전했습니다. 원년 멤버 김슬기, 고경표가 ‘SNL 코리아’를 떠난 것은 아쉬웠지만, 돌아온 유세윤과 새로 합류한 크루 클라라, 유희열, 허지웅은 그들의 공백을 빈틈없이 메꿨습니다. 황무지같이 각박한 세상살이에 ‘19금 개그’와 ‘병맛 코드’로 우리에게 한 줄기 기쁨을 전한, ‘SNL 코리아’ 우리는 내년에도 당신과 함께할 겁니다!

2. ‘가질 수 없는 너’ – 뱅크 1집 ‘더 뱅크(The Bank)’

tvN ‘응답하라 1994’ 11회. 해태가 전한 쓰레기의 마음을 믿지 못하는 나정(위쪽)과 자신 마음을 몰라주는 나정 때문에 찹착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는 해태

“술에 취한 니 목소리/문득 생각났다던 그 말/슬픈 예감 가누면서/내게로 달려갔던 날 그 밤/희미한 두 눈으로/날 반기며 넌 말했지/헤어진 그를 위해선 남아있는/니 삶도 버릴 수 있다고/며칠사이 야윈 널 달래고/집으로 돌아오면서/마지막까지도 하지 못 한말/혼자서 되뇌였었지/사랑한다는 마음으로도/가질 수 없는 사람이 있어/나를 봐 이렇게 곁에 있어도/널 갖진 못하잖아”

10. tvN ‘응답하라 1994’ 11회. 모두가 웃을 수는 없는 걸까요. 청춘남녀들의 엇갈린 사랑은 신촌 하숙을 ‘2차 세계대전’을 방불케 하는 냉전 상태로 몰아넣었습니다. 쓰레기(정우)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으나 대답 듣기를 거부한 나정(고아라)부터 나정에게 있는 힘껏 사랑의 돌직구를 던진 뒤 마음졸인 칠봉이(유연석), 쓰레기 형님의 말을 전하며 은연중에 자신의 마음을 드러낸 해태(손호준)까지. 술만 먹으면 비밀을 털어놓는 윤진이(민도희)를 제외한 모든 이들은 그렇게 “널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를 마지막까지 혼자서 돼내어야 했습니다. 이젠 ‘성나정의 남편’이 누구인지보다도 그 사실이 공개됐을 때 낙담할 어떤 이의 모습에 벌써부터 가슴이 아파져 옵니다.

3. ‘Non, Je Ne Regrette Rien’ – 에디티 피아프(Edith Piaf) ‘Eternelle’

tvN ‘푸른거탑 제로’ 마지막 회. 손호창의 등장에 ‘꿈속의 꿈’임을 깨달은 최종훈(위쪽)과 현실 세계 속 그의 전우들

“Non, Rien De Rien(아니예요! 그 무엇도 아무 것도), Non, Je Ne Regrette Rien(아니예요!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Car Ma Vie, Car Mes Joies(왜냐하면 나의 삶, 나의 기쁨이) Aujourd’hui Ca Commence Avec Toi(오늘, 그대와 함께 시작되거든요)”

10. tvN ‘푸른거탑 제로’ 마지막 회. 영화 ‘라비앙 로즈’의 대미를 장식했었고 ‘인셉션’에서는 ‘킥’을 할 때 울려 퍼지는 노래로 더 유명세를 탄 ‘Non, Je Ne Regrette Rien’가 울려 퍼지는 순간, 우리는 직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 낚였구나!’ ‘푸른거탑’의 상승세를 이어 말년 병장 최종훈의 훈련소 이야기로 우리를 찾았던 ‘푸른거탑 제로’는 그렇게 ‘인셉션’ 뺨치는 ‘꿈속의 꿈 이야기’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28일에는 김재우, 김호창, 정진욱, 이용주 등 원년 멤버들이 합류한 ‘푸른거탑 리턴즈’가 전파를 탈 예정입니다. 이번에도 ‘꿈속의 꿈’은 아니겠죠?

4. ‘잘못된 만남’ - 김건모 3집 ‘잘못된 만남’

JTBC ‘마녀사냥’ 17회. 허지웅의 여자친구도 빼앗을 수 있다며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서라면 쓰레기가 되겠다”고 외치는 성시경

“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난 아무런 부담 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 시켜줬고… 그 어느 날 너와 내가 심하게 다툰 그날 이후로/너와 내 친구는 연락도 없고 날 피하는 것 같아/그제 서야 난 느낀 거야 모든 것이 잘못돼 있는 걸/너와 내 친구는 어느새 다정한 연인이 돼있었지/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난 울었어/내 사랑과 우정을 모두 버려야 했기에”

10. JTBC ‘마녀사냥’ 17회. 질문만 있고 답변은 없는 그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듣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녀사냥’ 속 4MC 신동엽,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은 그렇게 정답 없는 사랑과 남자의 본능에 대해서 열변을 토했습니다. 특히 ‘욕정 발라더’ 성시경은 “친구의 여자친구가 미란다 커라면 우정도 포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 그동안 쌓아왔던 젠틀한 이미지를 내려놓았습니다. ‘마녀사냥’으로 만난 단짝 친구 허지웅과의 우정마저 포기할 정도라니…. 아무리 정직이 미덕이라지만, 정말 이래도 되는 걸까요? 성시경 씨는 방송 모니터링하며 허지웅 씨의 눈빛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tvN,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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