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콘서트 현장

누나들 사이에서 짐이었던 이승기, 관객 사이에서는 슈퍼스타 이승기였다.

이승기는 30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3 이승기 희망 콘서트’를 개최하고 1만여 명의 팬들과 만났다. 이날 이승기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줬던 국민 남동생의 귀여운 면모와 앨범 활동에서 보여줬던 부드러운 모습 모두 가득 담아 선사했다.

처음부터 일렉트로닉 퍼포먼스로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렸다. 이승기는 빨간 조명이 빛나는 줄이 달린 재킷을 입고 자신의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와 ‘아무도’를 일렉트로닉으로 편곡해 무려 셔플댄스를 선보였다. 이승기는 “매년 이승기 콘서트를 오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굉장히 오프닝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저번에는 날았었죠? 올해는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까 고민하다 올해는 일렉트로닉에 맞춰 평상시에 출 일도 없는 셔플댄스르 춰서 땀을 이렇게 뻘뻘 흘립니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승기 콘서트 현장

흥겨운 분위기로 시작했던 콘서트는 이승기의 트레이드 마크인 감미로운 발라드로 다시 분위기가 반전됐다. 화려한 재킷을 벗고 깔끔한 수트를 입고 등장한 이승기는 ‘외쳐본다’ ‘삭제’ ‘착한 거짓말’을 불렀다.

이어 이승기는 메인무대 왼쪽 서재처럼 편안한 분위기로 특별 제작된 무대 세트에 등장해 ‘이승기의 시네마천국’이라는 영화관을 방불케 하는 코너를 선보였다. 영화의 명장면이 메인 무대에서 펼쳐지고 이승기는 마치 실제 영화 OST인 것처럼 꼭 맞는 선곡으로 분위기를 젖게 했다. ‘이별의 그늘’과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 ‘제발’과 영화 ‘레옹’, ‘결혼해줄래’와 영화 ‘노팅힐’ ‘러브 액츄얼리’ ‘브리짓 존스의 일기’, ‘되돌리다’와 영화 ‘시네마 천국’의 노래와 영상이 펼쳐졌다.

특히 ‘이승기의 시네마 천국’은 반도네온을 주축으로 하는 클래식 밴드인 고상지 밴드가 함께 해 어쿠스틱하면서도 클래식한 편곡으로 더욱 분위기를 돋웠다. 특히 ‘결혼해줄래’는 ‘노팅힐’ OST ‘She’를 도입부로 선보인 뒤 ‘결혼해줄래’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이승기의 목소리와 여성 관객들의 떼창이 조화를 이뤄 더욱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이승기 콘서트 현장

2부에서는 파격적인 무대들이 이어졌다. 이승기는 씨스타19의 ‘있다 없으니까’를 부르며 2부를 시작했다. 씨스타 보라의 파트에서 실제 보라가 등장해 자신의 파트를 소화했고 이승기와 함께 섹시한 무대를 선보였다. 이승기와 보라의 신체가 접촉할 때마다 관객들을 함성을 질렀고, 무대가 끝났음에도 한동안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이승기는 보라와의 무대에 대해 “이제는 나이도 먹은 것 같고, 언제까지 귀여운 것만 할 수 없잖아요? 아니에요? 하하하”라며 웃었다.

곧바로 이승기는 매년 콘서트에서 선보였던 트로트 무대로 다시 분위기를 띄웠다. 반짝이 의상을 입고 등장한 이승기는 ‘소양강 처녀’ ‘남행열차’를 열창했다.

진짜 무대는 지금부터였다. ‘2013 이승기 희망 콘서트’의 주제는 ‘희로애락’. ‘즐겁게 노래하고, 록을 사랑하자’는 뜻으로 특별히 록에 신경 쓴 콘서트였다. 1부에서는 감미로운 발라드가 주를 이뤘고, 2부의 초반 ‘있다 없으니까’와 트로트 무대로 분위기를 올렸던 이승기는 록으로 공연장을 폭발시켰다. 먼저 와이어를 타고 강렬하게 등장해 ‘강원도 아리랑’을 록으로 편곡해 선보였다. 이어 ‘꽃처럼’ ‘Crazy for you’ ‘Slave’ ‘정신이 나갔었나봐’ ‘Smile Boy’ ‘여행을 떠나요’까지 열광적인 무대를 만들었다.

이승기는 “올해는 정말 빨리 지나간 거 같다. ‘구가의 서’, 아시아 팬미팅, ‘꽃보다 누나’까지. 이제는 완벽함을 계속 추구하다보니 스스로 피곤해진다. 예전에는 음정 떨어지면 그냥 갔는데 요즘은 신경이 더 쓰이고, 예전보다 더 몰입하는 거 같다”며 “여러분들의 서포트로 힘내서 여기까지 왔다. 여러분들도 올 한해 건강하시고 내년에도 바라시는 일 더 잘 되길 바랍니다”고 팬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꽃보다 이승기, 콘서트는 그가 온전히 아름다웠던 순간의 연속이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후크엔터테인먼트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