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친구2′의 흥행은 굳건했다. 개봉 2주차 주말까지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친구2′는 2013년 46주차에 이어 47주차(11월 22일~24일) 극장가에서도 주인공으로 우뚝섰다. ‘헝거게임’, ‘결혼전야’,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 등 다양한 장르의 신규 개봉작은 나란히 ‘친구2′의 뒤를 따랐다. ‘돼지의 왕’으로 신선한 충격을 안긴 연상호 감독의 장편 애니메이션 ‘사이비’도 10위에 자리하며, 전편 못지않은 관심을 끌었다.

2013년 47주차(11월 22일~24일) 박스오피스 순위.

25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친구2′는 699개(상영횟수 9,484회) 상영관에서 47만 2,874명(누적 233만 7,196명)을 불러 앉히며 넉넉한 격차 속에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누적 200만 관객을 돌파했고, 300만 이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1만 3,016회였던 상영횟수가 약 3,500회 가량 줄었고, 관객수도 55.7%(59만 4,484명) 감소했다. 특히 개봉 첫 주말 40% 중반을 형성했던 좌석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친구2′는 23일 30.2%, 24일 28.3%(24일)에 그쳤다. 2~4위에 오른 ‘헝거게임’, ‘결혼전야’,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 등 보다 낮은 점유율이다. 앞으로 하락폭을 얼마나 최소화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비수기 극장가임을 감안한다면 만족할 만도 하지만 이 영화는 다름아닌 ‘친구2′다. 그 이름 값을 생각한다면 조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헝거게임:캣칭 파이어’ 만큼 한국과 미국의 온도차가 확연한 작품이 또 있을까. 22일 북미 개봉된 ‘헝거게임:캣칭 파이어’는 개봉 첫 주 1억 6,112만 5,000달러의 흥행 수익을 올렸다. 역대 개봉 첫 주말 성적 4위, 역대 11월 1위에 오를 정도로 파괴력을 보였다. 어마어마했던 전편의 개봉 첫 주말 기록(1억 5,253만 5,747달러) 보다 약 1,000만 달러를 더 벌어 들였다. 반면 국내에선 1위도 아닌 2위로 데뷔했다. 630개(7,199회) 상영관에서 39만 7,200명(누적 47만 4,365명)을 동원했다. 하지만 전편 ‘헝거게임:판엠의 불꽃’의 국내 성적을 떠올리면 매우 희망적이다. 지난 2012년 4월 5일 개봉된 전편은 개봉 첫 주말 27만 4,132명, 개봉 4일 동안 31만 7,760명을 모집했다. 당시에도 2위였지만 흥행 성적은 이번 편이 월등히 높다. 또 전편의 최종 성적은 불과 60만 7,956명이다. ’캣칭 파이어’가 전편의 최종 성적을 뛰어 넘을 게 확실하다. 이 같은 성적에 100% 만족하긴 어렵지만 전편의 성적 이상을 바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김강우 김효진 옥택연 이연희 주지훈 이희준 고준희 마동석 구잘 등 화려한 캐스팅이 돋보이는 로맨틱 코미디 ‘결혼전야’는 520개(6,990회) 상영관에서 31만 2,407명(누적 39만 4,181명)으로 개봉 첫 주 3위에 랭크됐다. 최근 극장가에 ‘달달한’ 한국 영화가 없다는 점에서 이익이다. 쌀쌀해진 날씨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는 544개(3,571회) 상영관에서 25만 2,105명(누적 26만 3,821명)으로 4위를 차지했다. 2010년 2월 11일 개봉된 전편은 275개(2,839회) 상영관에서 12만 2,074명(누적 14만 2,071명)을 모았다. 개봉 첫 주 성적만 놓고 보면, 전편보다 약 2배 이상의 성적을 남겼다. 주말에 강세를 보이는 애니메이션답게 좌석점유율이 54.1%(23일), 53.7%(24이)에 달한다. 전편의 최종 성적은 약 66만.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의 최종 성적이 약 130만이 될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다.


신규 개봉작 중 또 하나의 화제작은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다. 이 작품은 76개(499회) 상영관에서 6,453명(누적 1만 1,321명)을 불러 앉히며 10위에 안착했다. 전작 ‘돼지의 왕’(2011년 11월 3일 개봉)은 개봉 첫 주 단 19개 상영관에서 158회 상영됐을 정도로 대중의 관심 ‘밖’에 있던 작품이었다. 최종 성적도 약 2만 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개봉 후 영화가 담고 있는 파괴적인 메시지는 물론 칸 영화제를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의 연이은 초청 및 수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어 냈다. 때문에 연상호 감독의 신작 ‘사이비’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또 개봉과 함께 제51회 스페인 히혼국제영화제 최고 애니메이션 수상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사이비’로 향할 대중의 발걸음이 어느 정도일지 관심이다. 정확히 10년 만에 재개봉돼 화제를 모은 ‘올드보이’는 주말 3일 동안 72개(308회) 상영관에서 2,677명을 불러 모았다. 20~21일 관객수를 더한 5일 동안 성적은 5,520명이다. 10위권에는 진입하지 못했다.

‘동창생’은 127개(617회) 상영관에서 1만 3,192명(누적 103만 2,128명)으로 8위에 자리했다. 4,120회였던 상영횟수는 617회로 대폭 감소했다. 관객수 역시 87.7%(9만 3,817명) 감소했다. 다음주면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100만 관객을 넘어선 게 다행스럽다. ‘공범’, ‘노브레싱’ 등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타임슬립 스릴러 ‘열한시’ 그리고 ‘친구2′ ‘헝거게임’ ‘결혼전야’

영화 ‘열한시’, ‘창수’, ‘리딕’, ‘버틀러:백악관의 집사’ 스틸 이미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48주차 극장가는 ‘헝거게임’, ‘친구2′, ‘결혼전야’ 등 기존 흥행작들의 영향력이 이어질 전망이다. 25일 오전 11시 통합전산망 기준, ‘헝거게임’이 13.9% 예매율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친구2′(9.9%), ‘결혼전야’(9.2%) 등이 뒤를 잇고 있다. 3.4%에 불과한 예매율의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2′는 주말에는 다시금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신규 개봉작 중에서는 타임슬립 스릴러 ‘열한시’가 선두를 이끌 전망이다. 정재영, 김옥빈, 최다니엘 주연의 ‘열한시’는 물리학 연구원들이 24시간 후 벌어질 비극을 막기 위한 싸움을 그린다는 독특한 설정이 호기심을 자극한다. 예매율은 6.9%에 머물러 있지만 개봉을 앞두고 순위를 끌어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바 있는 감동 실화 ‘버틀러:백악관의 집사’와 빈 디젤 주연의 ‘리딕’ 역시 관객들을 만난다. 국내에선 북미 만큼의 흥행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임창정 주연의 누아르 ‘창수’가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카메론 디아즈 주연의 ‘갬빗’, 국내 최초 개봉되는 ‘동사서독 리덕스’, 해외 평단의 극찬을 받고 있는 ‘머드’ 등이 개봉된다.

글. 황성운 jabongdo@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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